국제유가 어느새 ‘90달러’ 육박...정유사 '웃고' 항공사 '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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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가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정유사와 항공사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통상적으로 원유를 수입해 제품으로 만들어 파는 정유업계는 국제유가 상승이 호재인 반면 인상된 항공유를 살 수밖에 없는 항공업계에는 악재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항공유는 항공사들의 매출 원가의 30% 가량을 차지하기 때문에 가격 상승은 곧 영업이익 감소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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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국제유가가 상승하는 이유는 대표 원유 수출국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공급을 축소하고 있는 반면, 미국과 중국은 경기 회복이 예상되며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현재 하루 100만 배럴의 원유를 자발적으로 감산하고 있다. 업계는 이 조치가 10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정유사들의 3·4분기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정유사는 원유를 수입해 휘발유, 경유 등 석유제품으로 만들어 되파는데 국제 유가 상승은 곧 제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국제 유가가 상승으로 단기 재고평가 이익이 함께 오르는 점도 호재다.
최근에는 정유사들의 대표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도 오르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8월 4주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배럴당 14.2달러다. 8월 5주 13.3달러로 소폭 하락했지만 올해 상반기 평균이 6.1달러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강세다. 통상적으로 정제마진이 배럴당 4~5달러면 손익분기점으로 인식된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오른다고 무조건 실적이 개선되는 것은 아니지만 정제마진 회복은 좋은 신호가 맞다”며 “특히 항공유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따르면 8월 마지막주 국제 항공유 가격은 배럴당 126.37달러로 지난달 같은 기간(배럴당 112.39달러)보다 12.4%, 6월 말(배럴당 95.57달러)보다 32.2% 급등했다.
업계는 하반기 항공유 가격 상승으로 항공사들의 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국내 대형항공사(FSC) 대한항공은 올해 상반기 항공유 매입액에만 약 14억달러(1조8471억원)를 지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3.7% 늘어난 수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대한항공의 3·4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 대비 24.8% 감소한 6019억원으로 내다봤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장기 계약, 파생상품 등으로 위험 분산을 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며 “하반기 국제유가가 더 오르면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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