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재 전 채널A 기자 해고무효 소송 "어떤 기자도 이런 식으로 취재 안해"

윤수현 기자 2023. 9. 4. 16:1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채널A 변호인, 취재윤리 거론하며 "고용 관계를 유지할 수 없음 명백하다"
이동재 변호인 "검언유착 의혹, 제보자X 기획… 이철 편지, 통상적 취재"

[미디어오늘 윤수현 기자]

“그 어떤 언론사 기자도 이런 식으로 취재 활동을 하지 않는다” (채널A 측 변호인)

“검언유착 사건은 제보자X의 기획이며, 이동재 전 기자는 일부 과오에 의해 응한 것이다” (이동재 전 기자 변호인)

이동재 전 기자의 채널A 복직 여부가 내달 결정될 예정이다. 서울고등법원은 지난 1일 이 전 기자가 채널A를 상대로 제기한 해고무효 확인 소송 변론기일을 끝내고 10월 선고하기로 했다. 채널A 측은 이 전 기자의 취재윤리 위반 정도가 심각하다면서 그를 구성원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반면 이 전 기자 측은 '검언유착'이라고 불리는 의혹은 제보자X가 기획한 것일 뿐, 자신은 적극적으로 취재에 나선 잘못 밖에 없다고 항변했다.

이동재 전 기자 측 소송대리인인 조용현 법무법인 클라스 변호사는 1일 공판에서 제보자X가 '검언유착 의혹'을 기획했다고 했다. 이 전 기자는 제보자X의 기획에 걸려든 피해자일 뿐이라는 주장이다. 조 변호사는 “제보자X는 정치적으로 편향됐고, 검찰에 강한 반감을 가졌다”며 “검찰을 욕보이기 위해 프레임을 짠 거다. 이 전 기자에게 이를 유도했다. 이 전 기자는 기망 내지 일부 과오에 의해 응한 것이 이 사건의 핵심”이라고 했다.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지난 1월 기자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미디어오늘.

이어 조 변호사는 “제보자X는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 대리인을 참칭해 이동재 전 기자에게 여러 이야기를 했다”며 “이 전 기자가 수감 중인 이철에게 편지를 보낸 건 통상적 취재 차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전 기자가 꼭 피해자인 건 아니지만 소극적인 상대방이었을 뿐이다. 그런데 채널A는 이 전 기자가 기소되기도 전에 해고했다. 모든 화살이 채널A로 돌아가니 회사를 보호하기 위해 꼬리 자르기 식으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조 변호사는 검언유착 의혹으로 인해 채널A 이미지가 손상되는 일은 없었다면서 “검언유착 이후에도 채널A는 잘 나간다. 신인도는 젼혀 문제가 없었다”고 했다. 조 변호사는 “젊은 기자를 해고해야 할 수밖에 없었나, 이해할 수 없다”고도 했다.

반면 채널A 측 소송대리인인 이재원 법무법인 해자현 변호사는 이동재 전 기자의 취재윤리 위반이 명백하기 때문에 해고는 타당했다고 했다. 이 변호사는 “이 전 기자는 이철 전 대표에게 검찰 영향력을 활용해 취재하려는 취지의 편지를 보냈다”며 “'가족이 처벌받을 수 있다'는 심리적 부담, 압박을 느끼는 이야기를 한다. 또 '채널A 법조팀원은 많은 검찰 취재원을 보유하고 있다. 난 검찰 고위층 간부와 직접 컨택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한다”고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이동재 전 기자가 제보자X, 이철 전 대표에게 한 말과 보낸 글을 거론하면서 “정상적인 기자가 어떻게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이 전 기자는 준비서면에서 자신의 행위에 대해 '합법적이고 통상적 취재 활동'이라고 했는데, 만약 이 전 기자 스스로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언론사로서 그런 기자와 계속해 고용 관계를 유지할 수 없음은 너무나도 명백하다”고 했다.

이 변호사는 “그 어떤 언론사 기자도 이런 식으로 취재활동을 하지 않는다. 정상적이지 않은 방법이기 때문”이라며 “진상조사를 해 사건을 바로잡아야 할 기회가 생겼을 땐 동료에게 진실을 은폐할 것을 제안했다. 휴대전화도 분실했다고 허위보고를 했는데, 이를 찾는 척 연기까지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같은 행위로 채널A의 명예는 심각하게 훼손됐고 신인도도 엄청난 타격을 입었다. 검언유착 의혹이 보도될 때 '채널A'라는 이름이 수도 없이 거론되며 불명예를 안게 됐고 압수수색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경험했다”고 강조했다.

양측 변론이 끝나자 공판에 출석한 이동재 전 기자는 발언 기회를 얻어 “채널A 진상조사위원들은 외부인이며 채널A에 의해 가공된 데이터를 봤다”며 “영향력 행사는 사실이 아니다. 법조기자라는 것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었는데, (채널A가) 날 그렇게까지 공격할지 몰랐다”고 했다. 그는 진상조사 방해 의혹에 대해 “조사를 하는 지도 몰랐고 취재원을 보호하려고 했다”고 했다. 이 전 기자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기회를 준다면 공익을 위한 취재와 보도로 사회에서 소외된 이들을 돕고 싶다. 일상을 되찾고 예전의 삶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했다.

[미디어오늘 바로가기][미디어오늘 페이스북]
미디어오늘을 지지·격려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

Copyright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