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튀르키예와 정상회담 앞두고 우크라 주요 곡물항에 이틀째 공습
흑해곡물협정 등을 의제로 러시아와 튀르키예 간 정상회담을 앞둔 상황에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주요 곡물항에 이틀 연속 드론 공습을 퍼부었다.
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당국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이날 우크라이나 다뉴브강 연안 지역에 대규모 드론 공습을 감행했다. 다뉴브강은 지난 7월 러시아의 흑해곡물협정 중단 선언으로 흑해를 통한 곡물 수출이 막히자 우크라이나의 대체 수출로로 활용돼 왔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이날 러시아가 남부 항구도시 오데사와 다뉴브강과 접한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 등을 향해 발사한 이란제 샤헤드 드론 32대 중 23대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밤새 이어진 공습으로 우크라이나 당국은 다뉴브강 연안 항구도시 이즈마일 주민들에게 대피소에 머물 것을 권고했다. 인명 피해는 현재까지 보고되지 않았다.
러시아군은 전날에도 오데사와 다니뷰강 레니 항구 등 주요 곡물항에 대한 공격을 퍼부었다. 이 공격으로 다뉴브강 인근 곡물 운송 기반시설이 파괴됐고 최소 2명이 다쳤다.
이틀 연속 이어진 공격은 4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러시아의 휴양도시 소치에서 만나 지난 7월 중단된 흑해곡물협정 문제를 논의하기 전 이뤄졌다.
러시아는 흑해곡물협정 탈퇴 뒤부터 우크라이나 주요 곡물항과 기반시설을 겨냥한 공습을 이어왔다.
러시아와 튀르키예의 정상회담에선 흑해곡물협정 재개 문제가 논의될 전망이다. 지난해 흑해곡물협정을 중재했던 튀르키예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흑해곡물협정을 의제로 올리겠다고 일찌감치 공언해 왔다.
튀르키예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이지만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제재에 동참하지 않았고, 흑해곡물협정 등에서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며 러시아와 관계를 유지해 왔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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