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 증세 휴식, 그리고 역투…뷰캐넌이 마운드 오래 지킨 이유 “불펜 피로 덜어주려고”
지난 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NC와의 경기에서 선발 투수 데이비드 뷰캐넌은 어떻게든 마운드를 오래 지키려고 노력했다.
뷰캐넌은 7회 2아웃까지 잡아낸 뒤 마운드를 우규민에게 넘겼다. 선발 투수가 오래 버틴 덕분에 삼성은 우규민(1.1이닝), 오승환(1이닝) 두 명의 불펜 투수 만으로도 6-1의 승리를 지킬 수 있었다.
뷰캐넌은 최근 담 증세로 잠시 휴식을 취했다. 지난달 22일 한화전에서 7이닝 2실점(비자책)으로 호투했다. 이날 116개의 투구수를 소화하며 마운드를 지켰다. 그리고 휴식을 가졌다.
뷰캐넌은 올시즌 잔부상에 시달렸다. 6월8일 오른쪽 손등 통증을 호소하며 선발 등판을 한 차례 걸렀고 7월21일엔 선발 등판 예정이었던 KT와 홈 경기 직전 오른쪽 무릎 통증으로 마운드에 서지 못했다.
돌아온 뷰캐넌은 팀을 위해서 역투를 펼쳤다. 2회에는 동료 유격수 이재현의 실책으로 선두타자 박건우를 출루시킨 뒤 오영수에게 2루타를 맞고 도태훈의 몸을 맞혀 1사 만루의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김주원을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처리하며 한 점을 빼았겼지만 서호철을 초구 커브로 유인해 우익수 뜬공으로 이닝을 마무리지었다.
이 때 뷰캐넌은 어떻게든 마운드를 지켜야겠다는 마음이 강했다. 그는 “최근 불펜 투수들이 많이 나왔기 때문에 내가 긴 이닝을 책임져야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삼성은 지난 2일 NC전에서는 선발 원태인이 2이닝 만에 마운드에서 내려갔고 6명의 불펜 투수들이 투입됐다. 앞선 1일 경기에서도 최채흥이 2이닝을 소화하는데 그쳤다. 때문에 불펜의 피로도가 높은 상황이었다.
뷰캐넌은 최대한 이닝을 길게 끌고 가기 위해 “전력 투구보다는 점수를 내주더라도 적은 투구수로 긴 이닝을 생각하고 투구했다”고 말했다. 덕분에 97개의 투구수로도 자신의 역할을 다 할 수 있었다.
2020년 삼성과 인연을 맺으며 KBO리그에 발을 들인 뷰캐넌은 올해로 4년차를 맞이한 베테랑 외인 투수다. 2020년에는 15승(7패)를 올리며 삼성의 외인 투수 악몽의 기억을 지웠고 2021년에는 16승(5패)로 다승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도 11승(8패)를 올리며 두자릿수 승수 행진을 이어간 뷰캐넌은 올시즌에도 1승만 더 올리면 10승을 달성한다. 4일 현재 뷰캐넌은 24경기 9승6패 평균자책 2.78을 기록 중이다.
최근 뷰캐넌 개인적으로도 힘이 되는 일이 있었다. 그의 쌍둥이 누나들이 지난 2일 대구 NC전을 앞두고 시구와 시타를 했다. 뷰캐넌은 “가족들이 한국으로 와서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런 것들이 나에게 큰 힘이 된다. 오늘 역시 큰 힘이 되었다”고 했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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