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열어"…대학원생 호텔방 무단침입 前 서울대 음대교수 '벌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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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성철 기자 = 서울대학교 음대 내 교수 사건대응을 위한 특별위원회 소속 학생들이 6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서울대학교 B,C교수 사건의 책임있는 해결을 요구하는 예술계 연대 기자회견'을 열어 예술계 내 권력형 성폭력과 인권침해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2020.8.6/뉴스1

제자가 투숙하던 호텔 객실에 침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서울대 음대 B교수'가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6단독 이화송 판사는 주거침입 혐의로 약식기소됐다 정식공판에 회부된 전직 서울대 음악대학 교수 B씨에 대해 4일 이같이 판결했다.

B씨는 오스트리아 비엔나 출장 중이던 2019년 7월13일 새벽 12시47분쯤 출장에 동행한 대학원생의 호텔 객실 출입문을 밀치고 들어간 혐의로 지난해 2021년 12월 약식기소됐다. 약식 재판부는 서면심리 끝에 사건을 정식공판에 넘겼다.

당시 B씨는 대학원생과 다른 호텔에 투숙했다. B씨는 대학원생을 만난 뒤 자신의 숙소로 돌아가다 길을 잃고 대학원생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전화가 연결되지 않자 화가 나 대학원생의 호텔로 돌아간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또 B씨가 대학원생의 방문 앞에서 '문을 열라', '물을 달라', '교수를 복도에 세워놓고 물을 주는 애가 어딨냐', '내가 치한이냐', '거지 취급하냐'고 말하고 돌아선 뒤 대학원생이 자신의 방문을 열자 그대로 밀치고 들어갔다고 주장했다.

B씨는 대학원생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이 판사는 △대학원생의 진술이 수사 당시부터 일관된 점 △대학원생이 사건 직후 모친에게 전화를 걸어 당시 상황을 알린 점 △호텔에 먼저 CCTV 기록을 요구한 측이 대학원생인 점 등에 비춰 유죄를 인정했다.

이 판사는 "두 사람의 관계·성별·나이와 범행시각 등을 고려하면 비난 가능성이 크고, 대학원생이 이 사건으로 조교를 그만뒀다"고 지적했다. 다만 △우발적 범행으로 보이는 점 △객실에서 협박·감금은 하지 않은 점 △이 사건으로 해임된 점 등은 B씨에게 유리한 양형요소로 반영했다고 밝혔다.

대학원생은 당초 B씨를 강제추행·협박·주거침입 등 혐의로 고소했지만 검찰은 주거침입 혐의만 적용해 약식기소했다. 서울대는 2019년 B씨를 직위해제하고 지난해 1월 해임 처분했다.

성시호 기자 shsung@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