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니뇨가 뒤집은 작황···농산물ETF 가격 15%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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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석 달간 수백억 원의 자금을 끌어모은 농산물 상장지수펀드(ETF)가 고점 대비 15%가량 빠지며 부진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두 상품이 투자하는 3대 농산물(밀·대두·옥수수) 가격이 최근 한 달간 각각 13.9%, 5.9%, 8.5% 떨어져 관련 ETF도 하락세를 면하지 못했다.
이들 ETF는 3대 농산물 가격이 롤러코스터를 탔던 최근 3개월간 400억 원에 달하는 자금을 끌어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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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니뇨 상륙에 라니냐 가뭄 사라져
오히려 작황 개선돼 가격 하락세
최근 석 달간 수백억 원의 자금을 끌어모은 농산물 상장지수펀드(ETF)가 고점 대비 15%가량 빠지며 부진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이상기후와 지정학적 리스크로 급등했던 농산물 가격이 기대 이상의 공급량으로 하락했기 때문이다. 특히 농산물 공급 차질을 촉발할 것으로 우려됐던 엘니뇨가 오히려 일부 지역의 작황 개선을 불러온 것이 영향을 미쳤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TIGER 농산물선물(H)Enhanced’와 ‘KODEX 3대농산물선물(H)’ 가격은 최근 한 달(8월 1일~9월 1일) 동안 각각 2.73%, 5.21% 하락했다. 연고점을 찍었던 6월 22일과 비교하면 각각 13.03%, 15.97% 빠지며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0.84%)을 크게 밑돌았다. 두 상품이 투자하는 3대 농산물(밀·대두·옥수수) 가격이 최근 한 달간 각각 13.9%, 5.9%, 8.5% 떨어져 관련 ETF도 하락세를 면하지 못했다.
이들 ETF는 3대 농산물 가격이 롤러코스터를 탔던 최근 3개월간 400억 원에 달하는 자금을 끌어모았다. TIGER 농산물선물(H)Enhanced에는 국내 상장 원자재 ETF 24종 중 가장 많은 302억 원이 순유입됐다. KODEX 3대 농산물에도 61억 원이 순유입됐는데 이 중 개인 순매수만 44억 원에 달했다. 두 ETF의 순자산 총액이 1일 기준 각각 486억 원, 182억 원임을 고려할 때 자금 대부분이 최근 석 달간 유입된 셈이다.
매수세를 떠받친 건 ‘슈퍼 엘니뇨’와 러시아의 7월 곡물협정 파기가 농산물 수급 악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슈퍼 엘니뇨란 바닷물 온도가 평년보다 2도 이상 높은 기간이 석 달 이상 지속되는 현상을 일컫는다. 주요 농산물 생산국인 미국·브라질·아르헨티나 등에는 폭우와 폭염을, 호주·동남아·인도 등 서태평양 인근 지역에는 가뭄을 일으킨다. 설상가상으로 러시아가 7월 17일 흑해곡물협정을 파기해 전 세계 5위 밀 수출국인 우크라이나의 공급로가 막히며 밀 수급에 큰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그러나 엘니뇨가 상륙하며 라니냐가 후퇴한 덕분에 지난 3년간 라니냐발 가뭄에 시달렸던 동태평양 등지에서 강수량이 늘어 곡물 작황과 생산이 오히려 개선됐다. 실제 브라질의 8월 옥수수·대두 수출량은 각각 918만 톤, 737만 톤에 달해 지난해 같은 달 대비 각각 24%, 47% 급증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FICC리서치부장은 “전 세계 옥수수와 대두의 약 80%가 미국과 브라질·아르헨티나 등 동태평양 지역에서 생산돼 엘니뇨는 농산물 섹터지수의 하방 압력으로 인식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밀 역시 지정학적 리스크는 여전히 존재하지만 아르헨티나·미국 등의 생산량 증가에 힘입어 올 해 생산량은 평년 대비 1.7%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연말까지 3대 농산물 가격이 하락세를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임환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라니뇨 소멸 이후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농산물 공급 회복 기대가 고조되고 있다”면서 “연말까지 곡물 가격은 하향 안정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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