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수 방류’ 둘러싸고 최악으로 치달은 일본-중국, 아세안에서 맞붙나
후쿠시마 제1원전의 오염수 방류를 둘러싸고 대립하고 있는 중국과 일본이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정상회의에서 맞붙을 전망이라고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5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개막하는 아세안 정상회의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리창 중국 총리도 참석한다. 이때 중국이 동남아 및 한국과의 회담을 일본을 비판하는 자리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분명하고 강력하게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고 있다. 일본의 방류 결정 이후 중국 언론은 방사능으로 오염된 바다 괴물을 묘사한 만화를 비롯해 일본을 비판하는 발언을 연이어 내놓았다. 중국 시민들 사이에서도 일본 화장품 등의 불매 운동이 확산되고 있으며, 일본인 학교에 돌을 투척하는 사건까지 빚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양국 관계는 최근 악화 일로를 걷고 있으며 무역 분쟁으로 번질 조짐도 보인다. 중국은 세계무역기구(WTO)에 일본산 수산물 수입금지를 통보했고, 일본은 이에 반발해 WTO를 통해 금지조치를 즉시 철폐해 달라고 요청하기로 했다.
한·중·일이 참석하는 ‘아세안+3’ 회담은 6일로 예정돼 있다. 애초 이 자리는 한·중·일 관계 개선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기대가 나오기도 했으나, 오염수 방류가 결정되며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둘러싸고 일본과 중국의 관계가 더욱 긴장되고 있는 와중에, 기시다 총리가 중국 고위 관리들을 만날지에 관심의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고 교도통신은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지지통신은 기시다 총리가 아세안에서 리창 총리와의 회담을 모색하고 있지만 실현될지는 불투명하다고 보도했다.
중국이 오염수 방류 문제로 일본을 맹공하는 데에는 단순히 방류 반대를 넘어서는 더 큰 지정학적 전략이 있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블룸버그는 중국의 분노가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전 세계를 어떻게 실망시키고 있는지를 지적하기 위한 대규모 캠페인의 일부”라는 전문가 견해를 전했다. 또한 내부적으로도 초점을 경제 둔화, 부동산 침체, 청년 실업률 증가 등의 국내 문제에서 일본 문제로 돌릴 좋은 기회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일 관계는 얼어붙은 상태로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시다 총리는 중국과의 대화 통로로 니카이 도시히로 전 자민당 간사장의 방중에 기대를 걸고 있으나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4일 지지통신은 “그의 중국 방문을 위한 조정이 암초에 부딪혔다”며 “연내 방중은 어렵다”는 기시다 총리 측근의 의견을 전했다. 니카이 전 간사장은 초당파 ‘일·중우호의원연맹’ 회장으로 이달 중국 방문을 조율 중이었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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