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에서 모든 일을 가능케 하리라"···LG전자, 미래 모빌리티 청사진 선포
"가전 노하우로 혁신적 모빌리티 경험 제시"
'모든 것을 가능케' 알파블 테마 공개
3대 전장 축에 충전 솔루션까지 전개
VS 분사 가능성엔 "생각 없다" 일축
LG전자(066570)가 국제 모터쇼에서 처음으로 프레스 콘퍼런스를 열고 ‘1등’ 가전사업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를 이끌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차량에서 모든 걸 가능하게 하겠다”며 고객경험 목표에 ‘알파블(Alpha-able)’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LG전자는 4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IAA 모빌리티 2023’ 개막에 앞서 글로벌 미디어·거래선 약 1000명이 참석한 가운데 프레스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국제 모터쇼에서 LG전자가 연 최초의 언론 대상 콘퍼런스다.
조 사장은 콘퍼런스 연사로 나서 ‘이동 공간에서 즐기는 라이프스 굿’을 주제로 회사의 모빌리티 산업과 미래 비전을 소개했다. 조 사장은 발표를 모두 영어로 진행하면서 글로벌 잠재 고객들에게 확실한 인상을 남겼다.
조 사장은 “오랜 기간 가전과 정보기술(IT) 사업을 통해 쌓아온 고객 경험 노하우를 기반으로 미래 모빌리티를 위한 혁신적인 고객 경험을 제시하고자 한다”며 “이 여정에 업계 리더들이 동참해 성장 가능성을 함께 높여가자”고 제안했다.
LG전자는 지난 70년 가까이 쌓아 온 가전 사업에서의 고객 경험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모빌리티 경험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소비자의 생활공간을 가전 중심의 실내에서 차량으로 확대해 도로 위에서도 새로운 경험을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자율주행차 등 미래 모빌리티에서의 새로운 고객 경험 테마인 ‘알파블’을 제시했다. 알파블은 ‘모든 것을 가능케 한다’는 의미를 담아 만든 조어다. 사용자 경험 연구를 통해 최근 소비자들이 자율주행차를 ‘놀고, 머물고, 일할 수 있는 나만의 공간’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
구체적으로는 롤러블·플렉서블·투명 등 다양한 폼팩터(제품 외형)의 디스플레이 기술을 바탕으로 한 ‘변형’, 확장현실(XR) 기술과 결합한 ‘탐험’, 디스플레이·좌석 온열 마사지 등을 통한 ‘휴식’ 등 세 가지 테마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다. 실제 제품으로 구현된 모습은 내년 1월 미국에서 열릴 CES 2024에서 처음 공개될 예정이다.
조 사장은 “알파블을 구성하는 세 가지 테마가 미래 모빌리티 경험의 핵심이 될 것”이라며 “고객 중심의 혁신 기술, 서비스, 콘텐츠는 이를 현실화하고 LG전자를 돋보이게 하는 차별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는 전장사업 분야에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VS사업본부) △전기차 파워트레인(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 △차량용 조명 시스템(ZKW) 등 3대 축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 2013년 출범한 VS사업본부는 10년의 투자 끝에 지난해 매출 8조 6496억 원, 영업이익 1696억 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하면서 회사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레티지 애널리틱스 발표자료를 토대로 한 자체 추정치에 따르면 LG전자는 텔레매틱스(무선통신으로 주행 중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 분야에서 지난해 기준 글로벌 점유율 1위(23.3%)를 차지했다. 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AVN) 분야에서는 2021년붜 두 자릿수 점유율을 기록하면서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에 더해 LG전자는 전기차 충전 솔루션 사업도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을 세웠다. 회사는 2018년 전기차 충전 솔루션 선행 개발을 시작으로 2020년 GS칼텍스의 미래형 주유소에 전기차 충전 통합 관리 솔루션을 공급하는 등 다방면으로 개발 역량을 키워 나가고 있다. 최근에는 사용 편의성을 높이고 안정성·관리 효율성을 개선한 충전기 4종을 출시했다.
조 사장은 “LG전자는 항상 고객을 이해하고 차별화된 제품과 솔루션을 제공하는 DNA를 갖고 있다”며 “고객 중심의 경험을 제공하는 미래 모빌리티를 위한 여정에 적극 동참해 달라”고 강조했다.
한편 조 사장은 콘퍼런스 후 기자들과 만나 전장 사업부의 분사 가능성에 대해 “그런 생각을 갖고 있지 않다”며 “왜 그런 소문들이 도는지 모르겠지만 전장 사업이 잘 나가고 하니 좀 더 잘해보라는 뜻에서 얘기하는 게 아닐까 싶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전장 사업이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LG전자 내부의 소프트웨어 인력 등 지원을 받아야 한다”며 “우리가 갖고 있는 홈 어플라이언스(가전)이나 홈 엔터테인먼트 사업이 차량과 결합되면 미래에 폭발적으로 더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수·합병(M&A) 계획에 대해서는 “마그나와 M&A를 하기도 했고, 계속 (인수할 기업을) 찾고 있다”며 “차들이 이제 소프트웨어와 결합된 기기로 바뀌고 있기 때문에 소프트웨어적인 부분을 중점적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뮌헨=진동영 기자 jin@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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