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퇴할 수도 있었을텐데 오죽했으면" 용인 교사 학교 앞 추모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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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성남시 분당구 한 등산로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60대 교사가 재직했던 고등학교 정문에는 경기교사노조가 추모공간을 마련해 추모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경기교사노조 관계자는 "참담한 심정이다. 애도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할 것 같아 교문 앞에 장소를 마련했다"며 "학교 측에서 모의고사가 며칠 남지 않았고 고3 학생도 있다며 추모공간을 학교 안에 마련하지 못하게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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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동료교사·제자, 화환·제자 메모로 고인 애도…분노도 토로
(용인=뉴스1) 김평석 기자 = “선생님 항상 밝은 미소로 인사해주시고 가르쳐주셔서 감사해요. 선생님께 체육 수업 배울 수 있어서 좋았고 행복했습니다. 그곳에서 편히 쉬세요”
경기 성남시 분당구 한 등산로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60대 교사가 재직했던 고등학교 정문에는 경기교사노조가 추모공간을 마련해 추모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4일 오후 1시께 용인시 기흥구의 한 고등학교 정문 담벽에는 전국의 동료 교사 등이 보낸 화환 20여개가 줄지어 세워져 있다.
정문 바로 안에 마련된 헌화 장소에도 국화 10여송이가 놓여 있었고 교문 벽에는 교사와 학생들이 적은 추모 글 수십장이 붙어있다.
추모객의 발길도 간혹 이어졌고 지나가던 한 주민은 추모공간을 지키고 있는 교사노조 관계자들에게 음료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애도의 마음을 표하기도 했다.
교사와 학생들은 “선생님, 지켜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우리가 당신입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용인의 초등교사)”, “그토록 오래 사랑해오셨을 교직을…, 그렇게 한순간에 떠나셨다니 너무 가습아픕니다. 그저, 편히 쉬시길 바랍니다(후배 교사)”, “선생님 저 ○○입니다. 영원히 선생님 딸 ○○이요, 우리 나중에 꼭 만나고, 늘 행복하세요” 등의 글로 고인의 죽음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60대 체육교사의 죽음에 분노와 비통함을 토로하는 글도 있었다. 전국 동료교사는 ‘언제까지 죽어야 합니까’라고 했고 ‘교사는 친구에게 공을 차라고 한 적 없다. 누구의 책임입니까?’라는 메모도 보였다.
경기교사노조 관계자는 “참담한 심정이다. 애도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할 것 같아 교문 앞에 장소를 마련했다”며 “학교 측에서 모의고사가 며칠 남지 않았고 고3 학생도 있다며 추모공간을 학교 안에 마련하지 못하게 했다”고 전했다.
성남에서 왔다는 두 명의 여성 퇴직교사는 “선생님의 선택에 공감한다. 어떤 민원에 시달렸을까, 쓸쓸하시지는 않을까 싶어서 왔다”고 했다.
이들 가운데 지난 8월 명예퇴직을 했다는 전직 교사는 ”내년에 정년퇴직을 하는 60대 교사로 알고 있다. 명퇴를 할 수도 있었을 텐데 고소를 당해 못하신 것 같다“며 ”오죽했으면 그랬을까 싶다, 그곳에서는 편안하게 지내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사 사망 사건과 관련해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갔으면 좋겠는데 정부가 움직이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전했다.
학교측은 60대 교사 죽음과 관련해 일체의 입장을 표하지 않았다.
유족은 학교측이 학교에서의 노제를 제안했지만 ‘아이들이 걱정된다’며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교사는 앞서 지난 3일 오전 10시35분께 성남시 분당구 청계산 등산로 초입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정년을 1년가량 앞두고 있던 이 교사는 두 달 전 한 학부모로부터 형사고소를 당했으며 고소장을 확인한 후 심적 괴로움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ad2000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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