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진의 ‘에스파냐 이야기’] (4) 마드리드의 티센-보르네미사 국립미술관
2023. 9. 4. 15:1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스페인은 우리나라와 수교한 지 올해 73주년을 맞은 유럽의 전통우호국이다.
과거에는 투우와 축구의 나라로만 알려졌으나 최근 들어 우리나라 사람들이 즐겨 찾는 주요한 유럽 관광지다.
18세기에 지어진 궁전을 개조하여 만든 티센-보르네미사 박물관이다.
독일의 철강 그룹인 티센 가(家)의 미술품 컬렉션이 왜 스페인까지 오게 되었을까? 독자들은 이 미술관 이름이 귀에 익을 것이다.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멀고도 가까운 나라 스페인
이은진 스페인전문가·문화 칼럼니스트
스페인은 우리나라와 수교한 지 올해 73주년을 맞은 유럽의 전통우호국이다. 과거에는 투우와 축구의 나라로만 알려졌으나 최근 들어 우리나라 사람들이 즐겨 찾는 주요한 유럽 관광지다. 관광뿐 아니라 양국의 경제· 문화 교류도 활발해지는 등 주요한 관심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은진의 ‘에스파냐 이야기’ 연재를 통해 켈트, 로마, 이슬람 등이 융합된 스페인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소개한다.
이은진의 ‘에스파냐 이야기’ 연재를 통해 켈트, 로마, 이슬람 등이 융합된 스페인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소개한다.
스페인은 예술의 나라이다. 스페인에는 1500개 이상의 미술관이 있다. 3대 국립미술관이라고 하면 프라도, 티센-보르네미사, 레이나 소피아를 꼽는다. 그중에서 티센-보르네미사 국립미술관의 설립 얘기는 흥미롭다.
마드리드 도심 한가운데 수백 년 된 나무들이 즐비한 유럽 최초의 가로수 거리인 파세오 델 프라도를 걷다 보면 ‘모두를 위한 박물관’이라는 표지판이 붙은 3층짜리 고풍스러운 건물을 만날 수 있다. 18세기에 지어진 궁전을 개조하여 만든 티센-보르네미사 박물관이다. 이곳에는 13세기부터 20세기에 이르는 약 1000점의 회화가 소장돼 있다.
독일의 철강 그룹인 티센 가(家)의 미술품 컬렉션이 왜 스페인까지 오게 되었을까? 독자들은 이 미술관 이름이 귀에 익을 것이다. 우리가 매일 타고 내리는 엘리베이터를 만드는 독일 회사인 그 티센이다. 고풍스러운 건물에 비해 이 박물관의 역사는 길지 않다. 1947년 그룹 3세이자 막내아들인 한스는 부모로부터 대부분 재산과 미술품들을 물려받았다. 그는 패전 독일의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형제자매들이 경매에 팔아버린 미술품을 추가로 구매하여 선대의 컬렉션을 재건한다. 한스는 친구인 데이비드 록펠러(우리가 알고 있는 미국의 석유 재벌인 록펠러의 손자)의 영향을 받아 현대 미술작품을 더 사 모으고 영원히 전시할 방안을 찾는다.
티센 컬렉션은 개인 컬렉션으로는 영국 황실 다음에 가는 규모였기 때문에 영국과 스페인 정부, 독일의 여러 도시가 응모했다. 1988년 스페인 정부는 마드리드에서 가장 아름다운 신고전주의 건물인 비야에르모사 궁전을 미술관으로 제공하고, 재단을 설립할 것을 약속하였다. 한스는 스위스에 있던 모든 컬렉션을 가장 좋은 조건을 제시했던 스페인으로 옮긴다. 티센은 1993년 작품 775점을 3억5000만 달러라는 헐값에 스페인 정부에 넘긴다.
우리는 미술이나 예술이라고 하면 부유한 사람들의 호사스러운 취미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엄청난 부자인 티센이나 록펠러처럼 말이다. 하지만, 한스 티센은 예술의 긍정적인 기능을 다음과 같이 말한다. “정치적 장벽이나 이념의 충돌로 분리된 국가들은 보편적인 예술 언어를 통해 공통 기반과 이해의 길을 찾을 수 있습니다.” 예술은 모든 사람에게 통하는 언어다.
우리나라에서도 고(故) 이건희 회장이 타계하면서 남긴 이건희 컬렉션이 화제다. 어떤 사람들은 삼성가에서 사회적 기여 차원뿐 아니라 상속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미술품을 기증하였다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즐길 수 있는 미술 인프라가 확대되므로 환영할만한 일이다.
티센-보르네미사 미술관 관람자를 위한 참고해도 좋은 팁이다. 고흐의 레 베스노 마을, 드가의 초록 옷을 입은 무용수들, 르누아르의 정원에서의 파라솔을 든 여인, 루벤스의 비너스와 큐피드 등을 꼭 감상하시기 바란다. 호퍼의 호텔 룸, 몬드리안의 Composition in Colours, 리히텐슈타인의 욕조 속의 여인, 피카소의 거울을 보고 있는 어릿광대, 달리의 주변을 날아다니는 한 마리 꿀벌에 의해 야기된 꿈 등의 작품도 유명하다. 1월 1일, 5월 1일, 12월 25일을 제외하고는 연중무휴다. 관람료는 13유로(1만8000원 정도)이다.
이은진 스페인전문가·문화 칼럼니스트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세계일보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해당 언론사로 이동합니다.
- '3개월 시한부' 암투병 고백한 오은영의 대장암...원인과 예방법은? [건강+]
- “내 성별은 이제 여자” 女 탈의실도 맘대로 이용… 괜찮을까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속도위반 1만9651번+신호위반 1236번… ‘과태료 전국 1위’는 얼마 낼까 [수민이가 궁금해요]
- '발열·오한·근육통' 감기 아니었네… 일주일만에 459명 당한 '이 병' 확산
- “그만하십시오, 딸과 3살 차이밖에 안납니다”…공군서 또 성폭력 의혹
- “효림아, 집 줄테니까 힘들면 이혼해”…김수미 며느리 사랑 ‘먹먹’
- ‘女스태프 성폭행’ 강지환, 항소심 판결 뒤집혔다…“前소속사에 35억 지급하라”
- 사랑 나눈 후 바로 이불 빨래…여친 결벽증 때문에 고민이라는 남성의 사연
- "오피스 남편이 어때서"…男동료와 술·영화 즐긴 아내 '당당'
- 예비신랑과 성관계 2번 만에 성병 감염…“지금도 손이 떨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