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배 더 맵다" 이 라면 맵부심 자극하네…신제품 3개 '화끈한 경쟁'
최근 Z세대(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 젊은 소비층을 중심으로 '맵부심'(자극적이고 강한 매운맛을 잘 먹는 자부심) 트렌드가 확산하자 라면 업체들도 보다 매운맛을 구현한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판매 경쟁에 나선다. 국물라면 수요가 늘어나는 가을철을 맞아, 라면 빅3 업체가 모두 매운맛을 강화한 전략 제품을 선보였다.
지난달 14일 농심이 출시한 신라면 더 레드는 매운맛을 비교하는 지표인 스코빌지수가 7500SHU로 기존 신라면(3400SHU)보다 2배 이상 맵다. 건더기스프와 양념스프을 넣어 라면을 끓인 뒤에 넣는 후첨양념분말에 청양고추, 후추, 마늘, 양파 등 매운맛을 강화하는 향신료를 넣었다.
국내 한정판으로 선보인 신라면 더 레드의 초기 시장 반응은 나쁘지 않다. 농심에 따르면 신라면 더 레드는 지난달 14일부터 31일까지 18일간 42억원어치가 판매됐다. 같은 기간 신라면 오리지널 봉지면 매출(155억원)보다 적지만, 다른 신제품과 비교하면 준수한 실적이다. 농심 관계자는 "올해 10~11월까지 신라면 더 레드 판매 실적을 지켜본 이후 정식 제품화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오뚜기는 지난달 16일 기존 열라면에 마늘과 후추의 풍미를 더한 '마열라면'을 출시했다. 이 제품의 스코빌지수는 5013SHU로 열라면과 동일하지만, 마늘과 후추를 첨가해 좀 더 맵고 진한 풍미를 느낄 수 있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마열라면은 '모디슈머'(소비자가 제조사가 만든 레시피에서 벗어나 본인 만의 방식으로 제품을 활용하는 것)에서 비롯됐다. 오뚜기는 제품 출시 전에 SNS 등을 통해 소비자들이 열라면을 어떻게 변형 조리하는지 집중 분석했다. 그 결과 '순두부 열라면'에 이어 가장 인기가 많았던 레시피가 열라면에 마늘과 후추를 넣는 것이었다. 오뚜기 관계자는 "마열라면은 이달부터 대형마트에 봉지면을 납품하고, 곧 편의점에 용기면을 납품할 계획"이라며 "한정판이 아닌 상시 판매 제품"이라고 했다.
불닭볶음면 성공 신화로 매운 볶음면 시장의 선두주자가 된 삼양식품은 매운 국물라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맵탱'이란 브랜드를 새롭게 만들었다. 지난달 17일 맵탱 흑후추소고기라면, 맵탱 마늘조개라면, 맵탱 청양고추대파라면 3종을 출시했다. 이들 제품의 스코빌지수는 약 6000SHU으로 신라면 더 레드보다는 덜 맵고, 마열라면보다는 좀 더 매운 수준이다.
한편 현재 국내에서 가장 매운 국물라면은 중소업체 아름에서 제조한 '염라대왕라면'으로 스코빌지수가 2만1000SHU에 달한다. 이어 팔도의 '틈새라면 극한체험'(1만5000SHU)과 '킹뚜껑(1만2000SHU), 삼양식품의 '핵불닭볶음면'(1만SHU) 순으로 매운맛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 오리지널은 4400SHU로 이들 제품보다 매운맛 수치가 낮은 편이다.
다만 국물라면과 볶음면의 스코빌지수는 상대성이 있어서 소비자가 실제로 느끼는 매운맛 강도는 차이가 난다. 업계 관계자는 "같은 스코빌지수라면 볶음면이 국물라면보다 더 맵다고 느껴진다"며 "시식을 해보면 스코빌지수 7000이 넘는 국물라면보다 4400대인 불닭볶음면 오리지널의 매운맛이 더 강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유엄식 기자 usy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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