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발 벗고 항해자로…김세정, 데뷔 7년만 맨발의 퍼포머 컴백[종합]

황혜진 2023. 9. 4.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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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글 황혜진 기자/사진 표명중 기자]

가수 김세정이 7년 만에 매혹적인 맨발의 퍼포머로 변신했다.

9월 4일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일지아트홀에서 김세정의 첫 번째 정규 앨범 ‘문(門)’ 발매 기념 쇼케이스가 진행됐다.

이날 오후 6시 각종 음원 사이트를 통해 발매되는 ‘문(門)’은 김세정이 미니 앨범 ‘I’m’(아이엠 이후 2년 5개월 만에 선보이는 새 앨범이다. 특히 가요계 입성 7년 만에 처음으로 선보이는 첫 솔로 정규 음반이라는 점에서 국내외 음악 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김세정은 "2년 5개월 만에 가수로 돌아온 김세정이다"며 "방금 전까지 너무 준비를 열심히 했던 터라 컴백을 한다는 게 실감이 안 났는데 기자님들도 마주하고 무대를 할 생각을 하니까 슬슬 실감이 난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세정은 3일 종영한 tvN '경이로운 소문' 시즌2에서 주인공 도하나로 열연했다. 김세정은 드라마 종영 직후 컴백한 것에 대해 "이 앨범을 1년 전부터 계획했다. '경이로운 소문' 나오고 나서 바로 나오는 시점도 좋겠다고 생각해 회사와 이야기해 일정을 짰다. 무대를 하는 저도, 연기를 하는 저도 다 하나의 저로 보이게끔"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세정이가 다채로운 색이 있었어? 어제까지 발차기를 하고 날아다니는 사람이 무대 위에서 이런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어?'라는 다양한 포인트가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바로 나와도 좋겠다는 용기를 얻게 됐다"며 "'경이로운 소문' 동료 배우들도 너의 항해를 응원하겠다고 해 줬다"고 덧붙였다.

정규 1집에는 더블 타이틀곡 ‘항해’와 ‘Top or Cliff’(탑 올 클리프) 등이 수록됐다. '항해’가 김세정의 밝고 희망찬 메시지를 전하는 곡이라면 ‘Top or Cliff’는 정상에 서고자 평생 자신을 절벽에 내몰은 한 여자의 이야기를 다룬 노래다. 김세정은 전곡 작사 및 대부분의 수록곡 작곡에 참여하며 완성도 높은 앨범을 예고했다.

김세정은 타이틀곡 ‘Top or Cliff’에 대해 "'블랙스완'에서 영감을 받은 곡이다. 자신을 톱 위치에 올리기까지의 과정, 정상에 오르고자 노력했던 제 느낌도 담아 보고자 했다. 그 느낌이 모두에게 전해지길 바란다"고 소개했다.

이어 "제가 솔로 활동을 할 때만큼은 항상 밝거나 좀 더 감성적인 노래를 많이 부르곤 했는데 이번 무대만큼은 파격적이고 제가 하고자 했던 이야기를 온전히 담아 보고자 했다. 재밌게 봐 주실 수 있을 것 같아 기대해 주셔도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세정은 "저조차도 자기검열이 심한 편인데 이 곡에도 그런 부분을 담아 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사실 그녀를 향한 날카로운 화살과 적들은 자기자신이었다는 메시지를 담아 보고 싶어 뮤직비디오 감독님과도 상의를 많이 했다. 안무 짤 때도, 뮤직비디오를 촬영할 때도 같이 대화를 나누며 작업을 했다. 앨범에 다양한 주제가 담겨 있다 보니까 최대한 많은 걸 담을 수 있는 '문'이라는 주제를 택했다"고 설명했다.

김세정은 이날 쇼케이스에서 ‘Top or Cliff’ 무대를 최초 공개했다. 김세정은 "진짜 열심히 준비한 앨범이자 무대다. 그게 세상에 공개된다고 하니까 떨리기도 하고 후련하기도 하고 한 번 더 뒤돌아보게 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무엇보다 파격적인 맨발 퍼포먼스가 취재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김세정은 "모든 걸 쏟아붓겠다는 마음도 있고 정상을 지키기 위한 여자의 처절한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맨발 퍼포먼스를 준비해 봤다"며 "처음에는 저도 제가 제일 잘하는 걸 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다. 회사에서 한 번쯤 새로운 것에 도전해 보는 게 어떻겠냐고 하셨을 때 처음에는 망설임이 있었다. 내가 무대에서 어려워하거나 무서워하진 않을까 걱정이 됐다"고 말했다.

김세정은 "도전도 좋아하고 여행도 좋아하고 모험을 즐기는 편이다. 어차피 즐기러 나오는 앨범인 만큼 그동안 보여드렸던 모습보다 새로운 모습에 도전해 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즐기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장 큰 포인트는 반전이었다. 내가 다시 춤을 다시 추게 될 때까지 많은 생각과 용기를 내 볼 수 있었다. 안무 자체에서도 초반에는 당당해 보이지만 점점 갈수록 흔들리고 위태로워 보이는 모습을 표현하면 재밌겠더라. 1절에서 강렬하고 당당한 표정을 지었다면 2절부터는 되게 불안해 보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표정만큼은 곧 잡아먹힐 것 같은 표정이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반전 안무를 꾸며 봤다"고 덧붙였다.

뮤직비디오 촬영 비화도 공개했다. 김세정은 "액션이 포함돼 있다. '경이로운 소문' 때와 다르게 보일 수 있도록 액션 자체도 다르게 표현했다. 처음 뮤직비디오를 작업하기 전에 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이 뮤직비디오가 완성됐다. 내가 표현하고자 했던 모든 것이 담긴 것 같아 이 자리를 빌려 감독님께도 너무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이번 앨범을 통해 배운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김세정은 "확실히 제가 곡을 썼다 보니까 오랜 시간 고민할수록 더 좋은 곡이 나오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때는 아이디어가 뿅 떠오르고 바로 써진 곡이 결과가 좋은 경우가 있었다. 근데 이번처럼 오랜 시간 쓴 곡이 서사 있는 곡으로 나올 수 있다는 것도 배우게 됐다. 또 어떤 사람과 작업하느냐에 따라 좋은 곡이 나올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됐다. 모든 곡 작업의 시간이 너무 소중했다. 같이 곡을 써 준 작곡가, 기사님들이 너무 다 좋은 분들이었다. 그래서 이렇게 행복하게 앨범을 낼 수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김세정은 '항해' 소개글에 "남 몰래 오리발을 젓던 내가 어느새 배의 키를 잡은 여행가가 됐다. 많은 것이 달라질 줄 알았던 바다의 삶은 여전히 치열하고 여전히 그대로"라고 전했다. 지난 7년간의 활동 중 어느 시점에 스스로 오리발을 벗고 배의 키를 잡았다고 자각했냐는 물음에 김세정은 "이전을 오리발로 표현했던 이유는 첫 번째 앨범 수록곡 '오리발'이라는 곡이 있다. 그 곡을 쓸 ��만 해도 사람들은 몰라도 '난 열심히 해야지, 난 이렇게 열심히 움직이고 있어'라는 생각으로 곡을 썼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나만이 수많은 눈앞의 세상(김세정 공식 팬덤명)과 함께하는, 단순히 작은 움직임이 아닌 좀 더 큰 키를 잡은 움직임이라는 걸 인지했다. '더 크게 준비할 수 있는 내가 돼야겠다, 그러려면 날 더 믿고 용기를 내야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오리발에서 지금은 배의 키를 잡는 제가 됐다고 뱉으면 얼마나 사람들이 기대하겠나. '그렇게 작았던 꼬마가 이렇게 컸다고?'라고. 차라리 기대를 하더라도 마음껏 던질 수 있는 내가 돼 보자고 생각했다. 한 곡 한 곡, 한 줄 한 줄 의미를 많이 담아내고자 노력을 했다"고 덧붙였다.

김세정은 직접 써 내려간 가사를 통해 자신의 진솔한 감정을 내보인 이유에 대해 "여지껏 밝은 에너지가 더 커서 이미지가 그렇게 느끼실 수도 있지만 전 힘들 때는 힘들다고 하고, 쉬어야 할 때는 쉬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원래 느꼈던 감정이기도 했고 아마 이 사회를 걸어나가는 분들이라면 조금씩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닐까 생각했다. 경쟁사회라는 면뿐 아니라 스스로 걸어나가는 여정이 되게 어렵지 않나. 어느 부분에서 날 성장시켜야 하고 어느 정도가 적당한지를 아무도 모르는 게 성장의 길이라고 생각한다. 이 외로운 마음을 당신만 느끼는 것이 아니고 모두 느끼고 있다는 메시지"라고 설명했다.

김세정은 가수, 배우로서의 지향점에 대해 "즐길 수 있는 아티스트가 제가 원하는 모습의 아티스트다. 물론 그전까지도 열심히 즐기려고 노력해 왔지만 불안감과 즐거움이 공존했던 것 같다. 물론 앞으로도 그렇겠지만 앞으로도 즐기려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아티스트가 제가 지향하는 바다. 솔직할 수 있는 가수와 배우였으면 좋겠다. 가수로서는 솔직한 메시지를 좀 더 다양하게 담을 수 있는 가수가 되고 싶다. 무대에서만 멋져 보이는 게 아니라 실제로 어떤 마음을 품고 있는지, 또 다른 대중 분들에게는 어떤 이야기가 재밌을지 고민하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나쁜 사람은 좋은 사람이 가지는 깊은 생각까지 알지 못하더라. 사실 좋은 사람들은 그걸 참고 있을 뿐 나쁜 마음, 방향을 모르는 게 아니다. 못된 분들은 아마 나중에 시간이 지나서까지도 저희가 여지껏 참아 왔던 미세하고 중요하고 강한 마음까지는 절대 헤아리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더 좋은 사람으로 남을 수 있도록 노력을 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사람이라는 뜻이 단순히 다 잘해주고 싫은 소리를 못하는 모습이 아니라 그냥 나 자신을 돌아 봤을 때 후회하지 않고 좋은 사람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김세정은 9월 23일 첫 번째 단독 콘서트 투어에 돌입한다.

뉴스엔 황혜진 blossom@ / 표명중 acep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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