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도 “죄송하다”는 양천구 교사 추모…부모는 ‘교육활동 보호’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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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적 선택으로 사망한 초등학교 교사 A(38)씨 추모 행렬이 이어진 4일 오후 서울 양천구의 한 초등학교에는 자녀 손을 잡고 온 학부모들이 계속 눈에 띄었다.
A씨는 "서이초등학교 이후 같은 일이 없기를 바랐는데 또 이런 일이 생겨서 슬프다"며 "국가가 교사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조도 이날 보도자료에서 학급 내 폭력적 성향 학생 등으로 A씨의 고충이 컸다는 주장이 이 학급 학부모를 통해 나왔다고 비슷한 취지로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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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적 선택으로 사망한 초등학교 교사 A(38)씨 추모 행렬이 이어진 4일 오후 서울 양천구의 한 초등학교에는 자녀 손을 잡고 온 학부모들이 계속 눈에 띄었다. 검은 옷을 맞춰 입고 온 자녀에게 한 부모는 ‘교육권(교육활동) 보호’라는 어른들은 쉽게 알 수 있지만, 이제 갓 초등생이거나 그보다 어린 아이들에게는 어려울 수도 있는 설명을 했다.
이날 오후 이 학교 인근에서 만난 A씨는 정문 안쪽에 마련된 추모공간에 헌화를 마친 후 함께 점심 먹은 아들에게 ‘선생님에게도 중요한 권리가 있다’는 설명을 해줬다고 전했다. 교사에게는 보호받을 권리가 있고 이를 학교가 존중해줘야 한다면서다. A씨는 “서이초등학교 이후 같은 일이 없기를 바랐는데 또 이런 일이 생겨서 슬프다”며 “국가가 교사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A씨는 지난달 31일 경기도 고양시의 한 아파트에서 추락해 숨졌다. A씨의 지인은 연합뉴스에 ‘A씨 남편을 통해 A씨가 힘들어한다는 것을 지난 3월말 들었다’고 말했다.
서울교사노동조합이 이 지인과 A씨 동료 교사 등 증언을 토대로 파악한 바에 따르면, A씨는 육아휴직 후 지난해 2학기에 교과 전담교사로 복직했을 때만 해도 학교생활에 적응을 잘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졸업생들이 올해 학교로 찾아올 만큼 학생들이 잘 따랐다고 한다.
하지만 올해 6학년 담임을 맡게 된 후 3월부터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어하면서 연가와 병가 등을 썼고 7월15일부터 8월31일까지 질병 휴직까지 했다. 고인이 어려움을 토로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동료 교사는 고인의 학급에 다루기 힘든 학생들이 많았다고 연합뉴스에 밝혔다.
노조도 이날 보도자료에서 학급 내 폭력적 성향 학생 등으로 A씨의 고충이 컸다는 주장이 이 학급 학부모를 통해 나왔다고 비슷한 취지로 밝혔다. 고인이 담임 맡은 6학년 학급에 싸우거나 폭력적 행동을 하는 학생이 있었다면서, ‘선생님이 그 아이를 데리고 복도에 나갈 때마다 참 힘들어 보였다’던 학급 학생 전언을 언급한 부모 말을 덧붙였다.
그러면서 “고인이 학부모로부터 어떤 민원을 들었는지 밝혀진 것은 없지만 이 사건만으로 짐작하건대 고인은 학생 교육과 민원으로 많은 고충을 겪었을 것”이라며 “교육 당국에 고인에 대한 순직 처리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학교 담장을 둘러싸고 수많은 근조화환이 늘어선 가운데, 정문과 후문에는 A씨를 추모하는 포스트잇 메시지가 빼곡하게 붙었다.
가까이 다가가 살펴보니 ‘이 학교 학부모이면서도 힘드셨던 선생님의 마음을 몰라서 죄송하다’처럼 학부모가 쓴 것으로 보이는 메시지도 있었지만, ‘선생님을 지켜주지 못해 죄송합니다, 거기 가서도 편히 쉬세요’ ‘선생님, 저희가 죄송합니다, 편안히 쉬세요’ ‘선생님 편히 쉬세요’ 등 재학생들의 메시지도 눈에 띄었다.
특히 생전에 졸업생들이 찾아올 만큼 A씨를 학생들이 잘 따랐다는 이야기는 이날 정문에 붙은 ‘지난해 6학년 제자’가 썼다고 적힌 한 메시지에서도 어느 정도 묻어났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재미있는 수업과 소중한 추억 만들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선생님처럼 좋은 선생님들과 함께 초등학교 생활을 보낼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정말 감사하고 죄송합니다. 부디 그곳에서는 아무 걱정하시지 마시고 편히 쉬세요.”
글·사진=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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