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가락’ 성남 청년기본소득 결국 중단…道, 도비 미편성 통보
경기 성남시는 지난달 말 경기도의 도비 보조금 미편성 통보로 3분기 청년기본소득 신청 접수를 중단했다고 4일 밝혔습니다.
청년기본소득은 24세 청년에게 자기계발비 명목으로 분기별 25만원(연 100만원)을 지역화폐로 지원하는 경기도의 청년역량 강화사업으로, 시군마다 도비 70%, 시비 30%로 분담해 예산을 집행합니다.
성남시는 이를 위해 올해 사업비 총 105억500만원(도비 70%·시비 30%)을 편성했으며, 그동안 우선 확보된 시 예산 31억5천200만원으로 청년기본소득을 지급해왔습니다.
경기도는 성남시의 관련 사업비에 지원되지 않은 올해 도비 분담 예산 70여억원을 올해 2월 도의 1차 추경 예산에 편성해 지원할 예정이라고 시에 통보했습니다.
이에 성남시는 올해 1분기 대상 청년 8천496명에게 우선 전액 시 예산으로 23억6천700만원을 투입해 지난 4월 20일 청년기본소득을 지급했습니다.
하지만 경기도는 3분기 청년기본소득 신청접수를 앞둔 최근까지 성남시에 올해 도비 보조금을 지원해주지 않았습니다.
급기야 도는 지난달 29일 도 1차 추경 예산안에 도비 보조금 미편성을 성남시에 통보했고, 이에 시는 3분기 신청 접수(9월 1일~10월 2일)를 중단했습니다.
성남시는 도가 '지원 예정'이라고 통보했던 올해 도비를 지원받지 못하게 되면서 앞서 확정한 2분기 청년기본소득 지급 대상자에게 시 사업비 잔액(7억8천500만원)을 활용해 애초 지급액의 30%인 7만5천원만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도는 3분기 청년기본소득 신청 첫날인 이달 1일 성남시 청년기본소득 지급 대상들에게 '23년 청년기본소득 예산 미편성으로 성남시 2분기 청년기본소득 지급 및 3분기 청년기본소득 신청, 지급이 불가능하다'고 카카오톡 메시지를 발송했습니다.
이에 성남시는 같은 날 대상 청년들에게 '경기도가 시에 내줘야 할 도비 보조금을 편성하지 않아 청년기본소득 2분기 지급과 3분기 신청이 중단되며 추후 경기도가 예산 교부를 하면 2분기 지급 및 3분기 신청 사항을 안내하겠다'는 문자를 발송했습니다.
성남시 관계자는 "미편성된 도비 보조금이 조속한 시일 내에 편성될 수 있도록 경기도에 강력히 건의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도비 보조금 미편성에 대해 경기도 관계자는 "우선 성남시가 지난해 말 시 본예산안을 수립할 때 청년기본소득 사업비를 편성하지 않아 도 역시 관련 예산을 세우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후 도비 보조금 편성 의사결정 과정에서 현재 경기도 재정 상황이 좋지 않은 점, 성남시가 해당 사업을 폐지하기로 해 지속 의지가 없는 점 등을 고려해 결정했다"며 "이를 두고 도지사 재량이냐 의무냐에 대해 법률 조언을 받았는데 도지사 재량이라는 의견이 많은 점도 감안했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경기도 보조금 미편성 사태는 성남시가 청년기본소득 폐지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지난해 말 시의회에 제출한 '올해(2023년도) 본예산안'에 청년기본소득 예산을 한 푼도 편성하지 않은 것이 발단이 됐습니다.
성남시가 올해 본예산안에 청년기본소득 사업비를 편성하지 않아 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측이 반발하고 나섰고, 이후 시의회 내부에서 여야 간 갈등이 심화하면서 본예산안이 제때 처리되지 못해 시는 올해 초 준예산 체제에 들어간 바 있습니다.
시의회는 뒤늦게 청년기본소득 사업비를 예년 수준으로 편성하기로 하고 올해 1월 13일 2023년도 성남시 본예산안을 지각 처리했습니다.
그러나 이재명표 복지의 대표적 사업인 성남시 청년기본소득 사업은 국민의힘 소속 성남시의원들의 주도로 지난 8월 도내 31개 시군 가운데 유일하게 폐지됐습니다.
다만 폐지 조례안 통과 시 부대조건을 달아 성남시의 청년기본소득 사업은 올해까지는 시행되고 내년 1월부터 폐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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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주 기자 (winepark@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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