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실리콘 음극재로 中 추격 따돌릴까

김동현 기자 2023. 9. 4.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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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전속도 개선으로 실리콘 음극재 시장 2030년 7조원 성장 예상
포스코·LG화학 등 실리콘 음극재 사업 전개…주도권 경쟁 본격화
증권가, 흑연 음극재 대체할 실리콘 음극재 시장 내년 개화 전망
[서울=뉴시스]포스코퓨처엠 인조흑연 음극재 공장에서 제조설비를 가동하고 있는 모습 (사진=포스코케미칼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실리콘 음극재 시장 선점을 놓고 배터리 소재 업체들이 치열한 주도권 경쟁에 나선다. 실리콘 음극재를 활용한 배터리는 흑연 음극재 제품 대비 긴 주행거리와 짧은 충전시간으로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는 게임 체인저로 주목된다.

전기차 소재 공급망의 재구축 차원에서도 실리콘 음극재의 중요성은 부각될 수 있다. 중국의 의존도가 높은 흑연 사용 비중을 낮추고, 실리콘 함량을 늘릴 경우 중국의 흑연 공급망 독점 문제를 자연스럽게 해결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포스코그룹, LG화학, SKC,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SK머티리얼즈, OCI 등 배터리 소재 업체들은 실리콘 음극재 개발 및 상용화를 통해 실리콘 음극재를 활용한 배터리 시대가 열렸을 때 시장 주도권을 잡는다는 구상이다.

충전속도 개선으로 실리콘 음극재 시장 2030년 7조 성장 예상

4일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음극재 시장 규모는 올해 10조600억원 수준에서 오는 2030년 28조1800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중 실리콘 음극재 시장 규모는 2030년 7조2000억원 규모로 4분의 1 수준으로 성장할 조짐이다.

실리콘 음극재는 배터리 충전 속도를 획기적으로 단축시킬 수 있어 주목받고 있다. 기존 흑연 음극재를 사용한 배터리의 경우 최소 20분에서 최대 10시간까지 충전을 해야 하지만 실리콘 음극재를 사용하면 5분만 충전해도 완충이 가능하다.

주행거리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다. 단위 무게당 용량이 흑연계 음극재보다 10배 가량 높아 실리콘 음극재 함량이 높을수록 주행거리가 길어지는 배터리 효율 개선을 얻는다.

한국 배터리 업체들은 중국 기업의 주력 제품인 'LFP(리튬인산철) 배터리'와의 차별화를 꾀하기 위해 향후 실리콘 음극재를 활용한 고부가가치·고성능 제품 개발에 나서며 시장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삼성SDI의 P5 배터리가 대표적이다. P5 배터리는 하이니켈 양극재와 실리콘 음극재를 사용해 주행거리는 늘리고 충전 시간을 단축한 제품이다. 삼성SDI는 향후 P6 배터리 개발 등을 통해 실리콘 음극재 활용을 강화할 계획이다.

포스코·LG화학 등 실리콘 음극재 사업 본격화

실리콘 음극재 시장 성장성에 포스코그룹, LG화학, SKC,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SK머티리얼즈, OCI 등 주요 배터리 소재 기업들도 관련 사업을 본격화하며 주도권 경쟁을 본격화했다.

포스코그룹은 음극재 생산 능력을 현재 8만2000톤에서 2030년 37만톤으로 높인다. 포스코퓨처엠은 국내에서 23만톤, 북미에서 8만톤 가량을 생산한다. 음극재는 탈중국 공급망을 통해 고객사를 확대해 수익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실리콘 음극재 사업은 포스코실리콘솔루션을 앞세운다. 포스코는 지난해 인수한 테라테크노스의 사명을 포스코실리콘솔루션으로 바꾸고 경북 포항에 연산 5000톤 규모의 실리콘 음극재 공장을 건설,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LG화학은 100% 실리콘으로 구성된 퓨어 실리콘 음극재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실리콘은 흑연보다 많은 리튬이온을 담기 때문에 부피가 커진다는 단점이 있는데 퓨어 실리콘 음극재는 이런 단점을 보완하고 성능을 개선한 제품이다.

2021년 영국 넥시온사에 총 8000만 달러를 투자하며 실리콘 음극재 시장 진출을 선언한 SKC도 두각을 나타낼 수 있다. SKC는 올해 실리콘 음극재 시범 생산을 시작하고 양산 계획도 확정할 방침이다.

또 2026년 적용을 목표로 여러 고객사와 인증 절차 및 공동 개발을 진행 중이다. 영국 소재의 투자사 넥세온이 상업화를 준비 중인 다공성 고함량 제품은 향후 합작사업도 추진한다.

증권가, 실리콘 음극재 시장 내년부터 본격화…

증권가에선 실리콘 음극재 배터리 시대 개막이 멀지 않았다는 전망이다. 전기차 충전 시간을 줄이고 주행거리를 늘린 배터리가 'LFP(리튬인산철), NCM(니켈·코발트·망간),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배터리를 대체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현욱 IBK증권 연구원은 "실리콘 음극재는 기존 흑연 음극재를 사용한 배터리 대비 10배의 용량과 충전 및 방전 속도가 빨라 차세대 음극재로 각광 받고 있다"며 "내년부터 다수의 배터리 기업들의 차세대 제품에 적용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에너지 밀도를 높이기 위한 하이니켈 양극재 용량은 한계에 이르렀다"며 "테슬라나 LG에너지솔루션 등이 주행거리 향상과 충전시간 단축을 위해 실리콘 음극재를 차세대 배터리로 검토하는 만큼 시장이 본격적으로 커질 것이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oj100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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