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검사급 40명 인선···야권 수사 검사들 대거 검찰 요직에
야권 수사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 유임
친 윤석열 인사 대거 승진·요직에 배치
‘고발사주’ 사건 피고인인 손준성 서울고검 송무부장(사법연수원 29기)이 법무부가 4일 단행한 고위급 검찰 인사에서 검사장으로 승진했다.중대 범죄 혐의가 있어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피고인이 검사장으로 승진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친 윤석열’ 인사로 분류되거나 전 정권 수사에 관여한 검사들은 대거 승진하거나 요직으로 자리를 옮겼다.
법무부는 이날 대검검사급(고검장·검사장) 검사 40명에 대한 신규보임·전보 인사를 이달 7일자로 단행했다.
‘고발사주’ 사건 피고인인 손 부장은 검사장으로 승진해 대구고검 차장검사로 자리를 옮긴다. 손 부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이던 2020년 4·15 총선을 앞두고 당시 여권(현 더불어민주당)에 부정적인 여론을 형성하려고 여권 정치인과 언론인에 대한 고발장과 실명 판결문을 김웅 의원(당시 미래통합당 예비후보)에게 전달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 등)로 지난해 5월 재판에 넘겨졌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손 부장이 현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로부터 기소돼 재판 받고 있는 중인데도 승진시킨다는 것은 부적절해 보인다”며 “공수처를 무시하는 처사로도 보여지고, 승진을 통해서 손 부장의 범죄사실을 부인하는 것으로도 보인다”고 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전국 최대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장을 이끌어온 송경호 검사장은 유임돼 앞으로도 백현동 개발 비리 사건,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 등 주요 사건 수사를 지휘하게 됐다. 주요 사건 수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점, 원활한 공소 유지를 위한 업무 연속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9월 이원석 검찰총장이 취임한 이후 1년 내내 공석이던 대검찰청 차장검사 자리에는 심우정 인천지검장(26기)이 고검장으로 승진 임명됐다. 서울중앙지검장과 함께 검찰 핵심 요직으로 꼽히는 법무부 검찰국장에는 신자용 검사장(28기)이 유임됐다.
전국 검찰청의 특수수사를 지휘하는 대검 반부패부장에는 양석조 서울남부지검장(29기)이 보임됐다. 서울중앙지검에서 탈북어민 강제북송 사건, 서해 피격 공무원 월북조작 사건을 수사 지휘한 박기동 서울중앙지검 3차장(30기)은 대검 공공수사부장으로 승진 발령됐다. 쌍방울그룹의 대북송금 의혹을 수사하는 수원지검장은 신봉수 대검 반부패부장(29기)이 맡게 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 대검 대변인으로 보좌했던 이창수 성남지청장(30기)은 전주지검장(검사장)으로 승진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일 때 문재인 정부 청와대의 기획사정 의혹을 수사한 변필건 서울서부지검 차장검사(30기)도 수원고검 차장검사(검사장)로 승진했다. 문재인 정부 때 법무부를 강하게 비판했던 정유미 천안지청장(30기)과 이영림 청주지검 차장검사(30기)는 각각 대검 공판송무부장, 대전고검 차장검사로 승진 발령됐다.
이보라 기자 purple@kyunghyang.com, 강연주 기자 pla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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