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칫덩이 된 美 무인택시… 구급차 막아 이송 늦어져 환자 사망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샌프란시스코에서 자율주행 택시가 구급차를 막아 환자 이송이 지연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늦게 병원으로 옮겨진 환자는 결국 숨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2일(현지시각)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달 14일 샌프란시스코 소마 지역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신고를 받고 현장으로 출동한 구급차는 환자를 태우고 즉시 인근 병원을 향해 출발했다.
문제는 구급차가 사건현장에 출동하는 과정에서 이 지역의 4차로 일방통행 도로를 지날 때 발생했다. 자율주행 택시 두 대가 4차로 중 2개 차로에 정차해 있었기 때문이다. 보통 같으면 택시 뒤에 있던 구급차가 사이렌을 울리면 운전자가 차량을 옆쪽으로 틀어 지나갈 공간을 마련하겠지만, 운전자가 없는 자율주행 택시는 계속 구급차를 막고 있었다. 구급차가 환자를 병원으로 이송하기 위해서는 현장에 출동한 다른 차선의 경찰차를 빼야만 했다.
이로 인해 잠시 이송이 지연됐고, 환자는 사고 지점에서 2.4마일(약 3.8㎞) 떨어진 주커버그 종합병원으로 옮겨졌다. 하지만 환자는 병원에 도착한지 20~30분 만에 숨졌다.
이 사건과 관련해 자율주행 택시 운영사 크루즈 측은 “자사 과실이 없다”는 입장을 NYT에 밝혔다. NYT는 크루즈 측이 제공한 당시 사고현장 영상을 확인한 결과, 피해자가 구급차에 실리기 전 택시 한 대가 현장을 떠났고 다른 한 대는 구급차가 떠날 때까지 오른쪽 차선에 서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크루즈 측은 “구급차는 피해자를 싣자마자 즉시 현장을 떠났고, 크루즈 택시의 방해를 받은 적이 없었다”며 “원격지원을 통해 경찰관이 직원 중 한명과 대화했으며 구급차가 떠난 뒤 차량도 현장을 떠났다”고 했다. 영상에 따르면 구급차는 택시 때문에 약 90초 동안 환자 이송에 방해를 받았다고 NYT는 전했다.
소방당국은 이번 사건은 자율주행 차들이 응급구조대를 방해하는 많은 사례 중 하나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소방국장 재닌 니콜슨은 “이러한 사고에서는 매 분 매 초가 중요하다”면서 “구급대가 환자에게 즉시 접근할 수 없는 것 그 자체가 문제가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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