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개발 ‘달 탐사 장비’, 미 착륙선에 첫 탑재…오늘 이송 시작
대전서 출발해 항공기 실려 휴스턴으로
월면 쏟아지는 ‘고에너지 입자’ 감지
우주비행사 건강·우주선 내구성 유지 기대
미국의 무인 달 착륙선에 실릴 국산 과학 탑재체를 미 텍사스주 휴스턴으로 수송하는 작업이 4일 시작됐다. 한국이 만든 과학 탑재체가 미국 달 착륙선에 실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탑재체는 우주에서 달 표면으로 쏟아지는 ‘고에너지 입자’를 감지하기 위해 개발됐다. 고에너지 입자는 우주비행사의 신체를 상하게 할 수 있어 향후 달 개척을 위해서는 심층 연구가 필요한 대상이다.
이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천문연구원은 내년에 발사될 미국 무인 달 착륙선 ‘노바-C’에 실리는 과학 탑재체 ‘달 우주환경 모니터(LUSEM·루셈)’의 수송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국내 연구진이 개발하고 제작한 루셈은 50keV(킬로전자볼트) 이상의 고에너지 입자(강한 전자 또는 양성자)를 검출하도록 만들어진 센서다. 1eV는 전압 1V로 가속된 전자 하나가 내뿜는 에너지를 뜻한다. 루셈은 5만V 이상의 힘으로 가속된 전자를 찾는다는 얘기다.
달에는 지구처럼 대기와 자기장 같은 보호막이 없기 때문에 고에너지 입자가 월면으로 바로 쏟아진다. 고에너지 입자는 우주비행사의 건강을 해치고, 우주선 전자기기와 동체를 약하게 할 수 있다. 지구의 비바람이 일으키는 풍화작용과 유사한 ‘우주풍화’도 일으킨다.
이 때문에 NASA는 노바-C에 탑재한 루셈을 통해 고에너지 입자 연구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루셈은 주관 기관인 천문연구원이 경희대 우주과학과 선종호 교수팀과 함께 개발했다. 제작은 국내 기업인 쎄트랙아이가 했다.
루셈은 센서부와 전장부, 그리고 두 장치를 연결하는 전선으로 구성된다. 센서부는 고에너지 입자를 관측하는 주장비다. 전장부는 센서부를 제어하고, 신호를 처리하며, 전원을 공급한다.
센서부와 전장부의 크기는 각각 신발 상자와 비슷하다. 루셈 전체 무게는 10㎏이다.
루셈은 이날 무진동 차량에 실려 대전을 출발해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5일 휴스턴에 있는 노바-C 제작사 인튜이티브 머신즈를 향해 항공 운송될 예정이다. 내년 초까지 천문연구원이 NASA 주관 하에 루셈을 노바-C에 장착한다. 노바-C는 내년 말에 미 민간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실려 발사된다. 노바-C 착륙 예정지는 달 앞면에 있는 평원인 ‘라이너 감마’라는 지역이다.
루셈은 천문연구원이 NASA의 ‘민간 달 탑재체 수송 서비스(CLPS·클립스) 계획’에 참여해 개발했다. 클립스 계획은 인간을 달에 다시 보내기 위한 ‘아르테미스 계획’의 하위 개념이다. 무인 달 착륙선을 매년 발사하는 것이 목표다.
NASA가 사업의 기획과 관리를 하고, 민간기업이 무인 달 착륙선을 개발·발사·운영한다. 클립스 계획에는 외국 연구기관도 참여할 수 있다. 천문연구원은 이에 따라 이번 노바-C 이외에 다른 달 착륙선에도 각각 달 표면 자기장 측정기(LSMAG), 달 표토 3차원 영상카메라(GrainCams), 달 표면 우주방사선 측정기(LVRAD)를 실을 예정이다.
조선학 과기정통부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은 “한국 달 궤도선 ‘다누리’의 성공에 이어 한·미 우주탐사 협력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아르테미스 계획에서 한국의 참여를 확대하고 우주 분야 국제 공동연구의 장을 넓혀나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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