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상윤 황제도피' 도운 KH 총괄부회장, 1심 징역 1년

수행팀장 이모씨는 징역 1년·벌금 500만원

배상윤 KH그룹 회장의 이른바 '황제 도피'를 도운 혐의를 받는 KH그룹 총괄부회장 우모 씨가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알펜시아 리조트 입찰담합 의혹과 4000억원대 배임 혐의 등을 받는 배 회장은 지난해 사업 목적으로 출국해 자진 귀국 의사를 밝히고도 현재까지 귀국하지 않고 있다. 2023.5.26/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구진욱 기자 = 배상윤 KH그룹 회장의 도피를 도운 그룹 총괄부회장 우모씨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7단독 장수진 판사는 4일 범인도피 및 상습도박방조죄 등 혐의로 기소된 우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한다고 밝혔다.

같은 혐의를 받는 수행팀장 이모씨에게는 징역 1년과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우씨와 이씨는 KH그룹의 물적·인적 자원을 이용해 배상윤 회장의 도피를 도왔을뿐 아니라 도박과 골프를 하게끔 부족함 없는 삶을 지원했다"며 "검찰의 보강 증거에 따라 상습 도박방조죄 혐의 역시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이어 "우씨는 KH그룹에 부회장으로 입사해 그저 배 회장의 의사를 전달하는 역할만 했는데도 3억5000만원의 연봉을 받았다"며 "이씨 역시 배 회장의 도피 직전인 지난 2021년에 거의 2배 가까운 연봉 인상을 받게된 점을 볼 때 재범의 위험성이 크다"며 실형 선고 배경을 밝혔다.

또 재판부는 이씨에게 상습도박방조죄가 아닌 도박방조죄를 적용해 형량을 정했다. 관련 처벌전력이 없었던 이씨가 배 회장의 도박을 상습적으로 방조했다고 어렵다 본 것이다.

우씨는 동남아 일대에서 도피 중인 배 회장에게 자금을 전달하는 등 이른바 '황제 도피'를 도운 혐의로 지난 6월 구속기소됐다.

우씨는 검찰의 그룹 재무 임원과 수행원의 수사 상황을 배 회장에게 알리고 10회에 걸쳐 1억이 넘는 도피자금을 건넨 혐의를 받는다.

이씨는 배 회장에게 필리핀과 베트남 등의 도박자금 수십억원과 가족·내연녀 생활자금 수억원을 전달하고 카드대금 7억여원을 결제해준 혐의를 받고 있다.

배 회장은 알펜시아 리조트 인수 자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계열사인 KH필룩스에 4000억여원의 손해를 끼치고 회삿돈 600억여원을 빼돌린 혐의로도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지난해 사업 목적으로 출국한 배 회장은 자진 귀국 의사를 밝히고도 동남아에서 리조트, 골프장, 카지노 등을 넘나들며 도피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결심 공판에서 함께 이뤄진 보석심문에서 우씨는 배 회장의 국내 입국을 권유하고 있다며 석방을 호소했지만 지난 1일 기각됐다.

kjwowe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