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오픈] 티아포-프리츠-쉘튼, 8강 오른 미국 3인방의 결승 도전
프랜시스 티아포(세계 10위), 테일러 프리츠(세계 9위) 그리고 벤 쉘튼(세계 47위) 미국 3인방이 2023 US오픈 8강에 올랐다. 미국 선수 3명이 동시에 8강에 오른 것은 2005년 이후 최초다.
20세 막내 쉘튼이 가장 먼저 8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쉘튼은 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빌리진킹 국립 테니스센터 아서 애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16강에서 자국 동료 토미 폴(세계 14위)에게 6-4 6-3 4-6 6-4로 승리했다.
쉘튼은 이번 승리를 통해 올해 초 호주오픈 8강에서 패배를 설욕했다. 지난 경기에서 236km/h로 이번 대회 가장 빠른 서브 속도를 기록했던 쉘튼은 239km/h의 서브 2개를 꽂아 넣으며 기록을 경신했다. 자국 선배 앤디 로딕이 2004년 기록한 US오픈 통산 최고 서브 속도인 244km/h에 약 5km/h 모자란다.
로딕은 2002년 20세에 8강에 진출했는데 쉘튼이 8강 진출에 성공하며 US오픈 8강에 진출한 역대 가장 어린 미국 선수가 됐다.
생애 첫 US오픈 8강에 오른 쉘튼과 4년 연속 8강 진출에 성공한 티아포가 통산 첫 맞대결을 펼친다. 작년 라파엘 나달(스페인)을 꺾고 생애 첫 준결승에 진출했던 티아포는 린키 히지카타(호주, 세계 110위)에게 6-4 6-1 6-4로 승리하며 8강에 진출했다.
마지막으로 미국 선수 중에서 가장 높은 랭킹을 기록 중인 프리츠가 작년 윔블던 8강 진출에 이어 생애 두번째 그랜드슬램 8강에 진출했다.
프리츠는 지난 7번의 US오픈 출전에서 3회전 이상 진출하지 못하며 부진했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첫 16강 진출을 넘어 8강에 진출해 커리어하이를 기록 중이다.
미국에서 열리는 4대 그랜드슬램 대회 US오픈에선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미국 선수가 강세를 보여왔지만 2006년 이후 12개의 우승컵을 가져간 빅3의 출연과 미국 선수들의 성적 부진으로 모두 옛말이 됐다.
오픈시대(1968년) 이후 지난 38년 동안 US오픈 남자단식에서 10번의 대회를 제외하고 미국 선수가 결승에 올랐지만 2006년 로딕의 준우승 이후 맥이 끊기며 16년 연속으로 결승에서 미국 선수를 볼 수 없었다.
미국 선수가 5년 이상 연속으로 결승에 오르지 못한 경우가 없기 때문에 홈팬들의 결승에 대한 염원이 어느 때보다 크다.
이번 대회에서 대진표 하단에 3명의 미국 선수가 8강에 이름을 올리며 17년만에 미국 선수가 US오픈 결승에 오를 확률이 높아졌다.
하지만 3인방 중 한명이 결승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우승 후보 1위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 세계 2위)라는 거대한 산을 넘어서야 한다.
8강에서 조코비치와 먼저 맞붙게 되는 프리츠는 조코비치를 상대로 7전 전패다. 프리츠는 작년 생애 첫 마스터스 타이틀과 윔블던 8강 진출로 기대를 한 몸에 받았지만 부담감으로 인해 당시 세계랭킹 303위의 브랜드 홀트(미국)에게 1회전 탈락했던 경험이 있고 미국 랭킹 1위이지만 그랜드슬램 준결승에 단 한번도 진출한 경험이 없다.
조코비치가 프리츠를 꺾고 준결승에 오른다면 티아포와 쉘튼 중 승자가 준결승에서 조코비치와 맞붙게 된다. 쉘튼이 준결승에 오른다면 생애 처음으로 조코비치를 상대하게 된다.
매경기 커리어 하이를 기록 중인 20세 쉘튼은 잃을게 없다는 '언더독 마인드'와 이번 대회에서 가장 강력한 서브를 바탕으로 조코비치에게 도전할 수 있지만 아직 투어 우승도 달성하지 못한 쉘튼에게는 쉽지 않아 보인다.
3인방 중에서 티아포가 조코비치를 꺾고 결승에 진출할 가능성이 가장 높아 보인다. 티아포는 비록 조코비치에게 2전 전패를 기록 중이지만 작년 US오픈 4회 우승자이자 빅3 중 한 명인 나달을 꺾고 생애 첫 US오픈 준결승에 진출한 경험이 있고 US오픈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꾸준하게 이어오고 있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만약, 티아포가 조코비치를 꺾고 결승에 오른다면 1968년 우승, 1972년 준우승을 기록한 미국의 테니스 전설 아서 애시의 뒤를 이어 최초로 결승에 오른 미국 흑인 선수가 될 수 있다.
프리츠와 쉘튼(오른쪽)
글= 박상욱 기자(swpark22@mediaw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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