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명 구한 오송 지하차도 의인, 새 화물차 몰며 미소 활짝

[덕분에 더 따뜻한 세상]

화물차 운전사 유병조(44)씨가 새 화물차를 운전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권마키’ 갈무리

14명이 숨진 충북 청주시 오송 궁평2지하차도 참사 당시 위험을 무릅쓰고 3명을 구한 화물차 운전사 유병조(44)씨가 선물 받은 새 화물차의 시범 운행에 나선 모습이 유튜브로 공개됐다. 차를 처음 몰아본 유씨는 “아주 좋다”며 연신 환한 미소를 지었다.

지난 1일 화물차 전문 유튜버 ‘권마키’는 화물차 보강 작업이 다 끝나고 시범 운행에 나선 유씨의 모습을 영상에 담아 유튜브 자신의 채널에 공개했다. 화물차는 지난 7월 현대차가 유씨에게 선물로 전달한 14t 차량이다. 새 화물차는 특수 장비를 보강하고 내부 인테리어 등의 작업을 진행한 뒤 유씨에게 전달됐다. 권마키는 인테리어 작업을 업체와 함께했다고 한다.

새 화물차를 이날 처음으로 몰아본 유씨의 얼굴은 밝았다. 그는 “(새 차에) 적응하기 쉽지 않다”면서도 “부드럽게 잘 나간다. 진짜 신세계다, 신세계”라고 연신 미소를 지었다. 유씨는 운행을 마친 뒤 “감사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화물차 운전사 유병조(44)씨가 현대차에 받은 새 화물차. 유튜브 채널 ‘권마키’ 갈무리

유씨는 지난 7월15일 오전 화물차를 몰고 궁평 제2지하차도를 통과하던 중 지하차도에 물이 차오르자 창문을 부수고 화물차 지붕으로 올라간 뒤, 주변에 있던 세 명의 목숨을 구했다. 화물차 사이드미러를 붙잡고 있던 여성 1명과 또 다른 남성 2명이 유씨의 도움으로 현장을 빠져나왔다.

화물차 침수로 생계가 막막한 유씨의 사정이 알려지며 도움의 손길이 이어졌다. 현대차는 화물차를 지원하기로 했고, 유씨와 운송위탁계약을 맺고 있던 종합물류기업 엘엑스(LX)판토스는 유씨에게 차량 피해 지원금 5000만원을 전달했다. 당시 유씨는 “너무 긴박한 상황이라 빨리 사람을 구해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누구라도 같은 상황에 부닥치면 저처럼 행동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화물차 운전사 유병조(44)씨가 새 화물차를 운전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권마키’ 갈무리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