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성유전 조절인자 '이것' 없으면 자궁내막증 생길수도"

백영미 기자 2023. 9. 4.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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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성유전(DNA 염기서열의 변화 없이 DNA·RNA·단백질 등의 변형을 통해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상태) 조절 인자인 CFP1이 없으면 난임·불임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자궁내막증이 유발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차 의과학대학교 연구팀(의생명과학과∙바이오융합학과 송행석 교수·의생명과학과 박미라 교수·양승철 박사)은 후성 유전 조절 인자 중 하나인 'CFP1'이 없는 경우, 임신 초기 자궁에서 에스트로겐에 의한 상피세포 증식을 억제하는 유전자(Gata2·SOX17·Ihh 등)가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4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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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내막증 연구·치료제 개발 활성화 기대"
[서울=뉴시스]차의과학대 의생명과학과 박미라 교수. (사진= 차병원 제공) 2023.09.04.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후성유전(DNA 염기서열의 변화 없이 DNA·RNA·단백질 등의 변형을 통해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상태) 조절 인자인 CFP1이 없으면 난임·불임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자궁내막증이 유발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차 의과학대학교 연구팀(의생명과학과∙바이오융합학과 송행석 교수·의생명과학과 박미라 교수·양승철 박사)은 후성 유전 조절 인자 중 하나인 ‘CFP1’이 없는 경우, 임신 초기 자궁에서 에스트로겐에 의한 상피세포 증식을 억제하는 유전자(Gata2·SOX17·Ihh 등)가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4일 밝혔다. CFP1이 없으면 프로게스테론 반응에 이상이 생기고, 상피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해 자궁내막증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프로게스테론 호르몬과 호르몬 수용체가 정상이지만, 프로게스테론 저항성이 있는 자궁내막증 유발 생쥐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정상 생쥐’와 ‘CFP1을 제거한 생쥐’로 나눠 임신 초기 자궁을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NGS)으로 비교했다.

그 결과, CFP1을 제거한 생쥐의 자궁에서 프로게스테론 반응 유전자의 발현이 감소했다. 이후 모든 생쥐에게 자궁내막증을 유발한 후 프로게스테론 주입에 따른 자궁내막증의 호전 상태를 확인한 결과 CFP1이 없는 생쥐만 자궁내막증이 호전되지 않았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자궁내막증 환자 77명, 일반인 71명 등 총 148명의 자궁 조직 유전자 발현 데이터와 실제 채취한 정보를 동물실험 연구 데이터와 비교해 CFP1이 감소하면 프로게스테론 반응에 이상이 생겨 자궁내막증이 생길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또 CFP1을 제거한 생쥐를 대상으로 프로게스테론 신호전달계 활성화 물질을 주사했더니 생쥐의 임신 초기 자궁내막 세포가 정상적으로 반응했고 자궁내막증이 호전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송 교수는 “후성유전학과 자궁내막증과의 관련성을 확인하기 위해 약 7년 간 연구와 실험을 거듭했다”며 “이번 연구가 자궁내막증 치료에 있어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 만큼 관련 연구와 치료제 개발이 더욱 활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희준 차 여성의학연구소 강남 난임센터 교수는 “국내 연구진이 단독으로 생식의학과 후성유전학의 관련성을 밝힌 연구 결과를 유수의 저널에 게재한 것은 상당히 의미 있는 일”이라면서 “자궁내막증을 비롯해 난임∙불임으로 어려움을 겪는 환자에게 새로운 희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소개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positive10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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