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최저임금 美 절반” 해외에서 일자리 찾는 日 청년들

정미하 기자 2023. 9. 4.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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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대학 졸업 후 병원에서 영양사로 일했던 하야시 마나(26)는 지난해 10월 호주로 이주했다.

이처럼 해외 취업에 나서는 일본 청년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일부 일본인은 원격 근무제도를 이용해 해외 기업에서 일하면서 달러로 월급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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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대학 졸업 후 병원에서 영양사로 일했던 하야시 마나(26)는 지난해 10월 호주로 이주했다. 하야시는 호주에서 일식당, 카페 등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면서 월 2800달러(약 370만원)를 번다. 일본 병원에서 일할 때보다 월급이 두 배 이상 늘었다. 하야시는 “내 경험으로 볼 때 일본에서 필수 근로자의 임금이 매우 낮다”고 말했다.

일본 전자제품 회사에서 변환기 등을 판매했던 마코토 나치(24)는 지난해 호주로 이주했다. 마코토는 호주의 데리야키 식당에서 일하며 소득이 두 배로 늘었다. 마코토가 1년 동안 호주에서 모은 돈은 1만 달러가 넘는다. 여기다 엔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환차익도 봤다.

일본 신주쿠역 근처를 걷고 있는 사람들. / AFP 연합뉴스

이처럼 해외 취업에 나서는 일본 청년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원인은 실질 임금 격차다. 오랫동안 개발도상국 노동자들이 일본을 찾았지만, 이제는 일본의 실질 임금이 여타 선진국보다 낮아지자 일본 청년들이 해외에서 일자리를 찾고 있다. 그 배경에는 엔화 가치가 30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것이 존재한다.

일본 도쿄의 최저임금은 7.65달러(약 1만110원)에 불과하다. 미국 뉴욕(15달러·약 1만9800원 )의 절반 수준이다. 이를 반영하듯, 2021년 일본의 1인당 연간 중위 소득은 약 2만9000달러(약 3831만원)로 같은 해 미국(7만784달러·약 9351만원)의 3분의 1 수준이다. 아시아계 미국인 가구의 수입이 평균 10만달러(약 1억3213만원) 이상이라는 점과 비교하면, 일본 가계와의 소득 격차는 더 벌어진다. WSJ는 “임금 인상률 정체는 일본이 해외 노동자를 유치하는 데도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며 “일본은 인구가 감소하자 베트남, 남아시아 등지에서 더 많은 노동자가 들어오길 원하지만, 외국인 노동자를 놓고 한국 등 여타 국가보다 경쟁력이 낮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다 일본의 인플레이션이 약 3%에 달하고, 일본의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임금은 지난 6월까지 15개월 연속 전년 대비 하락했다. 반면 미국의 7월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평균 시간당 임금은 전년 동기 대비 1.1% 상승했다. WSJ는 “일본 청년들이 현금을 따라 이동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해외 유학과 취업을 돕는 일본 기업 ‘리어브로드’에 따르면 올해 7월 상담 요청 건수는 1년 전보다 3배 이상 증가했다. 호주 정부 통계에 따르면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호주를 찾은 일본인 수는 6월 말 기준 1만4398명이다. 전년 대비 약 3배 증가했다.

구직 웹사이트 인디드는 일본 사용자들이 해외 구직 활동을 더 많이 검색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인디드의 아오키 유스케 분석가는 “일본 청년들이 최근 몇 년 동안 해외로 나가는 것을 더 편안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일본인은 원격 근무제도를 이용해 해외 기업에서 일하면서 달러로 월급을 받는다. 오사카에 사는 42세 여성은 두 딸의 양육을 위해 외국계 은행 일본 지점을 그만뒀다. 대신 이 사람은 미국 기술 회사에 취직했고, 달러로 월급을 받는다. 그는 “은행에서 정규직으로 일할 때보다 더 많은 돈을 벌고 있다”며 “일본 경제가 약화할 수 있다는 생각에 엔화 이외의 통화를 벌어 위험을 분산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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