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훈 소설'로 박사 된 인도 교수, "이젠 새마을학 박사에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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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으로 한국을 이해했으니 이젠 새마을 운동으로 인도와 주변 나라들의 농촌 발전에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15년간 한국에 살면서 역사학자 신채호와 소설가 최인훈을 다룬 논문으로 석사와 박사가 된 인도인 교수가 인도반도의 척박한 농촌을 살리기 위해 새마을학 박사에 도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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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채호 논문으로 석사… "문학으로 한국 이해"
"인도반도에 성공한 한국 새마을 운동 전파"
“문학으로 한국을 이해했으니 이젠 새마을 운동으로 인도와 주변 나라들의 농촌 발전에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15년간 한국에 살면서 역사학자 신채호와 소설가 최인훈을 다룬 논문으로 석사와 박사가 된 인도인 교수가 인도반도의 척박한 농촌을 살리기 위해 새마을학 박사에 도전했다. 칸 앞잘 아흐메드(40) 영남대 연구교수는 이달 1일 이 대학 새마을국제개발학과 박사과정에 입학했다. 주말인 2일에는 대학원생들과 함께 새마을학을 학문으로 정립한 최외출 영남대 총장의 5시간 릴레이 특강도 들었다. 특강을 마치고 영남대에서 만난 칸 교수는 “세계적으로 농촌 개발의 모델로 인정받고 있는 ‘새마을 운동’을 학문화시킨 총장님 특강을 통해 ‘할 수 있다’는 정신과 연구방법론까지 쉽고 재미있게 이해했다”며 “새마을 박사 공부에 큰 동기부여가 됐다”고 말했다.
1947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인도는 1960년대부터 최근까지도 농촌 개발이 추진된 적이 있지만 개발도상국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칸 교수는 “인도가 녹색운동이라는 이름으로 농촌 개발을 한국보다 먼저 시작했지만 큰 성과가 없었다”며 “세계적으로 드문 농촌개발 성공 모델인 새마을 운동을 인도와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아프가니스탄 등 인도반도로 전파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2017년 경북대에서 ‘최인훈 소설의 유토피아 의식 연구’를 주제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최인훈의 소설 ‘광장’과 ‘가면고’에 각각 등장하는 주인공 이명준을 태운 배 ‘타고르호’와 인도 왕자ㆍ공주 등에 착안해 작가의 유토피아 의식을 조명한 논문이었다. 이 논문으로 한국 현대 소설로 박사학위를 받은 최초의 인도인이 됐다.
앞서 석사학위는 같은 대학에서 ‘신채호와 인도 작가 소설의 애국심 비교 연구’로 받았다. 그는 “’문학은 국민의 혼이자 나침반’이라는 신채호 선생의 말씀처럼 문학을 이해하지 않고서는 한 나라를 제대로 알 수 없다”며 “이제 한국을 어느 정도 이해했으니 인도의 농촌문제 해결책을 찾는 ‘새마을학’ 공부에 전념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2008년 국비유학생으로 한국에 온 칸 교수는 전북 익산의 원광대에서 1년간 한국어 고급과정을 거쳤고 2009년 경북대에서 한국 현대문학을 공부했다. 한국어가 유창한 그는 힌디어와 산스크리트어, 영어, 터키어, 아랍어, 페르시아어 등에도 능통하다.
칸 교수가 한국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대학 입학 때부터다. 뉴델리 네루대의 언어문학문화학부에서 ‘한국ㆍ일본 및 동북아학과’를 전공한 것이 한국행으로 이어졌다. 한국에서 평생의 동반자도 만났다. 2019년 경북대서 유학생으로 만나 결혼한 대만인 아내 사이에 ‘한복만’이라는 아들도 두고 있다. 칸이라는 성을 따서 ‘한’, 복을 많이 받으라고 ‘복만’이라는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그는 집에서는 한국 반찬에 인도식 볶음밥(나시고렝)이나 대만식 샤부샤부를 주로 먹는다. 칸 교수는 “한국에 살아보니 정확하고도 시스템을 갖춘 ‘빨리빨리’ 문화가 가장 마음에 든다”며 “한국과 인도 수교 50주년을 맞아 두 나라가 더욱 우애 깊게 지냈으면 좋겠다”고 미소 지었다.
경산= 전준호 기자 jhj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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