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연봉 1억 넘는데, 줄퇴사…‘신의 직장’ 산업은행 2030 이탈 심각

류영상 매경닷컴 기자(ifyouare@mk.co.kr) 2023. 9. 4.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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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상반기 168명 퇴직
2030세대 직원 비율 78%
기사 내용과는 무관함.[사진 = 매경 DB]
평균 연봉 1억원 이상의 높은 보수와 금융권 영향력 등으로 최고의 금융 공기업으로 꼽히는 KDB산업은행에서 ‘줄퇴사’가 속출하고 있다. 서울 여의도에 있는 본점이 부산으로 이전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크게 작용한 탓이다.

4일 황운하 국회의원이 산업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0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168명의 직원이 중도퇴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20대 이하는 68명, 30대는 64명으로 전체의 78%에 달했다.

30대 직원의 중도퇴직 현황을 보면 2022년 상반기 14명이던 중도퇴직자 수가 2022년 하반기 43명으로 급증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30명으로 그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산업은행에서 직원들의 중도퇴직 현상이 심화된 데는 정부와 여당 주도의 무리한 부산이전 추진이 도화선이 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2022년 1월 윤석열 당시 대선 후보는 부산 유세 과정에서 ‘산업은행 부산 이전’ 공약을 깜짝 발표했고, 2022년 7월 윤석열 정부는 120대 국정과제에 ‘산업은행 부산 이전’을 포함시켰다. 산업은행 내부 중도퇴직 러쉬가 본격화한 2022년 하반기와 그 시기가 일치한다.

산업은행이 실시한 ‘한국산업은행 정책금융 역량 강화를 위한 컨설팅’에 따르면 ‘지역성장 중심형(완전한 기능 부산 이전)’ 방식에 따라 364명의 추가 인원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를 두고 “있는 직원도 줄퇴사 하는 상황에서 밑 빠진 독에 물 더 부어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황운하 의원은 “윤석열 정부가 기업금융 지원을 위해 세워진 국책은행의 근간을 뿌리째 흔들고 있다”라고 비판하며 “노조 반대에도 소통하려는 노력 없이 부산 이전을 강행하고만 있어 조직의 현재이자 미래인 젊은 직원의 ‘줄퇴사’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산업은행의 향후 거취는 노사간 원만한 협의와 국회 논의 등을 통한 숙의과정을 통해 판단할 일”이라며 “지금껏 사측이 보인 행태로는 부산 이전에 대한 명분을 얻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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