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34세 핵인싸 포수의 반란, 수비형 안방마님 거부…3할 포수니까, 밀어서 안타 펑펑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수비형 안방마님을 거부한다.
3일 인천 SSG-KIA전을 중계하던 MBC스포츠플러스 박재홍 해설위원은 요즘 김태군(34, KIA)이 잘 밀어친다고 평가했다. KIA가 5-6으로 뒤진 6회초 2사 2루 찬스. 박재홍 해설위원은 우익수 하재훈이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실제 박재홍 해설위원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김태군이 SSG 좌완 오원석의 3구 슬라이더가 바깥쪽으로 높게 형성되자 툭 밀어 우전안타를 날렸다. 2루 주자 김선빈이 홈에서 횡사하면서 이닝이 교대됐지만, 김태군의 최근 좋은 타격감이 고스란히 드러난 순간이었다.
그러고 보면 최근 김태군이 밀어서 안타를 날리는 장면을 자주 볼 수 있다. 8월31일 광주 NC전서도 3회 1사 만루서 NC 슈퍼에이스 에릭 페디의 초구 투심을 우측으로 밀었다. 먹힌 타구였지만, NC 내야진이 1,2간을 사실상 비웠고, 타구가 느리게 외야로 빠져나가면서 주자들의 주루는 오히려 용이했다.
당시 페디의 투심은 가운데로 몰렸다. 김태군이 의도적으로 바깥으로 밀었다고 보면 된다. 페디는 3이닝 7실점하면서 KBO 입성 후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KIA가 8연승까지 이어올 수 있는 건 페디 공략이 결정적이었고, 김태군이 제대로 한 몫을 했다.
그날 경기를 마치고 김태군은 본인의 합류로 완전체 타선이 갖춰졌다고 하자 미소를 띄우며 만족하는 표정을 지었다. 사실 포수가 시즌 중 이적하면, 아무래도 타격에 신경 쓰기 쉽지 않다. 본인도 이적 후 첫 3주 정도는 KIA 투수들 파악에 주력했다고 털어놨다.
이후 KIA 투수들에게 어느 정도 익숙해졌으니 타격에 대해 준비할 시간도 생겼다. 그 결과 8월에는 18경기서 54타수 19안타 타율 0.352 11타점 6득점을 기록했다. 후반기 27경기서 타율 0.301 12타점 8득점.
KIA 이적 후 3할 타자다. 삼성에선 49경기서 타율 0.256 OPS 0.657이었다. KIA에선 34경기서 타율 0.298 OPS 0.639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올해 조정득점생산력이 삼성에서 81.4였으나 KIA 이적 후 75.6이었다. 가중출루율도 삼성에서 0.306이었으나 KIA에서 0.294다. 그러나 KIA에서의 표본이 아직 삼성 시절보다 적으니 훗날 보정될 가능성은 있다.
잘 밀어치는 건 흔히 말하는 인-아웃 스윙이 잘 된다는 얘기다. 상식적으로 아웃에서 인으로 들어오는 스윙으로는 밀어치기 어렵다. 그만큼 공을 잘 보고 있다는 얘기이며, 히팅포인트가 앞에서 잘 형성된다고 봐야 한다.
김태군은 LG, NC, 삼성을 거치며 수비형 포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박재홍 해설위원은 1~3일 인천 SSG-KIA 3연전을 중계하면서 시대가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타격 수치가 곧 자신의 몸값이라는 냉정한 현실을 짚었다. 센터라인 야수라고 해서 타격을 못해도 되는 시대는 지났다. 센터라인에 공수겸장이 많은 팀이 강팀이다.
그런 점에서 KIA 센터라인(포수 김태군-유격수 박찬호-2루수 김선빈-중견수 소크라테스 브리토)은 모두 공수겸장이다. 김태군이 KIA 센터라인에 살을 붙였다. 어느덧 시즌 타율도 0.275까지 올라왔다. 1홈런 35타점 17득점 OPS 0.649 득점권타율 0.391. 정말 KIA 완전체 타선은 숨 쉴 틈이 사라졌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