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시, 왜 '국제 스피드스케이트장 유치 포기'했나?

의정부=김동우 기자 2023. 9. 4.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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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시는 직장운동부 빙상팀이 있고 제갈성렬감독과 이강석, 권영철 코치진을 필두로 스피드팀과 쇼트 트랙팀이 있는데 김민선, 정재원, 박성현, 김경래, 박지윤 등 국가대표 선수들이 포진돼 있다. 유명 선수 보유와 빙상 인재 육성 환경 등 준비된 빙상 도시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 명실상부한 동계스포츠의 도시이자 빙상의 메카 도시로 알려져 있다. / 사진제공=의정부시
명실상부한 동계스포츠의 도시이자 빙상의 메카 도시로 잘 알려진 의정부시의 '국제 스피드스케이트장 유치 포기' 여진이 거세다.

현재 태릉에 있는 국내에는 국제규격을 갖춘 스피드스케이트장 이전을 앞둔 가운데 가장 유리한 위치에 있는 의정부시는 김동근 시장이 취임하면서 국제 스피드스케이트장 유치 포기 선언한 바 있다.

4일 취재를 종합해보면, 현 시장과 집행부에서는 수도권을 비롯해 타 지자체에서 유치에 혈안이 되어있는 국제 스피드스케이트장 이전을 위한 부지에 시민을 위한 보조경기장을 시비 4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짓겠다고 계획을 변경하는 것이다.

반대하는 야당에서는 "정책 결정은 시장의 고유 권한이지만, 전임시장이 잘 다져놓은 동계스포츠 인프라를 공청 과정없이 뒤엎는다"고 반발하고 있다.

의정부시는 직장운동부 빙상팀이 있고 제갈성렬감독과 이강석, 권영철 코치진을 필두로 스피드팀과 쇼트 트랙팀이 있는데 김민선, 정재원, 박성현, 김경래, 박지윤 등 국가대표 선수들이 포진돼 있다.

그야말로 유명 선수 보유와 빙상 인재 육성 환경 등 준비된 빙상 도시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김동근 시장은 취임 후 시민레저스포츠타운 조성 핵심 공약을 발표하며 "특정 선수들만 이용할 수 있는 시설보다 생활체육 활성화를 위해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시민들과 함께하는 레저스포츠타운 조성 방안을 밝혔다.

시민레저스포츠타운 조성은 김동근 시장의 핵심 공약이다. 엘리트 스포츠 선수들 위주로 운영되고 있는 녹양동 소재 현 종합운동장을 시민 중심의 레저스포츠타운으로 탈바꿈하는 것이 골자다.

지난 2009년 유네스코에서 서울시 노원구 태릉에 위치한 조선왕릉 권역을 세계유산으로 지정함에 따라 지난 2017년 태릉 국가대표 선수촌이 충북 진천으로 이전했고, 국내 유일의 400m 트랙을 갖춘 국제스피드스케이트장이 이전을 계획하고 있는데 의정부시는 지난 2019년 전임 안병용 시장 당시 이전유치 행정을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이에따라 일각에서는 "그동안 의정부시에서는 국내 유일의 올림픽을 비롯한 세계선수권대회 등을 개최할 수 있는 국제규격의 스피드스케이트장 이전 건립 유치를 위해 총력을 쏟았으나 현 시장이 유치 포기를 밝힘에 따라 그간 시가 쌓아올린 '빙상의 메카 도시' 상징성이 희석될 위기에 처했다"는 우려도 나온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에 따르면 지난 수년간 연기된 국제빙상경기장 건립은 문체부가 약 1000억원(지가 포함) 사업비로 올 하반기에 지자체 상대로 공모를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가 유치 포기를 밝힘에 따라 '도시 브랜드 세계화와 이미지 제고'를 위해 노력한 안병용 전 시장의 정책들이 애만 쓰고 아무런 보람이 없게 됐다.

일각에서는 국제빙상경기장 유치 포기는 도시 정체성(Identity)과 김동근 시장의 '넥스트 시티(Next City)' 스포츠 브랜드 세계화 전략에 대한 인식 부족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고양특례시를 비롯해 각 지자체는 글로벌 시대, 무한경쟁에 따른 비교우위와 관광자원 개발을 위해 '스포츠 마케팅'에 스토리를 입혀 위기에서 기회를 찾는 등 브랜드 개발과 이미지 경영에 힘쓰고 있는 상황이다.

경기북부에사는 양주시가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으며, 특히 동두천시는 해체된 빙상단(2001~2019)을 2023년 1월 재창단하며 지역 초·중·고·대·실업팀으로 이어지는 계열화를 통해 지역인재를 발굴하는 한편, 세계적인 국제대회 유치로 빙상스포츠 도시 브랜드 강화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임시장 애쓴 보람 불거품…인프라 구축 기회 왜 날리나" 지적도


이러한 시의 움직임에 의정부시의회(의장 최정희) 김지호 시의원(민주/신곡1·2·장암동)이 지난달 28일 제324회 임시회 시정 발언에서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김 의원은 "2023년 3월 이전유치를 포기한 김동근 시장의 집행부를 질타하며 의정부시의 미래를 후퇴시키는 행위"라며 "시비 예산까지 들여 고작 보조경기장이나 짓겠다는 것은 시민과 스포츠인들의 염원을 반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이미 의정부시는 빙상장과 컬링장을 갖추고 있는 명실상부 빙상도시"라며 국제 스피드스케이트장을 유치해 그 경쟁력을 더욱 키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의정부 지역 8개 학교의 빙상부에서 유소년 선수들이 태극마크의 꿈을 키워나가고 있고 김민선, 박지윤 등 국가대표 선수들이 대거 포진한 빙상팀도 운영하고 있다"며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는 국제 스피드스케이트장을 반드시 의정부시가 반드시 유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대한민국 스피드스케이트 선수의 62%가 수도권에 거주하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주목해야 된다"며 "매년 국내 경기와 국제 경기가 진행되면 선수를 포함 관계자들 1000명 이상이 의정부시에 들어옴으로써 시 관내 지역 경제의 긍정적 파급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차별화된 동계스포츠를 이끌어가는 선도 도시 의정부시에 국제 스피드스케이트장을 유치하면 경제적 파급효과와 지역경제의 긍정적 낙수효과, 그리고 스포츠 인프라 구축은 미래의 투자로 매년 국내 전국대회 통상 7개 대회와 각종 국제경기를 비롯해 세계선수권대회와 향후 또다시 동계올림픽 대회 등을 유치하는 대한민국 중심의 도시로 성장해 미래 세대들에게 물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빙상도시 경쟁력 키워야" VS "보조경기장 짓는 게 효율적"


이에 대해 의정부시는 "국제 스피드스케이트장 부지는 특정 종목의 스포츠시설보다는 시민을 위한 스포츠시설 및 현존하는 의정부 종합운동장이 보조경기장이 없어 전국체전이나 경기도체전 등의 스포츠대회를 할 수 없는 점을 보완한 보조경기장을 짓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입장이다.

또한, 시는 "이 부지에 시민 누구나 이용이 가능한 축구장, 조깅장을 비롯해 산책길 등을 조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스피드스케이트장은 인근 양주시가 유치하는 데 적극적으로 협조해 의정부 시민을 비롯해 의정부시 각 학교 선수 및 직장운동부, 시민들이 양주시민들과 동등한 조건으로 언제든 이용할 수 있도록 협약할 것으로 양주시가 동의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시는 "국제 스피드스케이트장이 시로 이전되면 운영 및 관리의 주체, 수익의 주체가 대한체육회로 의정부시에는 수익구조나 세수입이 없이 다만 방문객과 선수 및 관련자들의 지역 내 인근 상권에 경제적 수익 외에는 기대할 것이 없다는 판단으로 시민이 필요로 하는 시설들이 효과적이라는 판단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의정부=김동우 기자 bosun199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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