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스타 "10㎞ 걸어서 탈출"…진흙탕 변한 미국 사막 축제에 7만명 고립
[앵커]
미국 서부 사막에 이례적인 폭우가 내리면서 세계적인 캠핑 겸 문화 축제에 참여한 7만여명의 발이 묶였습니다.
사망자까지 나왔는데요.
김지선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마치 태풍이 휩쓸고 지나간 듯 온통 진흙탕으로 변한 캠핑장.
신발에 비닐봉지를 씌우거나 아예 스키를 타고 뻘밭을 헤쳐나갑니다.
<마틴 / '버닝맨' 축제 참가자> "이 진흙은 매우 미끄러워서 운전하거나 걷기 어렵습니다. 정말 엄청나게 미끄러워요."
미국 네바다주 사막 한가운데 세워진 임시도시, 블랙록시티에 기습 폭우가 덮친 것은 현지시간 2일.
하루 동안 연 강수량의 8분의 1이 쏟아지면서 '버닝맨' 축제에 온 7만명이 오도가도 못할 처지가 됐고, 사망자도 1명 발생했습니다.
차량 이동이 불가능해지자 도보로 겨우 빠져나왔다는 고생담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팝스타 DJ 디플로는, 이 차를 얻어타기 전 거의 10킬로미터를 걸었다며 트럭 짐칸에 탄 모습을 공개했습니다.
<데이비드 데이트 / '버닝맨' 축제 참가자> "수많은 유럽인들은 캠프에 쓰레기와 텐트, 기반시설을 남겨놓고 떠났습니다. 이것은 버닝맨에서 한 번도 볼 수 없었던 재앙입니다."
악조건 속에서도 일부는, 춤을 추거나 물놀이를 하며 축제를 즐겼습니다.
<'버닝맨' 축제 참가자> "역대 최고의 '버닝맨'입니다. 우리는 급진적 자립을 이루고 커뮤니티에서 서로를 돕고 있습니다. 최고의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주최 측은, 가능한 한 행사장 내에 머물며 준비해온 식량을 아껴 쓰고, 나눠 써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지난 1986년부터 매년 한 주일가량 진행되는 이 축제는 다소 반체제적 성격을 띤 캠핑 겸 문화 행사로, '자급자족'이 원칙입니다.
연합뉴스 김지선입니다. (sunny1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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