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면 울산 찾는 떼까마귀, 여름엔 어디 가나 봤더니
이보람 2023. 9. 4.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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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겨울 수만마리가 울산을 찾아 월동해 '겨울진객'으로 불리는 떼까마귀들은 어디에서 이 여름을 보냈을까.
울산 도심을 가로지르는 태화강 옆 대나무숲(6만5000㎡)은 우리나라에서 겨울을 나는 떼까마귀 중 66%가 찾는 국내 최대 월동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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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겨울 수만마리가 울산을 찾아 월동해 ‘겨울진객’으로 불리는 떼까마귀들은 어디에서 이 여름을 보냈을까. 이 떼까마귀들의 여름 서식지가 처음으로 확인됐다.
4일 울산시 야생동물구조센터가 국가철새연구센터와 함께 울산을 찾은 떼까마귀에 위치추적발신기를 부착해 이동경로를 추적한 결과, 지난 3월 울산을 떠난 떼까마귀는 중국 북동부 헤이룽장성과 러시아 아무르주 일대에서 여름을 보내며 번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가철새연구센터는 몽골야생동물보전센터와도 협력해 몽골의 떼까마귀에도 위치추적발신기를 붙였다. 지난해 7월 몽골 동부에 있던 떼까마귀 2마리는 가을 우리나라 내륙을 거쳐, 일본 큐슈에서 월동했다. 위치추적장치를 이용해 떼까마귀의 이동경로, 정확한 번식지 정보를 확인한 것은 국내에서 처음이다.
센터 관계자는 “떼까마귀의 국가간 이동정보와 분포지역에 대한 정보는 한국을 찾는 철새 관리를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할 것”이라며 “국내 분포 조사 및 행동권 등 추가 연구를 통해 떼까마귀 관리 정책을 지원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울산 도심을 가로지르는 태화강 옆 대나무숲(6만5000㎡)은 우리나라에서 겨울을 나는 떼까마귀 중 66%가 찾는 국내 최대 월동지이다. 2002년부터 해마다 10월이면 몽골과 러시아 등에서 떼까마귀가 날아와 이듬 해 3월까지 겨울을 보낸다. 지난해엔 8만9000여마리가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해질 무렵 태화강 대숲 인근 하늘은 떼까마귀가 펼치는 군무(群舞)로 까맣게 물든다.
떼까마귀가 울산을 찾는 이유는 주변에 먹이가 풍부한 지역과 천적으로부터 몸을 숨길 수 있는 대나무숲이 있기 때문이다. 떼까마귀의 먹이는 논 등에서 떨어진 곡식이다. 해 뜨기 전에 대숲에서 나와 울주군 두서면, 경북 경주, 경남 양산·밀양 등으로 흩어져 먹이를 찾는다. 해질 무렵이면 대숲 인근 전깃줄에 줄지어 앉았다가 군무를 펼친 뒤 잠자리에 든다.
울산시는 떼까마귀를 ‘생태관광’으로 활용하고 있다. 오염됐던 태화강이 깨끗해진 ‘생태 복원의 상징물’이라면서다. 매년 까마귀를 관찰하는 겨울철새학교를 연다. ‘까마귀 배설물 청소반’까지 운영한다. 도로와 마당, 차량, 장독대 등에 마구 떨어지는 까마귀 배설물로 인한 대숲 인근 남구 삼호동, 중구 태화·다운동 주민들의 불편 해소를 위해서다.
울산=이보람 기자 bora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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