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소문2' 강기영=韓 크리스찬 베일?.."체지방 5%, 치골에 힘줄 보일 만큼 체중 감량"[인터뷰①]
[OSEN=박소영 기자] 넉살 좋던 ‘오 나의 귀신님’, 다정하던 서브 아빠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속 강기영은 온데간데없다. 비릿한 매력의 ‘악’ 소리 나는 빌런 강기영만 안방에 남아 있을 뿐. tvN 토일드라마 ‘경이로운 소문2: 카운터 펀치’로 소름 돋는 존재감을 떨쳤던 배우 강기영의 이야기다.
3일 종영한 ‘경이로운 소문2’에서 강기영은 중국 카운터들을 죽이면서 갖게 된 강력한 염력을 소유한 3단계 악귀 필광으로 분했다. 뱀처럼 사람의 마음을 파고들어 악성을 일깨우는 교활한 능력의 소유자. 수면 아래에서 모든 걸 악마처럼 조종하는 그는 인간들의 파멸을 지켜보는 것을 즐기는 악귀 끝판왕이었다.
진선규, 김히어라와 함께 시즌2에 새롭게 투입된 강기영은 1회부터 농염한 분위기로 시청자들을 압도하더니 매회 폭발적인 존재감으로 안방을 장악했다. 기존의 사람 좋은 웃음과 센스 넘치는 애드리브 연기 대신 미치도록 악한 빌런 연기로 다시 한번 배우 인생 스펙트럼을 넓혔다.
체중 10kg까지 감량하며 필광 캐릭터를 완성시킨 배우 강기영을 만났다.
-‘경이로운 소문2’ 종영 소감이 궁금합니다.
한 작품이 끝났네요. OCN에서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1편에 이어 2편에 참여하게 돼 기뻤습니다. 연기 잘하는 배우들에게 한 수 배우는 기회였죠. 시즌1 빌런들에게 누를 끼치고 싶지 않았는데 잘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해 연기해서 미련은 없어요. 너무나 갈망하던 빌런 역할이었지만 처음에 걱정은 됐죠. 대중이 인정 안 할 것 같아서요. 큰 변화가 독처럼 다가올 것 같았는데 그런 식으로 피하면 한도 끝도 없을 것 같아서 기회가 왔으니 해보자 싶었네요. 제겐 김히어라, 진선규 배우가 있으니까(웃음). 캐스팅 얘기 듣고 힘을 받았어요. 아니나 다를까 현장에서 호흡을 맞춰보니 참 잘하는 배우들이라 많이 배웠네요.
-노출신도 많고, 몸을 어떻게 만들었나요?
제가 체지방이 많은 편도 아니고 예전에 아이스하키 했다는 자신감으로 몸은 준비했는데 쉽지 않더라고요. 열과 성을 다하기엔 준비 기간 3~4개월이 넉넉하지 않았죠. 촬영 일정이 바뀌면서 관리하는 데 더욱 스트레스가 컸는데 유지할 수 있도록 외형이 더 좋아진 것 같네요. 체지방이 5% 내외였어요. 살면서 체지방을 이렇게 적게 만든 적은 처음이었죠. 준비할 땐 힘들었는데 결과를 보니 필광으로서 만족스러웠네요. 촬영 당일에는 물도 거의 안 마셨거든요. 후회없이 해봤죠. 섹시했다고요? 제가 감히 스스로? 하하. 수분을 조절하는 순간 사진을 찍었는데 이렇게까지 뺄 수도 있구나 싶었더라고요. 크리스찬 베일이 감량한 것처럼 그 정도로 치골에 힘줄이 보이는구나 싶은 순간은 있었죠. 완전히 뺀 것도 아니고 5% 체지방이 남은 상태였는데 인간의 몸이 신기하더라고요. 더티 섹시를 목표로 했는데 더티로만 안 나와서 다행이에요.
-김히어라와는 섹시 무드, 진선규와는 빌런 케미가 컸어요.
김히어라와는 전우 같은 느낌이었어요. 같이 식단을 해서 몸을 만드는(웃음). 같이 고생하는 친구가 있으니 위안이 되더라고요. 필광과 겔리의 첫 등장이 강렬해야 했는데 우리가 그럴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는데요. 대본 지문에 ‘한 쌍의 뱀이 또아리를 트는 것처럼’이라고 돼 있더라고요. 부담스러웠지만 김히어라가 부끄러워하지 않고 당당하게 빌런을 표현하기에 나도 저렇게 해봐야겠다는 자신감이 들었죠. 대놓고 액션, 판타지니까 강기영이 공격 받는 느낌이더라고요. 시즌1은 배우들은 너무 잘하는데 우린 경험이 부족하니까. 실제로 목이 안 잡혔는데 목 졸린 연기 땐 호흡을 스스로 참아야 하니까 일부러 누가 잡아줬으면 좋겠더라고요. 갑갑하게 해줘야 리얼한 느낌이 나니까. 혼자서는 숨을 참으며 연기하니 답답했죠. 핑 돌 때가 있었는데 진선규 배우가 저를 잡아줄 때도 있고 제가 형을 잡아줄 때도 있고. 카메라 밖에선 살기 위해서 서로 지탱해줬어요.
-기존의 카운터즈 멤버들이 똘똘 뭉쳐 있었을 텐데 자연스럽게 융화됐는지?
유준상 배우는 같은 회사 소속이고 염혜란 배우는 예전에 '7일의 왕비'를 같이 해서 안면이 있는 사이였죠. 현장에서 국숫집 손님 대하듯이 품어주셨어요. 시즌1 배우들은 여유가 있으니까. 무엇보다 카운터즈가 봐도 필광이 매력 있는 빌런이었는지 선이 멋있어야 악이 멋있으니 케미를 살려보려고 다함께 으쌰으쌰 했죠. 시즌1을 해오면서 전우애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감독님과 배우들 케미가 너무 좋았죠. 빨린 우리가 섞여야겠다 싶었는데요 조화롭게 섞여주셨어요.
-필광이 너무 악하다는 생각이 스스로 들기도 했나요?
소중한 가족을 해하는 장면에선 스스로도 불쾌했어요. 저도 아이가 있으니. 그렇다고 필광을 표현 안 할 수 없으니 딥하게 생각 안 하고 만화적으로 원작에 충실한 작품으로 생각했죠. 이젠 건강한 히어로, 착한 히어로 연기가 하고 싶어요. 아이가 태어나고 내 작품을 본다면? 이 부분을 배우들이 고민하더라고요. 저도 배우로서 확장해야 하니까. 하지만 또 악역 제안이 들어온다면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 빌런이라면 또 해보고 싶네요. 중적인 면이 한 인물에 있을 때 배역이 매력적이더라고요.. 착해졌을 때 나빠지거나 양면성이 있는 빌런요. 이번에 준비 과정이 너무 힘들었지만 자신있다면 피하지 않을 것 같아요.
-그럼에도 시즌1에 비해 낮은 시청률이 아쉽지 않았나요.
궁금해서 검색해보긴 했는데 아쉽긴 했죠. 저 뿐만 아니라 바라본 배우들이 조금의 잔량도 남기지 않고 다 쏟아낸 작품이니까요. 평가가 보통이라 해도 미련은 없어요. 다들 쏟아냈거든요. 유쾌하고 재밌는 역할을 많이 해서 강기영으로서 고갈이 온 상황이었는데 스펙트럼을 넓히고 싶었거든요.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렸다면 변화의 가능성을 느낀 작품이라 생각해요. 조금조금씩 넓히다 보면 할 수 있는 역할이 많아지겠지, 더 오래 배우를 할 수 있겠지 싶고요. 무기를 하나씩 얻는 느낌이에요. 아이템에 대한 평가가 혹독하더라도 나한테 남아있는 것들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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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나무엑터스, 경이로운 소문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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