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외국인 관광객 70% 줄어든 ‘이 나라’

지난달 24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뉴시스

올해 상반기 중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가 코로나 팬데믹 전보다 약 7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인으로는 중국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 및 타 국가 간 정치적 긴장 확산 등이 꼽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3일 중국 당국 자료를 인용해 상반기 중국을 출입한 해외 여행객이 약 844만명으로, 2019년 상반기(3100만명)의 30%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업계 및 전문가 사이에서는 지정학적 긴장 고조 속 중국의 부정적 이미지 확산과 비즈니스 신뢰 상실 등이 외국인 관광객 감소 원인이 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여론조사 업체 모닝컨설트의 아시아 태평양 지역 수석분석가 스콧 모스코비츠는 “비용 문제를 넘어 중국과 서구 간 긴장 고조가 여행객들을 중국에서 떠나게 만드는 주요 원인”이라며 “외국 기업에 대한 중국의 적대적인 움직임이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상황에서, 외국인들은 중국이 자신들을 환영할지 의문을 품게 됐다”고 했다. 이어 “우리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과 미국 모두 내년에도 군사적, 경제적 긴장이 더욱 악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따라 사람들은 중국 여행 계획을 세우는 것을 주저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베이징 자금성 앞에 관광객들이 우비를 입고 서 있다. /AP 연합뉴스

실제로 외국인들은 이 같은 이유로 중국 여행을 꺼리고 있는 분위기다. 글로벌 단체 여행 상품을 판매하는 호주 여행사 인트레피드에 따르면 올해 중국 여행을 예약한 사람은 130명으로, 1000명이 넘었던 2019년에 비해 90% 가까이 줄었다.

자신의 성을 밝히지 말라고 요청한 호주 멜버른 거주 건축가 ‘발’은 “코로나 이후 첫 휴가지를 정하는데 중국은 후보군에도 오르지 않았다”며 “그다지 궁금하지도 않았고, 중국에서는 필수로 해야 할 것 같은 투어 여행을 선호하지도 않았다”고 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중국 여행사 CYTS 투어는 지난 3개월간 중국 관광을 10건도 진행하지 못했는데, 2019년 같은 기간에는 무려 200건 진행했다고 한다.

CYTS 투어의 찰리 정 대표는 그 원인을 정치적 갈등으로 인한 항공편 급감에서 찾았다. 정 대표는 “중미 간 긴장 고조로 미국발 중국행 항공편이 급감한 탓에 중국행 여행객 수가 줄었다”며 “여행객 수가 복원되길 바라지만, 중미 사이 너무 많은 문제가 있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미국 국무부도 지난 6월 중국 본토, 홍콩, 마카오 여행을 재고할 것을 권고했다. 당시 국무부는 “중국 정부는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 없이 현지 법을 자의적으로 집행하고 있다”며 “중국을 여행하거나 거주하는 미국 시민들은 범죄 혐의에 대한 정보 없이 영사 서비스도 받지 못하면서 구금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중국의 관광 산업이 이른 시일 내에 제자리를 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중국 문화여유국 산하 중국여유연구원의 류샹옌은 “제로 코로나 3년간 중국에 입국하는 해외 여행객이 없었기 때문에 중국 여행업계가 사업을 재개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며 “해외 여행객 수가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하는 데는 향후 3년이 더 걸릴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