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세트 접전 끝에 신승 거둔 ‘삐약이’ 신유빈 “경기가 생각한대로 흘러가지 않아 살짝 당황...이제는 적응 끝냈어요”

남정훈 2023. 9. 4.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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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평창 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 여자 단체전 한국과 태국의 8강전이 치러진 4일 강원도 평창돔.

1단식에 나선 단식 세계랭킹 33위의 전지희(31·미래에셋증권)가 태국 대표팀 에이스인 세계랭킹 41위 수타시니 사웨타붓을 세트스코어 3-0으로 잡으면서 한국이 1-0으로 앞서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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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평창 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 여자 단체전 한국과 태국의 8강전이 치러진 4일 강원도 평창돔. 1단식에 나선 단식 세계랭킹 33위의 전지희(31·미래에셋증권)가 태국 대표팀 에이스인 세계랭킹 41위 수타시니 사웨타붓을 세트스코어 3-0으로 잡으면서 한국이 1-0으로 앞서나갔다.

2단식에 나선 선수는 여자 대표팀 에이스인 단식 세계랭킹 9위의 ‘삐약이’ 신유빈(19·대한항공). 상대는 세계랭킹 88위의 오라완 파라낭으로 한 수 아래의 기량을 가진 선수라 신유빈의 낙승이 예상됐다. 그러나 신유빈은 대회 첫 실전이라 몸이 덜 풀린 듯 1세트부터 고전하며 6-11로 패했다. 2세트 초반에도 흔들리며 4-8까지 끌려간 신유빈은 그제서야 몸이 풀린 듯 추격전을 개시해 동점을 만들어낸 뒤 듀스 접전 끝에 12-10으로 따내며 세트 스코어를 1-1 동점으로 만들었다.

이날 승부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 3세트. 두 선수의 세계랭킹 차이는 컸지만, 이날 보여준 기량과 기세는 비슷했다. 신유빈의 장기인 백핸드 드라이브에 파라낭이 잘 대처하면서 경기는 혼전으로 펼쳐졌다. 11점까지 한 점차 이내의 접전으로 붙어가면서 또 다시 듀스에 돌입했고, 일진일퇴 공방전 끝에 신유빈이 15-17로 패했다.

패색이 짙어진 순간. 신유빈의 집중력이 빛을 발했다. 4세트도 접전으로 치러졌지만, 신유빈은 11-9로 잡아내며 세트 스코어를 2-2 동점으로 돌려놨다. 마지막 5세트. 이날 처음으로 신유빈이 넉넉한 리드를 잡아냈다. 세트 초반 4-0으로 앞서나가며 승기를 잡은 신유빈은 5세트를 11-4로 잡아내며 팀에게 1승을 안겼다.

지난달 29일 강원 평창돔에서 진행된 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 한국 대표팀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신유빈이 훈련을 하고 있다.    대한탁구협회 제공.
신유빈에 이어 3단식으로 등장한 여자 대표팀 ‘맏언니’ 서효원(36·한국마사회)은 전성기 시절 세계랭킹 8위까지 올랐던 특유의 수비력을 앞세운 노련미 앞에 세계랭킹 126위의 진니타 사웨타붓은 맥을 못 췄다. 1,2세트를 각각 11-5, 11-6으로 가볍게 잡아낸 서효원은 3세트는 듀스에 돌입했지만, 한 수 위의 기량을 선보이며 15-13으로 잡아내며 한국의 4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경기 뒤 믹스트존에서 만난 신유빈은 “첫 경기였는데, 언니들과 같이 이길 수 있어서 좋았다. 앞으로 남은 경기도 더 좋은 내용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2023 평창 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에 출전하는 대한민국 신유빈이 지난달 29일 강원 평창돔경기장에서 훈련 전 스트레칭을 하고 있다.   뉴시스
언니들과 다르게 힘들게 경기를 풀어갔다는 질문에 신유빈은 “제가 원하는 대로 경기가 흘러가지 않았다. 그래도 이겨냈으니 다행이다. 더 좋은 경기를 만들 수 있도록 더 연구해야 할 것 같다”라고 답했다.

3세트를 기나긴 듀스 접전 끝에 내줬을 때 심경은 어땠을까. 신유빈은 당시를 회상하며 다소 생각에 잠기더니 “그냥 제가 생각한대로 경기가 흘러가지 않아 ‘좀 어렵다’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래도 경기를 거듭할수록 적응을 점점 하고 있던 상황이라 ‘다음 세트에는 더 괜찮을 것 같다’라는 생각을 했다. 5세트 초반에 치고나갈 때도 ‘이겼다’라는 생각보다는 ‘좀 더 감을 찾고, 느껴보자’라는 생각으로 임했다”고 설명했다.

평창=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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