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면 터진다, 검증된 황희찬의 존재감과 숙제

황민국 기자 2023. 9. 4.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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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찬. 게티이미지코리아



빼어난 재주는 송곳처럼 주머니를 뚫고 나오게 마련이다. 주전과 벤치 사이를 오가는 황희찬(27·울버햄프턴)도 기회만 잡으면 골 맛을 보고 있다. 매년 그의 발목을 잡는 건강 문제만 극복한다면 프리미어리거로 롱런도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황희찬은 지난 3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2023~20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4라운드 크리스털 팰리스와 원정 경기에 교체 투입됐다. 햄스트링(허벅지 뒷근육) 부상으로 우려를 모았던 그는 울버햄프턴이 0-1로 끌려가던 후반 15분 그라운드를 밟았다. 그리고 5분 만에 골 맛을 봤다. 프리킥 찬스에서 감각적으로 방향을 돌리는 만회골이었다. 의도했던 헤더보다는 어깨에 맞은 득점에 가까웠지만 득점 본능은 여전했다.

황희찬은 관중석을 향해 두 귀를 기울이는 세리머니로 자신의 귀환을 알렸다. 울버햄프턴은 아쉽게도 2-3으로 패배했지만 황희찬은 왜 자신이 울버햄프턴에 필요한 선수인지를 입증했다.

황희찬의 남다른 가치는 통계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스포츠통계업체 ‘옵타’에 따르면 황희찬은 2021년 9월 울버햄프턴에 입단한 이래 10골을 기록해 올 여름 알 힐랄로 떠난 후벵 네베스와 함께 팀 내 최다 득점이다. 차순위인 다니엘 포덴세가 8골이라는 사실을 고려하면 황희찬이 울버햄프턴에 남은 선수에선 가장 소중한 득점원인 셈이다.

다만 황희찬이 울버햄프턴에서 주전을 꿰차려면 자신을 둘러싼 건강 문제를 극복할 필요가 있다. 그는 2019년 3월 독일 함부르크에서 뛰던 시절부터 햄스트링 부상으로 고생했다. 울버햄프턴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2021년 12월에도 같은 부위에 통증을 느껴 한참동안 그라운드를 떠나야 했는데, 최근에도 이 부상으로 우려를 모았다. 다행히 그가 1주일 만에 복귀해 골 맛을 봤지만 꾸준히 경기를 뛸 수 있는 몸 상태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황희찬의 건강 상태는 그가 선발(33경기 5골)로 뛸 때보다 교체(28경기 5골)로 투입될 때 효율성을 높이는 문제도 있다. 황희찬은 선발 출전한 경기에선 478분마다 1골을 넣은 반면 벤치에서 출발할 때는 139분마다 득점을 기록했다. 황희찬이 이번 시즌 넣은 2골이 모두 교체 출전으로 기록하면서 슈퍼 서브로 인식이 굳어질 우려가 있다는 평가다.

황희찬이 건강 관리에 누구보다 노력하는 선수라 아쉬움이 더욱 크다. 황희찬은 지난해 한 방송을 통해 훈련 프로그램 뿐만 아니라 식단까지 부상을 줄이는 데 얼마나 공을 들이는지 공개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둘러싼 부상 이슈가 반복되는 것은 프리미어리그가 얼마나 치열한 무대인지 짐작하게 만든다. 황희찬이 부상 확률을 높이는 스프린트를 조금씩 줄이면서 골을 넣고 있다는 사실이 다행이다. 황희찬은 빠른 발이 무기이지만 최근 득점을 살펴보면 타이밍을 살리는 득점이 눈에 띈다. 프리미어리거로 롱런을 다짐하고 있는 황희찬의 노력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궁금하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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