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톡]과학기술 인식 재정립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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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에서 한숨이 터져 나온다.
KAIST 교수를 역임, 과학기술계에 연이 깊은 안철수 위원장이 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맡았고,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취임사에서는 "도약과 빠른 성장은 오로지 과학과 기술, 혁신에 의해서만 이뤄낼 수 있다"고 그 역할을 강조했다.
현장에서는 '정치적 목적과 수사에 종속된 과학기술정책의 말로'라는 말도 나왔다.
이런 예산 정책 아래에서 현 정부가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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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에서 한숨이 터져 나온다. '이럴 수 있느냐'는 가시 돋은 말도 들린다. 내년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을 마주한 후 연구현장 곳곳의 반응이다.
내년도 R&D 예산이 무려 16.6%나 줄었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산하 25개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 주요 사업비는 25.2%나 삭감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를 비롯한 4대 과기원도 내년도 주요 사업비 12%가 깎여나갔다. 더욱이 적어도 이번 정부에서는 R&D 예산이 늘어나는 것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내년 예산안과 함께 나온 중기재정운용 계획은 2027년까지 총지출 연평균 증가율을 3.6%로 제시하는 한편, R&D는 0.7%를 책정했다.
아무리 국가 채무가 막대하고, 긴축이 불가피하다지만 연구 현장에 미친 칼끝은 어느 때보다 날카로웠다. 이 정도일 줄은 몰랐지만, 어느 정도 긴축이 예상되기도 했다. 과학기술을 보는 정부 시각이 '악화일로'를 걷기 때문이다.
처음은 긍정적이었다. KAIST 교수를 역임, 과학기술계에 연이 깊은 안철수 위원장이 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맡았고,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취임사에서는 “도약과 빠른 성장은 오로지 과학과 기술, 혁신에 의해서만 이뤄낼 수 있다”고 그 역할을 강조했다.
그런데 불과 몇 개월 지나지 않아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이 나오면서 주된 연구 현장인 출연연에도 칼날이 향했다. 북돋을 대상이 아닌, '효율화' '긴축' 대상이 됐다. 연구 현장을 두고 예산을 나눠 먹는 '이권 카르텔'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연구 현장이 미래 성장동력 창출처에서 적(敵)으로 낙인찍히고 예산 삭감 폭탄을 맞기까지 2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 과학기술에 대한 현 정부의 초심이 그저 '립 서비스'에 불과했다는 말이 나온다. 현장에서는 '정치적 목적과 수사에 종속된 과학기술정책의 말로'라는 말도 나왔다.
이런 예산 정책 아래에서 현 정부가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혹여 그렇다면 그 말에는 힘이 실리지 않을 것이 자명하다.
벌써 연구 현장이 허리띠 졸라매기에 분주하다. 과제·사업을 솎아내는 과정에서 튼실한 알곡을 흘려보낼 수도 있다. 지금 당장은 성과 창출이 요원해도, 뜻깊고 전도유망한 R&D에 제동이 걸릴까 두렵다.
과학기술 투자는 미래를 대비하는 것이다. 긴축은 당장 재정에 도움이 되지만 5년, 10년 뒤 향후 국가 성장 둔화를 부를 수 있다. 과학기술에 대한 정부의 인식부터 재정립해야 한다.
현행 연구과제 중심제도(PBS)에 대한 개선 논의도 이뤄져야 한다. 애초에 연구 현장이 정부에 카르텔로 비춰지게 된 근본 원인이 여기에 있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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