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그린피와 캐디피·카트까지, 그렇게 올려받고 무얼 바래?”.. 골프장 성적, ‘바닥’ 칠 수 밖에

제주방송 김지훈 2023. 9. 4.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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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가’ 그린피.. 골퍼 피로감 가중
전국 골프장, 내장객 감소세 ‘뚜렷’
제주 순이익 2배 ‘뚝’.. 전국 최하위
해외 골프 급증 ↔ 높은 요금 고수
이탈 계속.. “이용료 관행 개선돼야”


전국 골프장 내장객이 줄었습니다. 코로나19 시기 수혜에 연연하며 고가 그린피(이용료)에 목매고, 급기야 캐디피에 카트비까지 올려 받으면서 골퍼 부담을 가중시킨게 부메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나마 다소 안정되나 싶은 물가에도 고공행진인 골프장들의 관행은 고스란히 소비자물가로 드러났습니다. 골퍼들은 안에선 지갑을 닫고 밖으로 나가선 주머니를 털었습니다. 골프장 매출이 늘어날래야 늘어날 수 없습니다.


오늘(4일) 한국골프장경영협회가 발표한 2023 상반기 전국골프장 운영실적 현황에 따르면, 제주지역 골프장 성적이 가장 최하위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번 조사는 전국 골프장의 전년도 동기 대비 운영실적과 올해 실적을 비교 분석한 결과입니다.

발표에 앞서 협회는 지난 7월 28일부터 8월 10일까지 2주 동안 전국에서 운영 중인 18홀 이상 정규 골프장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했다고 밝혔습니다. 전체 127개 사가 조사에 응했고, 이 가운데 협회는 유효자료를 제출한 100개 사를 표본으로 통계를 산출했습니다.


조사 결과 전국 골프장 내장객 수는 2022년 상반기 대비 6.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매출액과 입장수입은 5.2%와 5.8%,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각각 24.5%, 23.9% 줄었습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곳은 제주로 나타났습니다. 순이익이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114.8%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상반기 내장객은 전년 대비 17.4% 줄었고 매출액이 23.4%, 영업이익도 56.5% 감소하면서 모두 전국 평균은 물론, 타 지자체 수준을 크게 웃돌았습니다.

실제 제주만 해도 코로나19 당시 역대급 호황을 누렸던 골프장 내장객은,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94만 2,14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20만 1,499명)에 비해 21.6%나 급감한 것으로 나타난 바 있습니다.

높은 요금으로 인한 수요 이탈은 물론 코로나 방역 완화 이후 동남아와 일본으로 나간 골퍼들이 늘었고, 지난해까지도 골프를 즐겼던 젊은 층 등이 대거 빠진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충청지역은 내장객 수와 매출액, 입장수입, 영업이익에서 전체적으로 감소했지만 그 차이가 크지 않은 반면 경기, 호남 지역은 내장객 수와 매출액이 크게 줄지 않은 것에 비해 영업이익 과 순이익에서 큰 감소세를 보였습니다.

회원제, 대중제 운영방식에 따라 살펴보면 회원제와 대중제, 혼용 운영, 세 방식 모두 내장객 수가 각각 6.9%, 6.1%, 7.8%로 감소해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다만 영업이익은 회원제가 32.9%, 대중제 19.5% 감소해 차이를 보였습니다.

한국골프장경영협회는 “엔데믹으로 전환된 이후, 코로나 팬데믹 기간 중 상승한 골프장 그린피에 피로감을 느낀 골퍼들이 해외 원정골프로 많이 빠져나가게 된 것”이라면서 “국내 경기의 침체와 맞물려 운영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부진한 상황”으로 분석했습니다.


그럼에도 골프장들의 요금 관행은 크게 개선된 모습이 타진되지 않습니다. 값비싼 이용료에 불만이 커진 골퍼들이 해외여행 재개에 일본이며 동남아 골프장으로 시선을 돌리고, 국내 골프장들의 이용료와 서비스 개선 주문이 이어지지만 뚜렷한 반응을 보이지 않는 탓입니다.

제주만 해도 ‘반짝’ 도민 할인 등을 실시했다가 다시 성수기 요금 수준으로 돌아가는 실정으로, 여전히 높은 이용료 수준이 나아지지 않는 모습입니다. 오히려 8월보다 9월 그린피가 소폭 오르는 곳까지 보이고 있습니다.

또 통계청에 따르면 골프장 이용료 소비자 물가지수는 지난달 115.4로,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7월(98.29)과 비교할 때 17.4% 올랐습니다.

증감률로 봐도, 7월 소비자물가지수가 2.3%일 때 골프장 이용료 물가지수는 4.2%로 두 배 수준인데다, 제주만 해도 소비자물가 1.2%일 때 4.2%로 높은 부담 수준을 반영했습니다.

반면 골프장 이용은 저조해, 한국관광 데이터랩에 따르면 국내 골프장 소비 지출액은 지난달 1,812억 원으로 전년(2,161억원) 대비 16.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골프 전담상품을 구성하는 한 여행사 관계자는 “해외 골프 수요가 늘면서 여행사마다 국내보다는 동남아나 일본 등을 타깃으로 한 맞춤 패키지 상품을 경쟁적으로 출시하는 분위기”라면서 “전담부서도 구성하고 전략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국내 골프장 입지는 더 줄어들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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