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가 쓰지 마세요" 9·4 공교육 멈춤의 날 학교 현장 '갈등'

서충섭 기자 2023. 9. 4.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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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7개 학교 재량휴업…전남은 0, 병가 처리 학교별 온도차
광주 362명 병가·연가, 시교육청 대체인력 420명 투입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서이초 교사 추모 및 입법촉구 7차 교사 집회에서 참석자들이 악성민원인 강경 대응을 촉구하고 있다. 2023.9.2/뉴스1

(광주=뉴스1) 서충섭 기자 = 서울 서이초 교사의 49재를 맞아 전국 교사들이 공교육 정상화와 교권 회복을 위한 '9·4 공교육 멈춤의 날' 집단행동에 들어간 가운데 일선 학교들에서 교사들의 병가 신청을 반려하는 등 갈등이 속출하고 있다.

교사들은 이날 하루 병가와 연가 등을 내고 서이초 교사의 추모활동에 동참, 교사 권익 신장 목소리를 내겠다는 입장이지만 교육당국은 교육부의 징계 요구 등 강경 대응 방침이라 교사의 휴업을 인정할 수 없다는 방침이다.

4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광주에서는 7개 초등학교가 휴업하고 연가는 25명, 병가는 337명이 제출했다.

병가의 경우 당일 제출도 가능하지만 연가는 당일 교육 상황을 고려해 사전에 제출해야 해 당일 제출이 사실상 어렵고 4일 이전에 제출됐다.

시교육청은 교육행정직원 191명, 퇴직교원 199명, 초등순회교사 30명 등 420명의 지원인력풀을 구성하고 인원 요청이 오는 학교에 지원하고 있다.

현재 18개 학교에 지원인력을 배치해 교육활동 전반과 등·하교 안전지도를 지원하고 있다.

일부 학교들은 자체적으로 대체학습을 실시하거나 점심 이후 단축수업을 실시할 방침이다.

이정선 교육감은 "학교 현장 어려움을 돕기 위해 긴급상황반을 운영, 서이초 교사에 대한 애도·추모와 더불어 아이들의 학습권 보호도 함께 감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 시도교육청은 이날 병가와 연가를 제출한 교사 현황을 교육부에 보고할 방침이다.

교육부가 이날 연가·병가 사용을 승인하거나 임시 휴업 결정을 한 학교장과 교사에 대해 최대 파면, 해임 징계를 요청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일선 학교에서는 병가 신청을 두고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광주 한 초등 교사는 평소 앓던 병력을 이유로 이날 병가를 신청했으나 학교측은 교육부 지침으로 병가 승인이 불가능하다며 출근을 요청했다.

광주 또다른 초등학교도 교사들의 병가신청을 진단서 첨부를 전제로 검토했으나, 실제로 업무가 불가능할 정도인지 확인해야 한다는 교육청 방침에 결국 병가 결재를 받지 않기로 했다.

반면 한 학교에서는 400명이 넘는 학부모들이 이날 체험 학습을 신청하며 교사들의 '공교육 멈춤의 날' 취지에 동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시교육청은 앞서 각급 학교장들에 "교육부가 공교육 멈춤을 위한 휴업과 휴가는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고, 기존 휴업 학교도 결정을 철회하도록 했다. 교육과정 파행 운영이 예상될 경우 학교 실정에 맞는 대책을 강구하시길 바란다. 교육받을 권리와 학습권 보호 요구를 함께 감당해야한다"는 안내 문자를 보냈다.

전남에서는 재량 휴업을 실시한 학교가 한 곳도 없다. 전남도교육청은 병가와 연가를 제출한 교사 현황을 집계하지 않기로 했다.

정부의 징계 위협에도 상당수 교사들이 실제로 병가와 연가를 제출하면서 향후 징계를 둘러싸고 교육현장의 갈등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교사들은 지적하고 있다.

사망한 서이초 교사를 추모하려는 교원단체와 지역 교육 수장들의 행보도 분주하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광주지부와 광주교사노조, 실천교사, 광주교총 등 교원단체는 이날 오후 5시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집회를 갖고 서이초 교사 추모와 아동학대법 개정을 촉구한다. 교원 3000명~5000명이 참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정선 광주시교육감은 앞서 이날 오전 8시 광주시교육청 시민협치진흥원설립추진단에 마련된 서이초 교사 추모공간을 찾아 참배했다.

전교조 전남지부 등 전남 교원단체들도 이날 오후 5시 전남도교육청 앞에서 1000명~2000명이 참여하는 집회를 갖고 추모행사를 갖는다.

서울 교사 집회 참여한 김대중 전남도교육감.(김대중 교육감 SNS 캡처)2023.9.4./뉴스1

김대중 전남도교육감은 지난 2일 서울 국회 앞에서 열린 서이초 교사 추모 교사대회에 참석했다.

김 교육감은 이날 오후 5시에 있을 전남도교육청 앞 추모집회에도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zorba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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