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그날들', 이름값 증명한 10주년…누적 관객 65만 돌파
뮤지컬 '그날들' 10주년 기념 공연이 지난 3일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그날들'은 고(故) 김광석이 부른 명곡들을 엮은 주크박스 뮤지컬로 청와대 경호실을 배경으로 의문으로 남은 정학, 무영, 그녀 세 사람 사이의 20년 전 '그날'의 사건을 시공간을 교차하는 드라마틱한 연출로 그려내는 작품이다.
고 김광석의 명곡들과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장유정 작·연출의 탄탄한 극본과 특유의 영리하고 유쾌한 연출에 장소영 음악감독의 유려한 편곡과 웅장한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더해지며 2013년 초연 이후 창작 뮤지컬 역사상 결코 쉽지 않은 10주년이라는 역사를 이어왔다.
이번 시즌 10주년을 맞아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프로덕션으로 작품의 완성도, 배우들의 열연, 흥행 등 모든 부분에서 정점을 찍었다. 이유 있는 10주년이라는 평단의 호평을 이끌어내며 초연 이후 누적 관객 65만명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사랑했지만', '이등병의 편지', '서른 즈음에' 등 세대를 뛰어넘어 사랑받고 있는 명곡들이 남녀노소 전 세대를 하나로 이어 부모님을 모시고 오는 가족 단위 관객들과 중장년층을 극장으로 이끌며 두루 사랑을 받았다. 또한 오프닝부터 눈을 뗄 수 없는 화려한 군무와 레펠, 검도, 특공무술, 격투 등 고강도 액션 장면은 물론이고 회전무대를 활용한 속도감 있는 장면 전환과 감성적인 영상미로 풍성한 볼거리까지 선사했다는 호평이 이어졌다.
역대급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았던 이번 10주년 기념 공연은 초연부터 함께 한 배우들은 물론이고 새로운 캐스트가 더해지며 작품의 시너지를 더했다. 초연부터 전 시즌을 함께하며 작품의 상징적인 배우로 자리한 정학 역의 유준상은 명불허전한 무대 장악력으로 카리스마 넘치는 경호부장 역을 선보였으며 커튼콜에서는 매번 재치 있는 팬서비스로 관객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했다.
이건명은 호소력 짙은 매력적인 가창력과 다년간의 내공이 깃든 남다른 표현력으로 냉정함과 따뜻함을 오가는 ‘정학’ 역을 보여주며 사랑받았고, 오만석은 진심을 담은 감정 연기로 작품의 무게감을 더했으며 특히 1막 엔딩에서 3단 고음을 선보이며 관객들의 박수 갈채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엄기준은 빈틈없는 연기력과 밀도 높은 감정선으로 캐릭터를 완벽 소화하며 관객을 단번에 집중시키는 특별한 존재감을 선보여 찬사를 받았다.
'무영' 역의 오종혁은 완벽한 액션과 안정적인 연기력에 따뜻한 보이스까지 더해지며 자신만의 전매특허 무영을 오롯이 표현했으며 오랜만에 무대로 돌아온 지창욱도 가창력은 물론이고 캐릭터에 입체감을 더하는 특급 연기로 설렘을 유발했다. 새로운 캐스트로 주목받은 김건우는 맞춤옷을 입은 듯한 연기는 물론이고 안무, 노래까지 출중하게 소화하며 장르 불문한 전천후 배우임을 입증했다. 영재 또한 부드러운 음색이 돋보이는 보컬과 회가 거듭할수록 한층 깊어진 캐릭터 표현력으로 앞으로의 활약을 더욱 기대하게 만들었다.
정학과 무영 사이 의문의 여인 '그녀' 역의 김지현은 몰입도를 높이는 탁월한 연기로 복잡다단한 감정이 묻어나는 캐릭터를 완벽하게 그려냈다. 최서연은 독보적 매력인 아름답고 유려한 목소리와 세심하면서도 감성적인 연기력으로 관객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제이민은 뛰어난 성량과 풍부한 감정 처리가 돋보이는 섬세한 열연으로 깊이를 더하며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으며, 효은은 뒤늦은 합류가 무색할 만큼 캐릭터에 완벽하게 녹아 드는 유연함을 발휘하여 베일에 싸인 그녀를 신비롭게 표현해내며 호평 받았다.
운영관 역의 서현철, 이정열, 고창석은 특유의 푸근함과 따뜻함으로 작품의 분위기를 한층 깊게 만들었고, 극의 재미를 더해준 대식 역의 최지호, 김산호, 상구 역의 박정표, 정순원, 손우민은 매 회 진화하는 애드리브로 관객들을 웃음 짓게 만들었다. 특히 몸을 사리지 않는 액션 연기로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하며 뜨거운 환호를 받은 23명의 앙상블 배우들도 숨은 공로자로 호평 받으며 폭넓은 사랑을 받았다.
10주년 흥행의 저력을 보여준 뮤지컬 '그날들'은 오는 10월부터 안성, 대구, 강릉, 대전 등 지방 투어 공연에 돌입한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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