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시간 속으로', 시대 관통하는 운명적 사랑…원작 뛰어넘을까 [종합]

넷플릭스 오리지널 '너의 시간 속으로' 제작발표회
원작 대만드라마 '상견니' 인기 뛰어넘을까 
안효섭·전여빈·강훈이 그리는 운명 로맨스

배우 강훈(왼쪽부터) 전여빈 안효섭 김진원 PD가 4일 오전 서울 중구 앰배서더 서울 풀만에서 열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너의 시간 속으로’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스1

시대를 관통하는 운명과 사랑의 이야기 '너의 시간 속으로'가 곧 전 세계 시청자들을 만난다. 원작인 대만 드라마 '상견니'의 강점은 살리면서도 K-드라마의 톤과 결으로 청춘과 로맨스, 또 미스터리 장르적 매력으로 차별점을 꾀했다. 이처럼 주역들의 고민 속에서 완성된 '너의 시간 속으로'는 모두가 사랑할 수 있는 '진정성'으로 큰 여운을 남길 전망이다.

4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앰버서더 서울 풀만에서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너의 시간 속으로'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행사에는 안효섭 전여빈 강훈과 김진원 감독이 참석했다. 작품은 1년 전 세상을 떠난 남자친구를 그리워하던 준희가 운명처럼 1998년으로 타임슬립해 남자친구와 똑같이 생긴 시헌과 친구 인규를 만나고 겪게 되는 미스터리 로맨스다. '너의 시간 속으로'는 시간을 넘나들며 몰입을 부르는 타임슬립 서사, 아련하고 절절한 오랜 연인의 사랑과 풋풋한 학창 시절 첫사랑이 모두 담긴 로맨스, 흥미로운 미스터리 등이 함께 어우러진 다채로운 재미를 관전 포인트로 내세웠다.

드라마 '나의 나라' '그냥 사랑하는 사이'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에서 섬세하고 서정적인 연출을 선보인 김진원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김 감독은 "원작 '상견니'의 팬이다. 리메이크가 된다는 소식을 듣고 안 하길 바랐다"면서도 "대본과 연출 제안을 받았을 땐 고민하지 않고 수락했다. 원작에 대한 애정도 있었지만 (대본 안에서) 우리만의 톤, 결이 느껴졌다. 이미 결과를 알고 있음에도 계속 뒷 이야기가 궁금해졌다"고 말했다.

4일 오전 서울 중구 앰배서더 서울 풀만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너의 시간 속으로’ 제작발표회가 열리고 있다. 뉴스1

원작과 다른 톤을 형성해야 하는 리메이크 형태이기 때문에 김 감독은 가장 먼저 원작 팬들이 가장 궁금해 할 지점을 고민했다. 특히 원작인 대만 드라마는 '상견니'는 완성도 높은 이야기와 배우들의 호연으로 큰 팬덤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너의 시간 속으로'는 원작이 가지고 있는 진정성은 살리되 이야기에 대한 새로운 해석 및 미술, 공간, 배우들의 연기, 각색 과정을 거치면서 고유한 매력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이 과정에서 안효섭 전여빈 강훈 세 명의 배우는 시간을 오가며 깊어지는 감정선과 다채로운 장르 변주를 발군의 연기력으로 소화하며 시청자들의 몰입을 자아낼 예정이다. 먼저 전여빈은 "감정으로 뜨거워지거나 차가워지는 순간이 많았다"면서도 "너무 행복한 현장이었다"고 떠올렸다.

주역들은 입을 모아 시나리오의 높은 완성도를 향한 신뢰를 드러냈다. 안효섭은 "원작이 있는지 몰랐는데 대본을 보면서 소름이 돋았다. 읽자마자 감독님을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전여빈은 "'상견니' 원작을 너무 재밌게 봤다. 배우로서 욕심나는 작품이었다. 운명처럼 제게 시나리오가 왔고 이 기회를 놓칠 수 없다는 생각에 손을 잡게 됐다"면서 애정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강훈은 "대본을 처음 읽었을 때 너무 재밌게 읽었다. 감독님과 미팅을 하면서 인규라는 인물을 잘 표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여드렸다"고 말했다. 안효섭 전여빈과 달리 강훈은 오디션으로 이번 작품에 참여하게 됐다. 오디션을 봤을 때 신인이었던 강훈은 첫 대사 만으로 감독과 작가를 매료시키며 단번에 합격을 따냈다. 당시를 두고 강훈은 "너무 기분이 좋았다"면서 뿌듯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배우 강훈(왼쪽부터) 전여빈 안효섭이 4일 오전 서울 중구 앰배서더 서울 풀만에서 열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너의 시간 속으로’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스1

현장 분위기는 어땠을까. 전여빈은 "감독님이 비타민 D, 햇님의 역할을 해주셨다. 강훈이 비타민 역할을 해줬고 효섭 씨가 제2의 비타민이었다"고 언급해 웃음을 자아냈다.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도 배우들은 이번 작품에서 시대를 오가고 두 인물을 동시에 소화해야 하는 무거운 과제를 안아야 했다. 안효섭은 "서사에 집중했다. 인물의 삶을 구분해서 몰입했다"면서 이야기에 집중한 비결을 밝혔다. 아울러 1990년대와 현대를 오가면서 연기한 소감에 대해 "많은 나이를 통틀어서 연기를 해야 했다. 외적으로도 디테일을 살려서 변화를 보여주고 싶었다. 그런 지점을 시청자들이 재밌게 봐주셨으면 한다"고 기대감을 전했다.

감독의 극찬도 이어졌다. 김 감독은 안효섭을 두고 "경쾌함부터 무거움까지 표현하는 배우다. 의사와 회사 대표까지 소화를 했다.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 헐렁한 스타일로 나왔는데 자기도 모르는 개구진 모습이 있다. 여전한 소년미가 있다. 극 전체를 바라보는 시선과 집중력이 좋은 배우"라고 극찬했다. 아울러 전여빈에 대해선 "많은 준비를 해오는 배우다. 촬영을 할 땐 날것 그대로의 연기가 나온다. 자기도 모르게 갑자기 폭발적인 힘을 갖는다. 순간적으로 인물에 동화되는, 진짜의 감정이다. 그렇기 때문에 저희 이야기가 판타지임에도 현실적인 힘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행사 말미 안효섭은 과거를 돌아갈 수 있다면 언제로 돌아가겠냐는 질문에 "부모님의 젊은 시절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같은 질문에 전여빈은 "할머니의 학창시절로 돌아가 친구가 되고 싶다. 내리사랑만 받아서 이제는 주고 받는 사랑을 나누고 싶다"고 밝혔다. 강훈은 "현실이 너무 행복하다. 부모님에게 언제로 가고 싶냐고 여쭤보고 싶다. 두 분 다 살아계시다"라고 덧붙여 웃음을 선사했다.

'너의 시간 속으로'는 1년 전 세상을 떠난 남자친구를 그리워하던 준희가 운명처럼 1998년으로 타임슬립해 남자친구와 똑같이 생긴 시헌과 친구 인규를 만나고 겪게 되는 미스터리 로맨스다. 넷플릭스 제공

'너의 시간 속으로'는 음악적 요소를 적극 활용하기도 한다. 김 감독은 "음악 삽입 전후로 전혀 다른 작품이 된다. 음악이 타임슬립을 하는 주요한 매개체이기 때문에 음악이 주는 힘이 컸다"고 설명했다. 작품 속 다양한 리메이크와 신곡들이 라인업을 형성한다. 가사가 없는 스코어들은 90년대 인기를 끌었던 뉴에이지 장르를 사용하여 섬세하게 감정을 만들었고, 과거는 리메이크곡들을 활용하여 향수를 자극하고 현재는 오리지널 곡을 활용하는 방법으로 시간대를 넘나드는 이야기에 차별성을 더했다. 뉴진스의 '아름다운 구속', 멜로망스 김민석의 'Never Ending Story', 림킴의 '벌써 일년', 홍대광 '사랑과 우정 사이' 등 쟁쟁한 뮤지션이 참여해 수많은 명곡을 리메이크했다.

김 감독은 가장 화제를 모았던 뉴진스와의 OST 작업에 대해선 "뉴진스 합류는 우리가 선택당한 것이다. '아름다운 구속'은 과거와 현재가 다 어울리는 곡이기에 뉴트로라고 생각했다"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이어 "걸그룹이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꿈을 크게 가져볼까. 그때 '디토' 뮤직비디오가 나왔다. 그 뮤직비디오에 나온 학교가 실제로 저희 촬영지다. 운명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뿌듯한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너의 시간 속으로'는 넷플릭스에서 오는 8일 전 세계 공개될 예정이다.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