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부정부패 얼마나 심하길래…전시인데 뒷돈 받고 병역 회피 돕고
"전시 부패 반역죄로 처벌" 젤렌스키의 초강수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우크라이나는 고질적인 부패라는 곪은 상처를 떠안고 있다. 부패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의 전쟁 중에 국방장관을 해임한 배경이기도 하고, 유럽연합(EU)에 당장 가입하지 못하는 사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특히, 대반격으로 인해 서방의 무기 지원이 절실한 상황에서 부패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축소해야 한다는, 서방 일각에서 제기되는 주장의 근거가 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올렉시 레즈니코프 국방장관의 해임을 발표했다. 군사장비와 보급품 조달을 둘러싸고 부패 스캔들이 끊이지 않았고 언론과 시민사회의 비판이 잇따랐던 영향이다.
우크라이나는 1991년 옛 소련으로부터 독립한 이후 정치와 공공부문에서 부패가 만연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하기 위해 '부패'를 명목으로 내세울 정도였다.
부패 감시단체 국제투명성기구(TI)의 2016년 보고서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가구의 38~42%가 교육이나 의료 등 기본적인 공공 서비스에 접근하기 위해 뇌물을 지불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사회 고위층이 아니라 일반 주민들까지도 부패를 겪고 있다는 것이다.
◇부패인식지수 유럽 2위…러시아 다음으로 가장 부패
TI의 2022년 '부패인식지수'(CPI)에서 우크라이나는 세계 180개국 가운데 116위에 그쳤다. 유럽 대륙으로만 한정하면 러시아(137위) 다음으로 가장 부패한 국가다.
100점이 만점인 CPI는 0에 가까울수록 부패하고 100에 가까울수록 청렴하다는 뜻이다. 우크라이나는 100점 만점에 33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불과 1점 오른 수치다.
영국 러프버러대학의 크리스티안 니토이우 교수는 "안타깝게도 우크라이나가 겪는 광범위한 시스템적 부패는 해결하기가 복잡하고 한 세대 이상의 지속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유럽 동맹국들은 우크라이나에 부패를 척결하라며 압박을 가하고 있다.
특히 유럽연합(EU) 가입을 위해서는 부패 문제를 뿌리뽑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나 피소네로 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지난 1월 우크라이나의 반부패 조치가 "EU 가입 절차의 중요한 차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시 부패 반역죄로 처벌" 젤렌스키의 초강수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와중에도 우크라이나는 부패로 몸살을 앓았다. 돈을 받고 징집 대상자들의 병역 회피를 지원해 온 지방 병무청장들이 대거 체포되는 일도 있었다.
우크라이나 국가보안국(SBU)은 지난달 26일 부패척결 노력의 일환으로 지방 병무청장 등 관계자 4명을 추가 구금했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징집 대상자들의 병역 회피뿐 아니라 해외 도피까지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모집을 담당하는 병무청장들이 부패 스캔들에 휘말린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6월 오데사 지역의 병무청장인 예브헨 보리소프는 개전 이래 뇌물로 수백만 유로에 해당하는 재산을 스페인에 축적해둔 혐의로 기소됐다.
후보 시절부터 부패 척결을 강조해 온 젤렌스키 대통령은 취임 이후 국회의원의 기소 면제권을 종료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서방의 지원을 계속 받기 위해서라도 국가 신뢰도를 높여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젤렌스키 정부는 올해 초 대통령실 부실장과 국방부 차관, 검찰부총장, 키이우 주지사를 포함해 15명을 전격 교체했다.
이런 가운데 젤렌스키 대통령은 부패 관행 척결을 위해 전시 부정부패를 국가 반역죄로 처벌하는 법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7월 우크라이나 고위 관리 2명이 인도주의 지원 물자를 착복한 혐의가 드러난 뒤 전시 부패를 국가 반역죄와 대등하게 간주하는 법 개정을 제안했다.
특히, 젤렌스키 대통령은 3일에는 "나는 국방부가 군대와 사회 전반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올렉시 레즈니코프 국방장관 교체를 선언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내에서는 부패를 언급하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어,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안보보좌관이 지난주에 전시 부패 척결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고위 관리 3명을 만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부패와의 싸움 과정에서 정부의 힘이 지나치게 강해질 수 있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나온다. 비탈리 샤부닌 반부패행동센터 소장은 "SBU가 독립 조사기구인 국가반부패국(NABU)와 같은 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하면 민감한 사건에 대한 증거가 파기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pasta@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한달 120 줄게, 밥 먹고 즐기자"…편의점 딸뻘 알바생에 조건만남 제안
- 지퍼 열면 쇄골 노출 'For You♡'…"이상한 옷인가?" 특수제작한 이유에 '반전'
- "순하고 착했었는데…" 양광준과 1년 동고동락한 육사 후배 '경악'
- 숙소 문 열었더니 '성큼'…더보이즈 선우, 사생팬에 폭행당했다
- 미사포 쓰고 두 딸과 함께, 명동성당 강단 선 김태희…"항상 행복? 결코"
- "로또 1등 당첨돼 15억 아파트 샀는데…아내·처형이 다 날렸다"
- "자수합니다"던 김나정, 실제 필로폰 양성 반응→불구속 입건(종합)
- '나솔' 10기 정숙 "가슴 원래 커, 줄여서 이 정도…엄마는 H컵" 폭탄발언
- '55세' 엄정화, 나이 잊은 동안 미모…명품 각선미까지 [N샷]
- "'누나 내년 35세 노산, 난 놀 때'…두 살 연하 예비신랑, 유세 떨어 파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