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비상사태 전투 종사자에 수당 지급…헌재 "합헌"

베트남 전쟁 참전한 뒤 근무수당 청구
구 군인보수법 조항 두고 헌법소원도
헌재 "명확성·평등 원칙 위반 아니다"
"대한민국 비상사태 쉽게 알 수 있어"
"참전군인에 해외파견 근무수당 지급돼"

[서울=뉴시스]박현준 기자 = 전시·사변 등 국가비상사태 때 전투에 종사하는 자에게 전투근무수당을 지급하도록 한 구 군인보수법 조항은 명확성 및 평등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헌재)의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A씨가 구 군인보수법 제17조에 대해 낸 위헌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고 4일 밝혔다.

A씨 등은 지난 1960~70년대 베트남전쟁에 군인으로 파병돼 참전했다. 이후 이들은 참전군인에 관해 국가가 미국으로부터 지급받은 해외근무수당 중 실제로 이들에게 지급되지 않은 금액 등을 지급해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국가비상사태에서 전투에 종사하는 자에게 전투근무수당을 지급한다는 조항과 관련해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으나 기각되자 이번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A씨는 심리 과정에서 "조항의 '전시·사변 등 국가비상사태' 국내에서만 적용되는 것인지, 아니면 해외에서의 상황에서도 적용되는 것인지 불명확하다"며 "심판대상조항은 명확성 원칙에 위반된다"고 주장했다.

또 "전투 상황이 벌어지는 장소가 대한민국의 영역 내이냐 밖이냐를 기준으로 한 구분은 합리적이라고 볼 수 없다"며 "평등원칙에도 위반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헌재는 해당 조항이 명확성 원칙과 평등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전시(戰時), 사변(事變)은 그 문언 자체로도 그 의미가 명확하다"면서 "전투가 발생했거나 발생할 수 있는 수준의 대한민국의 국가적인 비상사태를 의미함을 쉽게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구 군인보수법은 제16조에서 업무 등에 따라 특수근무수당을 지급하도록 했고, 이는 현행 군인보수법도 마찬가지"라며 "전투에 종사하지 않은 군인에게도 그에 맞는 특수근무수당을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베트남전쟁 참전군인에게도 위 규정들을 근거로 특수근무수당이나 구 군인보수법 시행령에 따른 해외파견근무수당이 지급됐다"며 "평등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봤다.

한편 헌재는 같은 날 베트남전쟁 참전군인과 유족들이 구 군인보수법 제17조에 따른 대통령령을 제정하지 않은 부작위가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제기한 심판청구를 모두 각하했다고 밝혔다.

헌재는 베트남전쟁 참전군인은 특수근무수당 또는 해외파견근무수당의 지급 대상에 해당할 뿐, 구 군인보수법 제17조의 전투근무수당의 지급 대상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며 부작위의 자기관련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arkhj@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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