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200억원대 대출사기' 광덕안정 임원진 무더기 기소

대표이사 주모씨 등 21명 불구속 기소
자금 부풀려 개원의들에 259억원 대출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한의원·한방병원 프랜차이즈 기업 광덕안정 대표이사 주모씨가 지난 5월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3.05.15. xconfind@newsis.com

[서울=뉴시스] 김남희 기자 = 검찰이 200억원대 대출사기 혐의를 받는 한의원 네트워크 회사인 광덕안정 임원진들을 무더기로 재판에 넘겼다.

서울중앙지검 중요범죄조사부(조광환 부장검사)는 4일 한의원·한방병원 프랜차이즈 기업 광덕안정 대표이사 주모(35)씨 등 21명을 사기죄로 불구속 기소했다.

주씨는 2020년 8월~2023년 2월 일시 차입금을 통해 부풀린 예금잔고를 개원 한의사·치과의사의 자기자금인 것처럼 꾸며 35회에 걸쳐 259억원의 신용보증기금 대출보증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2020년 10월부터 범행에 가담해 한의사·치과의사를 모집하고 법인자금을 실시 입출금하는 방법으로 각각 1~34회에 걸쳐 5억~254억원의 보증서를 발급받은 광덕안정 임원 11명도 함께 기소됐다.

신용보증기금 직원을 기망해 각각 본인 명의로 5억~10억원 상당의 보증서를 발급받은 프랜차이즈 지점 원장 9명도 기소됐다.

신용보증기금은 ▲자기자금 한도 ▲소요자금 한도 ▲사업성 평가점수별 한도 중 적은 금액을 한도로 최대 10억원까지 대출 가능한 보증서를 발급해주는데, 피의자들이 이런 제도를 악용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광덕안정 측은 자금 출처를 숨기기 위해 개원 의사들에게 보증심사 담당 직원 면담에서 할 거짓말을 사전 교육하고, 일시 차입금 송금인을 부모 또는 배우자 이름으로 허위 입력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검찰은 대출금 변제 후 신용보증약정을 해지한 프랜차이즈 지점 원장 등 26명은 정상 참작해 기소유예 처분했다.

주씨는 더불어민주당 현역 국회의원의 아들으로 알려졌다. 대출 혐의와 의원이 연관된 정황 드러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지난 3월 광덕안정 본사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한 뒤 주씨 등 관계자들을 조사해 왔다. 5월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이 "증거인멸 내지 도망의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기각한 바 있다.

검찰은 "광덕안정은 자기자금이 부족한 사회 초년생 의사들에게 일시차입을 이용한 보증대출 수법을 적극 권유해 범행에 끌어들였다"며 "수사 과정에서 뒤늦게 불공정 계약을 인지한 개원의들이 자산을 환수하기 위한 자구책을 마련하는 등 착취 구조를 해소하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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