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천연기념물 붉은박쥐…치악산 같은 장소서 8년간 살아

송재영 국립공원연구원 생태연구부장 "보호·관리 노력"

지난 4월 6일 촬영된 강원 치악산 붉은박쥐. (국립공원공단 제공) 2023.9.4/뉴스1

(원주=뉴스1) 신관호 기자 = 멸종위기 야생생물Ⅰ급인 천연기념물 제452호 붉은박쥐가 최근 8년간 강원 치악산국립공원 일대에서 같은 서식지를 이용하고 있다는 국립공원연구원의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4일 국립공원공단 국립공원연구원에 따르면 붉은박쥐는 전국적으로 분포하지만, 개체수가 적은 편으로 관찰이 쉽지 않은 특징이 있다. 이 때문에 관련된 연구 자료도 거의 없는 실정이라는 것이 연구원의 설명이다.

공단은 2015년 치악산국립공원 공원자원조사에서 최초로 붉은박쥐 서식을 확인했다. 서식지 이용현황을 확인하기 위해 가락지(플라스틱 링)를 부착시켰다. 이후 매년 조사·모니터링을 통해 동일 개체가 8년 동안 같은 서식지를 이용한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붉은박쥐는 주로 전남과 충청지역에서 다수 분포(약 40~360개체 이상)하고 있다. 강원권에서는 극히 드물게 발견되는 종으로(1~4개체)이다. 오대산(2014년 최초 발견), 치악산(2015년 최초 발견, 3개체), 인제군(2019년), 철원군(2009년), 화천군(2009년) 등에서 확인됐다.

붉은박쥐는 겨울잠(최소 6개월 이상)에 들어설 때 온·습도(대기 온도 12~15℃, 대기습도 95% 이상 등)가 충족되는 장소를 택한다. 장소의존성이 강한 생물로, 그런 장소가 강원에는 제한적이다. 그만큼 8년간 서식이 확인된 치악산의 경우 지속적인 보전 관리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송재영 국립공원연구원 생태연구부장은 “이번 연구를 통해 국립공원 지정의 가치를 재확인하는 기회가 됐다”며 “지속적인 조사·모니터링을 통해 더 많은 붉은박쥐의 생태정보를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효과적으로 보호·관리할 방안을 제시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skh88120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