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구, 상암동 신규 소각장에 “전쟁 불사”…처리 불가 쓰레기 반입 금지·감사원 감사 청구

김보미 기자 2023. 9. 4.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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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구청장 “주민 협의 없는 결정 규탄”
“9년간 마포서 하루 1750t 쓰레기 소각
생활 폐기물 감축 방안부터 강구해야”
타 자치구 쓰레기 상성검사 강화 예정
박강수 마포구청장은 4일 오전 상암동 마포자원회수시설 앞에서 서울시의 상암동 신규 소각장 건립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김보미 기자

마포구가 신규 광역자원회수시설(소각장) 입지로 상암동을 최종 선정된 서울시 결정에 대해 “전쟁을 불사하겠다”며 결사반대하고 나섰다.

현재 운영 중인 마포자원회수시설에 반입되는 쓰레기 상성 검사를 강화해 처리 불가한 물량은 반입 금지 조치하고, 소각장 문제를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할 방침이다.

박강수 마포구청장은 4일 오전 상암동 마포자원회수시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4년부터 예견된 수도권 쓰레기 직매립 금지에 대해 서울시는 형식적 정책으로 방관했다”며 “기한이 임박하자 주민과 협의 없이 상암동 소각장 추가 설립하겠다는 독단적 결정을 내린 것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난지도에 15년간 1t 트럭 1억1000만대 분량의 쓰레기가 매립됐고, 2005년부터 750t 규모의 자원처리시설이 운영됐던 마포에 신규 소각장을 만드는 것은 지역적 형평성, 주민 감정을 고려하지 않은 편의주의 행정이라는 게 마포구의 입장이다.

특히 새 소각장 건립보다 생활 폐기물 감축 방안을 먼저 강구해야 한다는 요구도 묵살당했다고 주장했다. 기존 소각장들의 이용률 분석을 위해 서울시에 1일 소각량, 가동 시간, 소각방식, 성상 형태, 운영 인력 등 실태자료를 요청했지만 관리·감독 권한이 없다는 이유로 거부됐다고도 전했다.

마포구는 이에 소각장 문제를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할 방침이다.

박 구청장은 “시내 4개 기존 자원회수시설 가동률을 높이고 25개 자치구의 소각 쓰레기 매립량을 감량하는 할당제, 강력한 재활용 활성화 정책을 마련하면 신규 소각장은 필요 없다고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또 서울시가 2026년 1000t 규모의 신규 소각장 완공 후 기존 마포자원회수시설을 2035년 철거하겠다고 밝힌 계획도 믿을 수 없다고 밝혔다.

박 구청장은 “(소각장 두 곳을 가동하는) 9년간 마포에서는 하루 1750t의 쓰레기가 소각된다는 계산인데 이는 서울 배출량의 55%로 절반이 넘는다”며 “향후 쓰레기 배출이 늘어나면 기존 소각장 철거도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경기장 인근 도로에 신규 소각장 건립에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신규 소각장 완공 후 현행 권역별 공동이용체계의 개편 움직임을 거론하며 “현재 마포 소각장은 5개구 쓰레기를 처리하는 데 반해 2026년부터는 소각장이 없는 다른 자치구 쓰레기까지 떠안게 된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주장했다.

이에 향후 마포자원회수시설로 들어오는 다른 자치구의 생활 쓰레기 상성 검사를 강화해 반입 불가한 물량은 반입을 금지할 계획이다. 마포구 측은 “철저한 상성 분석, 단호한 반입 불가 조치를 통해 소각 쓰레기를 줄이고 재활용을 늘려 소각장 추가 걸립이 필요 없다는 것을 증명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구청장은 서울시와 환경부에 종량제봉투에 섞여서 배출되는 재활용 가능 폐기물을 선별하는 전처리시설을 전국에 설치하고, 종량제 봉투는 아예 없애거나 가격을 대폭 올리라고 제안했다.

그는 “배출자 부담 원칙인 쓰레기 수수료 종량제는 싼값에 아무것이나 버릴 수 있는 쓰레기통으로 변했다”며 “종량제 봉투는 없애거나 가격을 대폭 인상해 재활용 쓰레기 적정 처리를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 구청장은 “늘어난 쓰레기만큼 소각장을 늘리면 된다는 1차원적 폐기물 정책을 벗어나 소각 없는 도시로 대전환해야 할 때”라며 “마포 주민의 간절한 외침을 모른 척한다면 강력한 투쟁으로 환경부와 서울시에 소각장 전쟁을 선포한다”고 촉구했다.

서울시는 마포구와 소통하며 협력을 통해 소각장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동률 서울시 대변인은 이날 기자 브리핑에서 “(상암동 신규 소각장은) 필요한 시설이라 환경영향평가와 별도로 구성한 주민 소통 회의를 통해 주민들과 긴밀하게 소통할 것”이라며 “걱정이 큰 환경적 오염 등도 잘 해결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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