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창가수 때문에 원조 몸값 떨어진 셈”…다이아 가격 40% 낮춘 까닭은
드비어스, 원석 가격 대폭 할인
업계 “공급 가격 더 하락할 수도”
“3년전보다 약혼·결혼 늘듯” 반론도
3일(이하 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드비어스가 ‘셀렉트 등급’ 으로 가공할 수 있는 다이아몬드 원석(select makeables) 가격을 최근 1년 새 40% 가량 인하했다고 전했다. 해당 다이아 원석 시세는 작년 7월 1캐럿당 1400달러 선이었는데 올해 7월에는 850달러 선으로 떨어졌다. 셀렉트 등급 상품 가치가 비교적 높다. 보석 업계에서는 드비어스가 가격을 많이 낮추기 꺼려해온 점을 고려할 때 최근 시세 변화는 이례적인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
드비어스가 대폭 할인을 한 배경으로는 앞으로도 공급 가격이 더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 꼽힌다. 회사는 일 년에 10번 정도 다이아몬드 원석을 ‘사이트홀더’(Sightholder)로 불리는 중간 거래상에 판매한다. 이후 중간 거래상이 보석 제작 기업들에 원석을 판매하는데 이런 2차 거래 단계에서 원석 가격이 오히려 더 떨어지고 있기 때문에 드비어스 마저 공급가를 낮췄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이아 원석 시세를 누르는 주요 변수 중 하나는 소비자들의 인조 다이아 선호도가 빠르게 확장됐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1∼2캐럿 크기의 다이아 반지가 청혼 혹은 약혼 용으로 인기를 끌어왔는데 수요층이 가장 많지만 소비자들이 가격에 민감하다는 점을 인조 다이아가 틈새 공략했다. 세계 최대 다이아 원석 가공지로 통하는 인도를 보면 전체 수출액 중 인조 다이아 비중은 올해 6% 를 기록했는데 이는 5년 전 1%에 비해 급등한 수준이다. 투자회사 리버럼 캐피털마켓은 “천연 다이아 가격이 더 비싸다는 점을 고려해 물량으로 따진다면 인조 다이아 비중이 이미 25∼35% 수준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드비어스 역시 앞서 2018년부터 천연 다이아에 비해 저렴한 인조 다이아를 출시한 바 있다.
다만 드비어스 측은 중국발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 이후 거시 경제 환경 탓에 다이아 수요가 줄어든 탓이라는 입장이다. 드비어스의 폴 로울리 트레이딩 총괄담당자는 “시장에 자기잠식(cannibalization·같은 기업의 다른 제품이 서로 경쟁해 판매를 위축시키는 현상)이 일어난 상황을 부인할 수는 없다”면서도 “진짜 원인은 거시 경제 이슈에 있다고 판단한다”고 언급했다. 인조 다이아가 천연 다이아 시장을 위축시킨 것은 맞지만 글로벌 경제 침체 리스크에 비해서는 가중치가 높은 변수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앞서 지난 달 31일 회사는 2024회계연도2분기(올해 5~7월) 실적 발표를 통해 1주당 조정 순이익(조정 EPS)이 1.55달러였다고 밝혔다. 이는 월가 기대치(1.45달러)를 넘어선 수준이다. 시그넷 쥬얼러스의 해당 기간 매출은 작년 같은 시기에 비해 8.1% 감소한 16억 달러를 기록했지만 이는 월가 기대치(15억 8000만 달러)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회사는 2024회계연도 이익 목표치를 높였다. 회사는 매출 목표치를 71억~73억 달러로 유지하면서도 EPS 목표치는 기존(9.49~10.09 달러)보다 높은 9.55~10.14달러로 제시했는데 이는 월가 기대치 평균 값(9.42달러) 보다 높은 수준이다.
버지니아 드로소스 시그넷 쥬얼러스 최고경영자(CEO)는 실적에 대해 “사람들이 팬데믹을 거치면서 결혼할 짝을 찾는 것이 더 어려워졌으며 3년 전에 비해 약혼이 주춤한 추세이기는 하지만 이제는 놀라운 변수가 아니다”면서 “(만남에서 약혼·결혼에 이르는 시간을 감안할 때)아마도 올해를 거치면서 약혼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대부분의 매출이 여전히 결혼, 특히 신부와 관련한 카테고리에서 나온다”고 설명했다.
시그넷 쥬얼러스는 버뮤다에 본사를 두고 있다. 유명한 보석 소매 판매업체인 제일스를 비롯해 케이 쥬얼러스와 블루 나일 등을 산하에 두고 있다. 올해 7월에는 시계·보석 수리 전문업체인 SJR 내셔널 리페어를 약 6000만 달러에 인수하면서 관련 사업 키우기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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