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초등교사, 사망전 동료에 호소…“이런 업무 강도는 처음”

백지연 매경닷컴 기자(gobaek@mk.co.kr) 2023. 9. 4.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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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전북 군산시 한 초등학교 앞에 근조화환이 놓여 있다. [사진 제공 = 연합뉴스]
전북 군산시 동백대교 아래로 투신해 숨진 초등학교 교사의 사망 원인이 과도한 업무일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6학년 담임을 맡았던 A교사는 담임 업무 외에 방과 후, 돌봄, 정보, 생활, 현장 체험학습 등의 업무를 전담했다. 진로·진학 등 업무가 가중되는 6학년 담임을 맡으면서 나머지 추가 업무까지 담당해 부담으로 느껴질 수 있었다는 것이다.

전북지역의 한 교사는 “보통 6학년 담임을 맡으면 업무에서 배려받는다”면서 “업무를 맡더라도 수학여행 추진을 위한 현장체험학습 정도를 담당하는데 고인은 방과 후, 돌봄, 정보, 생활, 현장 체험학습 등을 함께 맡고 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교사도 “방과 후나 돌봄은 각종 강사 섭외 및 민원 처리 등 까다롭기로 유명한 업무”라며 “여기에 정보도 올해 들어 에듀테크와 4세대 나이스(교육행정정보시스템) 도입 등으로 업무량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돼 기피 업무 중 하나로 여겨진다”고 설명했다.

정재석 전북교사노조 위원장은 “생활 업무 역시 학교폭력을 비롯해 인성·인권 및 안전교육 등 학생 생활 지도 전반에 관한 일이라 기피 업무 중 하나”라며 “유족들은 현재 경찰 수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고, 수사 결과 발표 후 입장을 밝히고 싶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전했다.

3일 오전 전북 군산시 은파장례문화원에 마련된 군산 초등학교 교사의 빈소 앞에 근조화환이 놓여 있다. [사진 제공 = 연합뉴스]
A교사와 이전에 함께 일했던 동료 교사들의 증언도 이어졌다.

A교사는 지난 6월 한 동료 교사에게 ‘나도 이제 나름 10년 했는데 이렇게 학교생활 힘들게 하긴 처음이다’, ‘학교 일로 스트레스받아 본 건 처음이다. 진짜 내 인생에서 학교 일은 열에 하나, 둘이었는데 지금은 여섯, 일곱이 돼버렸다’ 등 과도한 업무를 호소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교육계 전반에서는 사건 발생 후 사인으로 제기됐던 승진 문제가 사실상 A교사의 죽음과 크게 연관이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전북교사노조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전북지부 등 교원단체는 A교사의 사인에 대해 철저한 진상규명과 업무 과다로 인한 사인이 확인될 경우 순직을 인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 위원장은 “초등 교사 승진은 교직 경력 10년 차 이후부터 준비를 시작한다. 고인은 경력이 10년 6개월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승진 점수로 동료 교사와 경쟁했을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면서 “주변 동료 역시 이를 증언하고 있다. 초등 교사 승진은 아무리 빨라도 20년 차 이후부터 이뤄지기 때문에 승진 문제는 사인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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