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수업보다 추모가 더 중요"…서이초 오전 내내 검은 애도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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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A교사가 돌아가셨을 당시엔 너무 놀라서 아이들을 데려올 경황이 없었는데, 오늘마저 오지 않으면 후회될 것 같아 체험학습을 신청했어요. 선생님들이 존중받는 사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극단 선택으로 세상을 떠난 서이초등학교 1학년 담임 A교사의 49재날인 4일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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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가 쓰고 참석한 교사도 다수…3시 학교 강당서 추모제 예정
(서울=뉴스1) 서상혁 김형준 기자 = "7월 A교사가 돌아가셨을 당시엔 너무 놀라서 아이들을 데려올 경황이 없었는데, 오늘마저 오지 않으면 후회될 것 같아 체험학습을 신청했어요. 선생님들이 존중받는 사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극단 선택으로 세상을 떠난 서이초등학교 1학년 담임 A교사의 49재날인 4일 오전. 서이초 근처에 거주하는 이모씨(40·여)는 초등학교 6학년, 1학년 자녀와 함께 A교사를 추모하기 위해 학교를 찾았다. 이씨는 '공교육 멈춤의 날'로 지정하고 우회 파업에 나선 교사들을 지지하기 위해 일찌감치 '체험학습 신청서'를 제출했다.
그는 "선생님은 아이들이 가장 먼저 접하는 존재인데, 존중을 받지 못하고 있어 너무 답답하다"며 "학교 수업도 중요하나, 이렇게 추모하는 것도 아이를 위한 교육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내내 서이초는 추모객들로 붐볐다. 강남역에서부터 검정 옷을 입은 시민들이 목격됐다. 출근 시간이 지난 오전 10시부터는 추모객들이 헌화하기 위해 줄을 섰다.
학교 입구에는 '아이들을 사랑했던 귀한 선생님을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 '교단에서 쓰러지는 교사가 더 이상 없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등 추모 화환 50여 개가 서이초 정문을 기준으로 양옆으로 줄지어 놓여있었다.
연가를 내고 학교를 찾은 교사도 다수 있었다. 교육부는 우회 파업에 나서는 교사에겐 징계를 내리는 등 강경하게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상황이다.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는 40대 교사 B씨는 "학교에서 처음에는 이날을 재량 휴업일로 선포하려 했으나, 교육부에서 문책한다고 하니 취소한 것으로 보인다"며 "교육부에서는 그냥 자리를 지키라고만 하고 정작 교사들의 교권은 보호해주지 않아 매우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초등학교 1학년 자녀와 함께 서이초를 찾은 김모 교사는 "모든 선생님들이 'A교사가 아니었으면 내가 먼저였을 수도 있겠다'는 마음"이라며 "'고인의 메시지를 받아 조금이라도 변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다짐을 하기 위해 현장을 찾았다"고 울먹였다.
A교사의 49재를 맞아 전국 곳곳에선 추모 집회가 열릴 예정이다. 오후 3시 서이초 강당에선 서울시교육청 주최로 '49재 추모제'가 열린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비롯해 조희연 교육감, 임태희 경기교육감, 정성국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장 등이 참석한다.
오후 4시 30분부터 국회 앞에서는 집회가 개최된다. 이밖에 서울교대 경인교대 등 대학가에선 오후 7시부터 추모 집회가 열린다. A교사에 이어 서울 양천구와 경기 용인의 모 초등학교 교사가 잇따라 극단 선택을 하면서 집회에 참석하는 교사들은 수십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까지 연가 등 우회 파업에 나선 교사 규모는 집계되지 않았다. 이날 오전 기준 서울시교육청 관내 초등학교 중 재량휴업에 나선 학교는 11곳으로 전해졌다. 나머지 학교는 합반 통합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일부 학교는 오전 단축 수업도 고려하고 있다.
hyu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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