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여자배구, 사상 첫 亞 선수권 4강 불발

태국 미들 블로커 타나판 위몬랏(가운데)이 3일(한국시간) 태국 나콘라차시마에서 열린 2023 아시아배구선수권대회 한국전 도중 이한비(왼쪽)와 이주아의 블로킹을 뚫고 속공을 시도하고 있다. 아시아배구연맹 제공

한국 여자배구가 부진을 면치 못했다.

세사르 에르난데스 곤살레스 감독이 이끄는 여자배구대표팀은 3일(한국시간) 태국 나콘라차시마에서 열린 2023 아시아배구선수권 8강 라운드 E조 태국과 경기에서 0-3(20-25, 22-25, 23-25)으로 패했다. 이로써 한국 여자배구는 목표였던 4강 진출이 무산됐다.

국제배구연맹(FIVB) 세계랭킹 35위 한국은 15위 태국의 상대가 되지 않았다. 열광적인 홈 팬의 응원에 힘입은 태국은 새 시즌 아시아 쿼터로 V리그 여자부 데뷔를 앞둔 아웃사이드 히터 위파위 시통(현대건설), 세터 폰푼 게드파르드(IBK기업은행), 아포짓 스파이커 타나타 쑥솟(한국도로공사) 등이 맹활약하며 한국전 승리에 힘을 모았다.

한국 여자배구가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4강에 진출하지 못한 것은 1975년 첫 출전 이후 최초다. 코로나19의 확산을 피해 불참했던 2021년 대회를 제외하면 역대 20회 출전에서 준우승 7회를 비롯해 3위 10회, 4위 3회로 아시아 정상급 성적을 냈다.

하지만 세사르 감독 체제로 2년 연속 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 전패에 그친 데 이어 아시아에서도 경쟁력을 잃는 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도쿄올림픽 4강 이후 한 자릿수 순위를 내다봤던 세계랭킹은 40위 밖으로 밀려날 처지다. 벼랑 끝에 선 세사르 감독은 명예회복을 위해 항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노리지만 이마저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올해 아시아선수권대회는 한국이 처음으로 4강에 오르지 못한 가운데 태국과 베트남, 중국, 일본이 우승을 다투게 됐다.

오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