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친누나 일감 몰아준` 한화솔루션 과징금 229억

서울고등법원이 한화솔루션과 한익스프레스의 부당 지원행위에 대한 공정위의 과징금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결했다. 한화솔루션은 김승연 한화 회장의 친누나 일가가 지배주주로 있는 한익스프레스에 물량을 몰아주고, 통행세를 수취하도록 지원한 행위로 공정위로부터 229억 7000만원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부과받은 바 있다.

4일 공정위에 따르면, 고법은 지난 7월 12일 한화 솔루션이 제기한 시정명령 및 과징금 납부명령 취소소송에서 공정위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어 지난 8월 24일 한익스프레스가 제기한 소송에서도 공정위의 손을 들어줬다.

한화솔루션은 자신의 수출컨테이너 물동량과 탱크로리 운송물량 전량을 단지 '관계사'라는 이유로 한익스프레스에 몰아주면서 상당히 높은 운송비를 지급했다. 뿐만 아니라 탱크로리 운송 거래에서 실질적인 역할이 없는 한익스프레스를 거래 단계에 추가해 손쉽게 통행세를 수취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한익스프레스는 지난 2009년 5월까지 한화그룹의 동일인 김승연 회장이 차명으로 소유하고, 한화그룹 경영기획실에 의해 경영이 이뤄지는 위장 계열사였다.

당시 경영기획실은 총수 일가의 개인 재산 관리 업무를 담당했고, 차명 회사 운영은 이를 위한 주요 수단이었다. 한익스프레스는 2009년 5월 김 회장의 친누나 김영혜씨 일가에게 매각됐는데, 이후에도 지원행위가 계속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공정위는 지난 2020년 12월 시정명령과 함께 한화솔루션에 과징금 156억 8700만원, 한익스프레스에 72억 83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에 두 회사는 공정위 처분에 불복해 서울고법에 행정소송을 각각 제기했으나, 결국 원고 패소 판결이 나왔다.

재판부는 한화솔루션이 자신의 운송물량 100%를 다른 운송사업자와의 합리적인 비교나 검토없이 수의계약 방식으로 한익스프레스에 제공한 데 대해 이례적인 면이 존재한다고 판시했다. 또 탱크로리 운송 거래에서 한익스프레스가 실질적인 역할을 수행했다고 볼 수 없어 공정거래법상 부당 지원행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재판부는 이러한 지원행위로 한익스프레스는 안정적으로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확보한 반면, 관련 시장은 잠재적 경쟁기반이 저해되고 경제력 집중이 유지·강화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봤다. 한화솔루션의 물동량이 사실상 경쟁영역에서 제외돼 기존 또는 잠재적 경쟁자인 비계열 독립회사들이 사업을 독립·지속적으로 영위하기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공정위 관계자는 "판결 내용을 분석해 향후 제기될 수 있는 대법원 상고심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상현기자 hy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