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첫 AS' 조규성은 날아다니는데...'5경기 무승' 미트윌란 부진 탈출 시급
[인터풋볼] 김대식 기자 = 조규성이 부상에서 돌아온 후에 점점 날카로움을 찾아가고 있다.
미트윌란은 4일 오전 3시(이하 한국시간) 덴마크 헤르닝에 위치한 MCH 아레나에서 열린 2023-24시즌 덴마크 수페르리가 7라운드에서 AGF 오르후스와 1-1로 비겼다. 이로써 미트윌란은 3경기 무승과 함께 승점 10점(3승 1무 3패, 7득 10실)으로 6위에 머물렀다.
최근 미트윌란의 분위기는 썩 좋지 못하다.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 컨퍼런스리그(UECL) 본선 진출 티켓을 거머쥘 수 있는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레기아 바르샤바에게 승부차기 끝에 고배를 마셨다. 유럽대항전 본선 무대를 코앞에서 놓친 조규성과 이한범한테는 아쉬운 결과였다.
침울해진 분위기를 뒤집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던 오르후스전이었다. 조규성은 올라 브린힐드센과 함께 투톱으로 나섰다. 이한범은 벤치에서 대기했다. 경기 초반 분위기를 가져간 건 홈팀 미트윌란이었다. 조규성은 중앙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2선과 측면으로 움직이면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줬다.
전반 26분 조규성의 특유의 압박 능력이 빛을 발했다. 조규성이 골키퍼를 향해 순간적으로 달려들면서 베일리 피콕-패럴 골키퍼가 빌드업 과정에서 실수를 저질렀다. 안드레 뢰머가 공을 가로챘고, 조규성이 공을 받아서 곧바로 브린힐드센에게 넘겨줬다. 브린힐드센은 조규성이 넘겨준 찬스를 가볍게 밀어 넣으면서 선제골을 기록했다.
조규성의 맹활약과 함께 미트윌란은 기분 좋게 전반전을 마칠 수 있었다. 후반 초반에는 오르후스가 공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하면서 미트윌란이 분위기를 내줬다. 오르후스의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은 선수는 역시 조규성이었다.
후반 17분 조규성에게 단번에 롱패스가 배달됐다. 정확한 위치선정으로 공중볼 경합에서 승리한 조규성은 머리로 브린힐드센에게 패스를 곧바로 넘겨줬다. 조규성의 헌신 덕에 브린힐드센은 완벽한 득점 기회를 잡았다. 브린힐드센이 깔끔한 마무리로 멀티골을 작렬했지만 오프사이드가 선언되면서 득점이 취소되고 말았다. 조규성의 도움이 날아가는 순간이었다.
후반 28분에는 조규성에게 결정적인 득점 기회가 찾아왔다. 주니뉴가 롱패스를 머리로 떨궈줬고, 조규성이 가슴으로 잡아놓은 뒤에 아크로바틱한 슈팅을 시도했다. 멋진 슈팅이었지만 골대를 살짝 넘어가면서 찬스가 날아갔다.
후반 35분에도 조규성의 도움이 아쉽게 무산됐다. 미트윌란의 역습 상황, 조규성이 볼을 잡자 동료들이 침투하기 시작했다. 조규성이 욕심부리지 않고 찰스에게 패스를 연결했다. 찰스가 잘 받기만 하면 결정적인 찬스였다. 하지만 찰스는 어려운 패스도 아니었는데 볼을 간수하지 못하면서 득점 찬스를 날렸다.
몇 차례 아쉬운 기회를 놓친 미트윌란은 결국 실점하고 말았다. 후반 38분 패트리크 모르텐센이 절묘하게 올려준 공을 토비아스 베크가 머리로 돌려놓으면서 득점에 성공했다. 조규성은 막판까지 분전했지만 후반 41분 교체되면서 경기를 마쳤다. 미트윌란은 막판 파상공세를 보여줬지만 추가 득점이 나오지 않으면서 승점 1점에 만족해야 했다.
미트윌란 팀 내 최다골을 기록 중인 조규성은 이번 경기에서는 아쉽게 득점포를 가동하지 못했지만 훌륭한 활약을 펼쳤다. 위치를 가리지 않는 특유의 적극성을 기반으로 연계에도 많은 도움을 줬다. 유럽 진출 첫 도움까지 기록했다. 조규성의 장점 중 하나인 압박에서 나온 도움이라 더 의미가 컸다.
조규성은 키패스 2회, 결정적 기회 창출 1회, 공중볼 경합 성공률 100%(4회 시도), 슈팅 1회로 좋은 기록까지 만들어냈다. 공중볼 경합 100% 성공률이 눈에 띄었다. 이번 경기 조규성과 여러 차례 충돌했던 프레데릭 팅게거는 키가 198cm인 초장신 센터백이다. 조규성보다 10cm가 더 크지만 조규성은 힘싸움에서 전혀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수비적인 헌신도 대단했다. 태클 1회 성공(1회 시도), 차단 2회, 걷어내기 2회, 클리어링 1회, 가로채기 1회 등의 기록은 조규성이 팀을 위해서 뛰었다는 증거였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은 경기 최우수 선수로 조규성을 선정했다. 조규성은 양 팀을 통틀어 최고 평점인 7.8점을 기록했다.
또 다른 축구 통계 매체 '소파 스코어' 또한 조규성에게 평점 7.6점을 부여하며 이날 경기 MOTM(Man Of The Match, 수훈 선수)으로 선정했다. 선제골을 넣은 동료 브린힐드센(7.2점), 동점골을 기록한 상대 베크(7.4점)보다 높았다.
조규성의 이런 활약에도 불구하고, 미트윌란은 최근 5경기 승리가 없다. 3무 2패로 분위기 반전이 시급하다. A매치 휴식기를 통해 재정비를 하는 게 중요할 전망이다.
오르후스전을 마친 조규성은 잠시 미트윌란 옷을 내려놓고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는다. 조규성은 위르겐 클린스만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감독의 부름을 받아 9월 A매치 명단에 발탁됐다. 한국은 8일 오전 3시 45분 웨일스 카디프에 위치한 카디프 시티 스타디움에서 웨일스, 13일 오전 1시 30분 영국 뉴캐슬에 위치한 세인트제임스 파크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맞붙는다.
이번 소집을 앞두고 조규성이 햄스트링 부상을 잠시 호소했었기에 우려가 있었지만 조규성은 10일 만에 부상에서 돌아오면서 빠른 회복세를 보여줬다. 바르사바전과 오르후스전을 통해 조규성은 다시 컨디션도 끌어올렸다.
조규성의 연이은 좋은 활약은 클린스만 감독에게는 엄청난 힘이 될 전망이다. 만약 조규성이 부상에서 완벽히 회복하지 못한 채로 대표팀에 합류했다면 스트라이커 3명 모두 몸상태가 정상이 아니었다. 황의조는 노팅엄 포레스트에서 경쟁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주전 경쟁에서 밀리면서 프리시즌 이후로 경기를 뛰지 못했다.
오현규 역시 시즌 초반 부상으로 결장하다가 3일에 있었던 레인저스전에서 교체 출전하면서 시즌 첫 경기를 치른 상태다. 황의조와 오현규는 경기 감각이 매우 떨어진 상황. 2023-24시즌 경기력과 몸상태를 고려하면 조규성은 다가오는 A매치 평가전에서 선발로 나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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