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분이면 충분했다! 햄스트링 회복한 황희찬, 평점 7.7점 → 시즌 2호골 '슈퍼 조커'

박대성 기자 2023. 9. 4.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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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estof topix

[스포티비뉴스=박대성 기자] 몸 상태가 완벽하진 않아 풀 타임은 아니었다. 하지만 교체로 들어올 때마다 존재감을 뿜어낸다. 햄스트링 부상을 털고 돌아온 이후 시즌 2호골을 작렬했다.

울버햄튼은 3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셀허스트 파크에서 열린 '2023-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4라운드에서 크리스탈 팰리스에 2-3으로 졌다. 울버햄튼은 컵 대회 포함 2연승을 달렸지만 팰리스에 승점을 잃으며 흐름이 꺾였다.

울버햄튼은 크리스탈 팰리스전에서 파비우 실바가 최전방에 섰으며, 바로 아래에는 마테우스 쿠냐를 세웠다. 중원에는 페드로 네투, 마리오 르미나, 주앙 고메스, 파블로 사라비아가 선택을 받았다. 포백은 왼쪽부터 아잇-누리, 막시밀리안 킬먼, 크레익 도슨, 넬송 세메두였다. 골문은 조세 사가 지켰다.

원정길에서 선제골을 노렸지만 전반 초반부터 흔들렸다. 전반 15분 골키퍼 조세 사와 르미나의 호흡이 맞지 않아 골문 앞에서 볼을 빼앗겼다. 킬먼이 아예우의 슈팅을 걷어내며 위험천만한 상황을 벗어났다.

전반 18분에는 아예우가 적절한 측면 침투로 울버햄튼을 허물었다. 곧바로 크로스를 시도했고, 중앙의 에두아르에게 연결됐지만, 슈팅이 빗맞으며 조세 사가 볼을 잡아냈다. 이어서 21분 에제가 울버햄튼 수비를 흔드는 측면 돌파를 시도했지만 막혔다.

크리스탈 팰리스가 주도권을 잡았지만, 울버햄튼도 호시탐탐 기회를 노렸다. 박스 안에 있던 사라비아에게 볼이 연결됐다. 사라비아는 곧바로 슈팅했지만, 팰리스의 육탄 수비에 막혔다. 곧바로 나온 실바의 슈팅은 관중석으로 향했다.

전반 막판에는 네투가 좌측면에서 수비수 한 명을 앞에 두고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때렸다. 존스톤은 이 슈팅을 쳐내며 위기를 모면했다. 이어진 코너킥 상황에서는 팰리스가 수비에 성공했지만, 재차 크로스가 올라왔고 슈팅을 시도했다. 하지만 골문을 크게 벗어났다. 치열한 공방전을 펼친 두 팀은 득점 없이 전반전을 마무리했다.

후반전에도 두 팀의 공방전은 이어졌다. 서로 선제골을 노렸지만, 세밀한 공격 전개를 이어가지 못했다. 울버햄튼은 아쉬운 패스 플레이를 선보였다. 팰리스는 에제와 슐럽 등의 개인 능력으로 돌파구를 찾았다.

선제골은 팰리스였다. 에두아르가 골망을 뒤흔들며 포효했다. 울버햄튼은 선제 실점과 동시에 황희찬을 준비시켰다. 울버햄튼의 답답한 공격을 해결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황희찬은 후반 30분 경에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황희찬의 시즌 2호골이 터졌다. 울버햄튼은 좌측면에서 프리킥을 얻어냈다. 네투가 날카로운 왼발 크로스를 시도했고, 절묘한 위치선정을 가져간 황희찬은 헤더로 연결했다. 그런데 머리 대신 어깨였다. 헤더를 시도한 황희찬은 오히려 어깨로 절묘한 동점골을 만들었다. 오닐 감독의 용병술이 적중하는 순간이었다. 황희찬은 울버햄튼에서 2골로 이번 시즌 팀 내 최다골을 기록했다.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팰리스는 울버햄튼의 박스 안으로 로빙 패스를 집어넣었고, 볼은 마테타의 어깨를 맞고 에제에게 흘렀다. 에제는 감각적인 컨트롤로 볼을 소유한 뒤, 조세 사가 나온 틈을 타 골문 안으로 볼을 집어넣았다.

울버햄튼은 곧바로 아잇 누리와 고메즈 대신 부에노와 샤샤 칼라이지치를 투입했다. 하지만 팰리스의 반격은 매서웠고 추가 실점을 허용했다. 경기 종료 직전까지 주고 받는 난타전 끝에 울버햄튼이 2-3로 고개를 떨궜다.

황희찬은 지난 프리미어리그 3라운드에서 측면으로 넓혀 질주하던 중 에버턴 태클에 고통을 호소했다. 한동안 오른쪽 다리를 부여 잡고 땅을 내리쳤는데, 의료진이 투입된 이후 그라운드에 돌아왔다. 울버햄튼 입장에서 안도의 한숨을 내 쉰 장면이었다. 전반전을 뛰며 괜찮은 모습이었지만 후반전에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에버턴전이 끝난 뒤에 햄스트링 부상이 알려졌다.

과거에도 햄스트링 부상으로 꽤 고생했기에 안타까운 상황이었다. 9월 A매치를 앞두고 경기력을 올리는 와중이라 더 그랬다. 하지만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발표한 대표팀 명단에 황희찬이 포함됐다. 클린스만 감독은 경미한 부상이라고 말했는데, 실제 8일 만에 부상에서 돌아와 슈퍼 조커 역할을 했다.

황희찬은 2014년 오스트리아 무대로 넘어가 유럽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 입단할 당시에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묵묵히 견디며 유럽 선수들과 경쟁했다. 주전 경쟁에 총력을 다했지만 쉽지 않은 순간은 있었다. 더 많은 출전 시간을 위해 독일 팀 함부르크 임대를 떠나 기량을 갈고 닦기도 했다.

함부르크에서 1년 임대가 끝나고 돌아온 뒤, 잘츠부르크 핵심으로 발돋움했다. 곧 엘링 홀란드, 미나미도 다쿠미와 잘츠부르크 핵심 삼각편대로 활약하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를 누볐다. 리버풀전에서 놀라운 활약으로 전 세계 축구 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 bestof top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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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피언스리그 등에서 맹활약에 한 단계 높은 구단들이 손짓했다. 잘츠부르크에서 한껏 경기력을 올렸기에, 같은 철학을 공유하고 있는 분데스리가 팀 라이프치히로 적을 옮겼다. 당시에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이 떠난 자리를 '스승' 제시 마치 감독이 부임했기에 적응에 큰 문제도 없어 보였다.

환경적인 요건은 긍정적이었지만, 축구는 늘 쉽지 않았다. 함부르크에서 분데스리가 무대를 경험했지만 황희찬과 완벽하게 맞아 떨어지지 않았다. 라이프치히에서 만족할 만한 출전 기회를 확보하지 못했고, 29경기만 뛴 채 울버햄튼으로 임대 이적하게 됐다.

갑자기 결정된 프리미어리그행이었다. 유럽 3대리그지만, 분데스리가보다 더 치열한 무대라 황희찬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았다. 하지만 황희찬은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또 반전을 해냈다. 울버햄튼 데뷔전에서 득점을 뽑아내며 점점 주전 자리를 꿰찼다.

영국 내 여론이 좋아졌고, 울버햄튼도 황희찬에게 만족했다. 왕성한 활동량에 저돌적인 플레이스타일은 프리미어리그와 딱 맞아 떨어졌다. 울버햄튼은 임대 한 시즌 만에 황희찬 완전 영입을 결정하면서 팀 내 주전급 선수로 대우했다.

울버햄튼 데뷔 시즌 활약에 핵심 자리를 꿰찰 줄 알았지만, 2022-23시즌에도 순탄치 않았다. 울버햄튼 팀 경기력이 떨어졌고 황희찬 출전 시간도 교체와 선발을 오가며 들쑥날쑥했다. 이적 시장 기간에 리즈 유나이티드에 부임한 제시 마치 감독이 황희찬에게 러브콜을 보낸 만큼 또 도전을 고민할 법한 순간이었다.

하지만 황희찬은 울버햄튼에서 도전을 이어가기로 결정했다. 시즌 초중반 햄스트링 부상까지 겹쳐 심리적으로 불안할 수도 있었는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반전을 해냈다. 조별리그 최종전 포르투갈전에서 천금 결승골을 넣고 한국의 16강 진출을 도왔다. 한껏 자신감을 품에 안은 채 돌아온 울버햄튼에 훌렌 로페테기 감독 부임으로 새로운 바람까지 불고 있었다.

황희찬은 로페테기 감독 신임을 듬뿍 받으며 점점 주전 자리를 꿰찼다. 어쩌면 자신에게 고질적인 햄스트링 부상을 조금이라도 줄여보고자 평소 먹던 식단까지 싹 바꿨다. 전반기에 비해 확연히 달라진 출전 시간에 컨디션을 끌어올린 그는 후반기 뉴캐슬 유나이티드전, 브랜트포드전, 에버턴전에 골 맛을 보며 포효했다.

울버햄튼에서 두 번째 시즌 마무리를 잘 끝냈다고 생각했는데, 예상치 못한 방출설이 돌았다. 영국 현지 매체 'MOT 리즈 뉴스'를 포함한 다수는 "울버햄튼이 재정적 페어플레이(FFP)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황희찬 매각을 고민하고 있다. 황희찬에게 잦은 부상이 문제였다. 영국 밖에서 새로운 도전을 모색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알렸다.

'익스프레스' 등은 황희찬 방출설을 전하면서 "올해 형편없었던 선수"라는 표현을 썼다. 토트넘 홋스퍼, 애스턴 빌라, 뉴캐슬 유나이티드 등과 얽힌 건 긍정적이지만, 로페테기 감독이 신임하고 있는 상황과 후반기 경기력을 짚어보면 황희찬 입장에서 씁쓸할 법 하다.

늘 위기를 기회로 만들며 하나둘 극복했던 황희찬이었다. 2022-23시즌이 끝나고 국내에 들어와 재충전을 하기로 했다. 다음 시즌 햄스트링 부상을 더 줄이기 위해 새로운 훈련법 등을 다각도로 시도했다. 6월 한국 대표팀에도 차출돼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고 프리시즌을 준비했다.

황희찬은 프리시즌 친선전에서 꽤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스타드 렌전에서 후반전 교체로 투입돼 쐐기골을 넣었다.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이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에서도 교체로 출발해 좋은 모습을 보였다. 브라이튼전에서도 벤치에서 후반전 조커 역할을 노렸다.

브라이튼전에서는 후반 16분 코너킥 상황에서 황희찬이 헤더로 마무리해 브라이튼 수비를 무력하게 했다. 비디오판독시스템(VAR) 결과 문제 없는 골이었다. 황희찬은 울버햄튼 팀 전체 첫 번째 골을 기록하면서 건재함을 과시했다. 이후에도 울버햄튼 슈퍼 조커이자 핵심 선수로 맹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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